2007년 11월 28일
[Sports] UCL 32강 F조: ManU vs Sporting
역시, 맨유는 호날두만 믿고 가야 되나보다.
호날두가 없었던 지난 볼튼전과 이번 스포르팅전을 비교해 보았을 때,
포워드의 수가 넷에서 셋으로 줄었음에도 공격진의 날카로움은 더 좋았다.
전반 초반부터 보여준 수비수 네댓명을 농락하는 수준이 드리블 돌파부터
동점골 장면에서 테베즈에게 찔러준 슛인지 패스인지 알 수 없는 움직임을 지나
경기 종료 직전 결과를 뒤엎은 환상적인 무회전 프리킥 골까지,
단언코 이번 경기의 화려한 무대를 장식한 주연은 호날두였다.
게다가 득점 후의 그 거만한 듯 하면서도 귀여운 표정이라니,
맨유팬이라면 도대체 그에게서 미운 구석을 찾을 수 없을 것이다.
반면 도대체 예쁜 구석을 찾을 수 없는 선수들도 있었으니 바로 사하와 나니다.
비록 두명 모두 지난 볼튼전보다는 움직임이 좋아진 듯한 느낌도 주었지만
여전히 붉은 져지를 입고 올드 트래포트의 선발 명단에 포함되기에는
지나치게 부족한 느낌을 주어 일찌감치 교체당하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사하는, 정말로 스스로가 반 니스텔루이 같은 움직임이 가능하다고 믿는 듯 하다.
부상 탓인지 무거워진 몸 탓인지, 그도 아니라면 점점 많아지는 나이 탓인지
그의 기동력은 이제 도저히 기동력이라고 부르기도 민망한 수준까지 떨어졌다.
상대에게 공격권이 넘어간 상황에서 한참을 기다려도 그의 모습은 수비 진영에 없었고
공격시에도 상대 진영에서 움직이는 것은 호날두와 안데르송의 모습 뿐이었다.
그저 페널티 박스 혹은 그 주변 어딘가에서 서성거리며 서 있다가
높은 혹은 낮은 패스를 받아 다른 선수에게 연결해주는 역할 뿐이었다.
그런 움직임은 시종일관 상대 진영을 휘저으며 수비를 무너뜨리는 맨유에 어울리지 않고,
게다가 그런 포스트 플레이의 기량은 절대 반 니스텔루이에 미치지 못했다.
거기에 결정적인 찬스를 몇차례나 "의미없이" 무위로 돌리는 그의 무감각은
그나마 그에게 바랄 수 있었던 킬러 본능마저 저버리는 한심한 작태였다.
나니 역시 스스로가 호날두에 절대 미치지 못함을 어서 자각해야 한다.
변변한 크로스 하나, 슈팅 하나 날리지 못하고 45분만에 교체당한 이번 경기는
어린 그에게 반드시 긍정적인 분기점으로 작용해야만 할 것이다.
이번 경기에서 그의 존재감은 전혀 없었고 팀에 걸림돌만 되었다.
공을 주면 언제나 상대에게 내어주기밖에 하지 못했으며
동선도 자꾸 에브라 혹은 안데르송과 겹치며 쓸모없었다.
그의 존재 이유는 다만 호날두와 좌우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서였을 뿐,
그 스스로가 경기에 출전하는 가치를 갖지는 못했다.
그래서는 선수로서 살아남을 수 없다.
사하와 나니의 부진에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소식은
캐릭과 안데르송, 그리고 전반 종료 후 교체되었지만 플레쳐까지
세명의 움직임은 점차로 나아지고 있고 그것이 좋은 상태라는 점이다.
부상 이후 회복중인 캐릭은 지난 볼튼전에서 상대 미드필더에 압박당하며
특유의 간결한 패스를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며 경기를 답답하게 만들었지만,
이번 경기에서는 호날두와 안데르송의 움직임에 따라 패스를 뿌려주면서
미드필더 후방에 머무르며 경기를 조율하고 상대 공격을 끊는 역할을 보여주었다.
캐릭의 패스가 살아난다면 맨유의 공격력은 몇배 이상 살아날 수 있다.
