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rts] UCL 32강 A조: Liv vs Marseille

아아, 레딩은 정말로 잘했던 것이구나.

아무리 마르세이유가 최근 르 샹피오나에서도 그닥 좋은 모습을 보이지는 못한다 해도
바다 건너 프랑스, 그것도 프랑스 남부의 마르세이유까지 원정을 온 리버풀이
전통의 명문 마르세이유를 이렇게 유린하리라고는 예상하기 힘들었다.
그리고 역시 리버풀의 중심에는 제라드와, 토레스가 있었다.

이미 리버풀의 심장이자 영혼으로 자리매김한 제라드는 특유의 해결사 역할을 멋지게 해냈다.
리버풀이 고비를 맞을 때마다 터져나온 그의 천금같은 득점 행진은 최근 이어지고 있었고,
이번에도 어김없이 폭발적인 돌파로 얻어낸 패널티킥을 스스로 득점으로 연결시켜 버렸다.
게다가 언제나 그렇듯 드라마틱한 승리를 즐기는 제라드는 단번에 넣어버리지 않고
팬들의 가슴을 한번 뒤흔들도록 골키퍼 정면에 공을 안겨준 뒤 다시 밀어넣었다.

제라드가 드라마틱한 승리를 즐긴다면 토레스는 아름답고 우아한 골을 선보였다.
오랜 부상에서 복귀해서 차츰 몸상태를 끌어올리고 있는 키월의 패스를 받은 토레스는
패널티 박스 왼쪽에서부터 오른발로 공을 끌며 수비 네명을 순식간에 제쳐버렸고,
이어지는 한박자 빠른 오른발 슈팅은 깔끔하게 마르세이유의 골문을 가르며
그나마 희망적일 수 있었던 마르세이유 선수들의 마음을 산산히 부숴버렸다.

전반 15분이 지나기 전에 홈에서 두골을 실점한 마르세이유는 다급해졌고,
엄청난 득점력과 더불어 견고한 수비력까지 겸비한 리버풀은 차분하게 수비에 임했다.
마스체라노라는 정상급 수비형 미드필더의 존재는 마르세이유의 중원을 압박했고
제라드까지 수비적인 위치에서 꾸준히 움직이며 마스체라노의 부담을 덜어주었다.
최전방의 토레스를 제외한 키월-카이트-베나윤도 수비에 적극 가담하면서
사실상 마르세이유의 공격은 완전히 봉쇄되어 버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상황이 되었다.

역시 마르세이유에서 아쉬웠던 부분은 나스리의 부상 공백.
비록 전반 중반부터 교체로 들어와 경기에 참여하기는 했지만
양 발목에 테이핑을 한 상태의 나스리는 정상이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었고,
핵심적인 공격 전개 능력을 보유한 선수가 정상이 아닌 상태에서의 마르세이유는
탈락이라는 조급함에 시달리며 제대로 된 공격 한번 보여주지 못하고 무너졌다.

후반 들어 터져나온 카이트와 바벨의 추가골들은 마르세이유의 다급함을 반증했다.
대부분의 선수들이 공격에 임하는 상황에서 순간적인 역습에 의한 리버풀의 공격은
카이트와 바벨이라는 순간 속도가 좋은 포워드들에 의해서 결정지어졌고,
심리적 압박과 공격 가담에 시달리던 마르세이유의 느린 수비수들은 저항할 수 없었다.

이로써 조별 리그 첫 세경기에서 1무 2패로 탈락의 위기에 놓여있던 리버풀은
이후의 세경기에서 16득점 1실점의 어마어마한 공격력으로 3연승을 쓸어담으며
챔피언스리그에서의 뒷심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줌과 동시에 16강에 진출했다.
또한 레딩전에서의 패배로 가라앉을 수 있는 분위기를 반전시킴에 따라
주말에 있을 맨유와의 앤필드에서의 대전을 잘 준비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베니테즈 감독에 대한 경질설도 당분간은 잠잠할 듯 하다.
드라마틱한 제라드와 아름다운 토레스가 활약하는 동안은.


덧. 키월은 유리몸이라는 소문 치고는 피지컬이 괜찮은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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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ucypel | 2007/12/12 07:11 | Review: UCL/UEFA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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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Goldmund at 2007/12/12 08:10
초반에 좀 황당하게 점수차가 벌어져 버렸죠;;; 그러더니 마르세유가 자멸해버린......
덧. 피지컬은 유리몸과 상관이 없을수도 있어요
Commented by beatles at 2007/12/12 09:39
허허....너무 쉽게 끝났네요..
Commented by GrayFlower at 2007/12/12 12:03
초반에 제라드가 골 넣는 거 보구선 얘들 이기겠구나 싶었습니다.^^ㅋ 토레스의 골은 다시봐도 아름답군요~
Commented by Lucypel at 2007/12/12 13:19
Goldmund: 뭐, 토레스의 클래스가 만들어낸 골이 결정적이었지요. (먼산)

beatles: 그러게 말입니다. 리버풀 무서워요. ㄷㄷ

GrayFlower: 토레스, 정말 탐나는 선수에요. 어쩜 그렇게 예쁘게 공을 차는지. ㅠㅠ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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