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2월 16일
[e-Sports] PL 후기: ACE vs Oz
이러니까 에이스는 성적이 안 나와도 사랑받는 거다.
올드 게이머들에 대한 깊은 애정은 이제는 무조건적인 것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그 시작에는 그들의 승리에 대한 열정과 갈증이 있었기 때문인 것이다.
에이스 결정전 패배 후 카메라에 잡히던 임요환의 얼굴을 보았는가.
1세트 승리 후에 보였던 환한 웃음은 불과 세시간도 지나지 않아 모두 사라지고
패배한 경기에 대한 깊은 실망과 아쉬움, 그리고 스스로에 대한 원망이 담겨 있었다.
그리고 그의 경기를 보아온 팬들이라면, 그 표정은 이미 백번도, 이백번도 더 보았었다.
첫 세트에서 보여준 임요환의 전략성은 감탄을 금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후기리그에서 질주하고 있던 구성훈을 맞이한 그가 선택한 전략은 전진 투배럭.
거기에 아카데미까지 건설하며 타이밍을 잔뜩 늦춘 전략은 상대에게 쉽게 들켰고,
해설들과 많은 팬들은 그의 전략적인 선택이 다소 틀렸음에 아쉬워했다.
하지만 그 이후로 이어지는 외줄타기같은 운영의 묘는 상대의 심리를 읽어냈고,
"임요환스럽게" 몇 차례 위기를 겪으면서도 굴하지 않고 이겨내며 승리를 일궈냈다.
그리고 오영종, 이제동의 극강 원투 펀치의 승리로 오즈가 두세트를 따내고
박대만-조형근 조합의 굳건한 믿음으로 따낸 팀플 세트로 경기는 동률.
에이스 결정전에는 양팀의 실질적인 에이스 오영종과 임요환이 나섰다.
쏘원 스타리그 결승에서 만나 피말리는 접전을 벌였던 두 선수가,
황제의 귀환을 막았던 사신이 다시 한번 황제의 전진을 막아섰다.
임요환의 기량이 어린 선수들에 비해 낫다고 말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그는 이제 스물 여덞을 지나 곧 스물 아홉이 되는 프로 8년차의 베테랑이고
요즘 잘나간다는 선수들의 나이와는 띠동갑 수준으로 벌어진 노장 중의 노장이다.
그런 그는 아직도 테란 선수들 중 가장 새롭고 혁신적인 전략성을 가진 선수이며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 승부 근성을 바탕으로 경기에 임하는 희대의 승부사다.
언제나 참신한 전략으로 상대를 뒤흔드려 노력하는 그의 성향은
오영종에게 지나치게 안정적인 빌드를 선택하도록 강요하였고,
비록 첫번째 진출을 실패했음에도 불구하고 벌쳐 생산에 집중함으로써
멀티와 업그레이드를 포기하며 다시 한번 기적같은 타이밍을 만들어내는데 성공했다.
상대가 이미 그를 격침시켜봤던 오영종과 같은 화려한 경력의 선수가 아니었다면
어쩌면 그의 서슬 퍼런 전진에 흔들리며 쉽사리 무너져 버렸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에이스는 아직도 2승밖에 거두지 못했고, 더 승리를 거두지 못할 확률도 높지만,
그들의 경기는 아직도 팬들을 가슴 설레게 하고 기다리게 만드는 무언가가 있다.
그 무언가는 임요환의 독기이기도 하고 박대만-조형근의 믿음이기도 하다.
이재훈이나 이주영의 묵묵한 성실함이기도 하고 성학승의 승리이기도 하다.
그리고 최인규가 지었던 작은 미소이기도 하다.
그 무언가 때문에 팬들은 에이스를 사랑한다.
다른 팀들이 보여주지 못하는 그 무언가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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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y | 2007/12/16 17:04 | Review: ProLeague | 트랙백(1) | 덧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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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임요환의 경기는 최고의 경기였습니다. 입스타를 경기로 봤습니다.
군대에 가 있는 임요환이 테란 다승 공동 1위에 올랐는데, 그저 색깔없는 양산형 테란들은 진짜 좀 보고 배웠으면 좋겠습니다.
뒷담화에 나온 올드 게이머들이 "환경도 좋아졌는데, 어린 선수들이 더 열심히 연습했으면 좋겠다."라고 말 하는게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는 단순 운영형 선수들을 꼬집는 것 처럼 느껴지던데, 확실히 임요환은 지금 스타판의 몇 안 되는 전략형 선수네요.
요약하면 오늘 임요환 최고.
트랙백 보냅니다.. ^^
hwoarang: 그러게 말입니다. 진짜로 제대하면 30대 프로게이머 할 것 같아요. 트랙백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