안데르송은 호날두와 함께 팬들이 예뻐할 수 밖에 없는 플레이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넓은 활동량과 정확한 왼발 패스로 공격과 수비 모두에서 일정 부분 이상 기여하며
다른 선수들과의 호흡도 빠른 속도로 좋아지고 있다는 점이 매우 긍정적이다.
다만 이번 경기에서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었다면 전형에 따른 위치와 역할인데,
4-3-3의 미드필더로 출전할 경우 보다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하며
상황에 따라 박스 안까지 진출하여 득점을 노려야 할 필요가 있었다고 보인다.
전반 사하와 나니의 움직임이 좋지 못한 상황에서 호날두만 움직이다 보니
공격 전개에 있어서 공격수의 숫자가 매우 부족한 경우가 자주 나왔는데
이런 때에 안데르송이 보다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했다면 더 좋은 결과가 나왔을지 모른다.
4-4-2의 중앙 미드필더와 4-3-3의 중앙 미드필더의 차이를 조금 더 고려한다면
안데르송 역시 스콜스 정도로 팬들의 사랑을 받는 선수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플레쳐는 언제나 그렇듯이 눈에 띄는 화려한 움직임을 보여주지는 못했지만
안데르송과 캐릭 사이에서 공수 밸런스를 잡고 소리없이 움직이며 팀에 기여했다.
거기에 날이 갈수록 섬세해지는 오른발을 이용한 패스가 점점 좋아지면서
맨유에서의 출전 기회가 그다지 많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어째서 그가 스코틀랜드의 에이스인지 똑똑히 보여주고 있다.
결국 사하와 나니의 부진과 공격수의 숫자 부족으로 공격을 제대로 풀지 못했던 맨유는
하프 타임에 나니와 플레쳐를 빼고 긱스와 테베즈를 넣으며 본래의 4-4-2로 전형을 바꿨고,
노쇠한 긱스의 현란한 수준의 개인기와 피곤한 테베즈의 엄청난 활동량을 바탕으로
스포르팅의 수비진을 유린하며 결국 경기의 결과를 뒤집어 놓는 데에 성공했다.
무엇보다 경기 직전 터진 마법같은 호날두의 프리킥 골은 그야말로 화룡점정.
경기 초반 실점하며 마음의 짐을 가졌던 쿠시챡이 호날두를 번쩍 들어올리는 장면은
어째서 호날두가 팀에서 가장 빛나는 별인지를 잘 보여주는 장면이 아닐 수 없다.
이로써 맨유는 챔피언스리그 조별 예선에서 5전 전승을 거두며 16강 진출을 확정지었고
남은 로마 원정을 가벼운 마음으로 치룰 수 있는 위치에 올라서게 되었다.
연이어 벌어질 리버풀과의 일전까지 고려한다면 로마 원정의 무게는 더욱 줄어들고
팀에게 더욱 중요한 것은 다시 한번 과거의 영광을 누리는 것이기 때문에
오늘 경기의 승리는 그만큼 더욱 가치를 갖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덧.
실점 장면에서 쿠시챡의 잘못은 없었던 것이라고 생각된다.
일반적으로 크로스 상황에서 골키퍼는 몸을 반대쪽으로 움직이기 마련이고
그런 상황 판단을 조금 일찍 한 것 이외에는 그다지 실수라고 생각되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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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y | 2007/11/28 14:25 | Review: UCL/UEFA | 트랙백 | 덧글(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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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안 있으면 루니도 복귀할테니, 사하는 아에 영원히 쉬게하고 다른 공격수를 빨리 이적시장서 데려올 필요가 있다고 보여집니다.(본인이 어쩌다 이렇게까지 사하를 싫어하게 됐는지 참;;)
성제양: 뭐, 다 세월과 부상의 탓이겠지요. (한숨)
나니는 아직 첫시즌이고... 안데르손이 괴물인겁니다. FM에서도 이제 고정 포텐으로 나와야 한다고 생각하네요 ㅎㅎㅎ
그나저나 4-3-3도 스콜스랑 지성이 돌아온다면 나름 파괴력을 가질수 있을 듯 합니다... 그런데 맨유당사에서는 퀘이로스의 전술에 호의적이지는 않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