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vie] 속편을 향한 바늘, "황금 나침반"

낚였다.
이 영화, 한 편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계속 만들 요량인가 보다.
원작을 모르고 대충 봐도 세편은 기본이고 잘하면 네편, 다섯편도 가능할 듯.
좀 더 깔끔하고 담백한 판타지 영화를 기대했었기 때문에
장편으로 나아가려는 모습은 약간 틀어진 맛이 되었다.

역시 영화에서 가장 크게 다뤄지는 것은 주인공인 라라.
이런 류의 판타지에서 흔히 등장하는 "세계를 구할 운명의 존재"면서
그런 인물이 역시 흔히 밟는 성장 소설 식의 과정을 거칠 것으로 생각된다.

아니, 앞으로 멋지게 클거라고 해도 이건 좀 너무하다고 생각하지 않아?
아직 어린 여자애가 벌써부터 영악하게 머리나 굴리고 꼬리나 치고 다니잖아.
특히 아머 베어의 왕에게 거짓말하는 장면은 정말 요염하기 그지 없었다.
"자, 어서 나를 가져요"라고 말하는 12살짜리 꼬마 아가씨라니,
극 초반에 숙녀가 아니라고 강변하는 모습은 결국 이런 것을 의미했을지도.
정숙한 숙녀가 아니라 말괄량이에다가 남자 좀 후릴 줄 아는 무서운 여자더라.

그 색기(?) 넘치는 눈매와 더불어 반항적이고 충동적인 성격도 라라의 주된 포인트.
물론 잘 생각해 보면 그런 성격이 세계를 구하게 되는 원동력이기도 하겠지만
역시나 개인적인 취향에서는 아직 매력을 느끼기에 부족함이 있었다.
높은 경쟁률을 뚫고 캐스팅된 다코타 블루 리차드의 연기는 괜찮았지만,
인물 자체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내 눈에 쉽게 차는 일은 없을 것이다.

라라 대신 마음에 들었던 것은 이오렉 버니슨.
그 거칠면서도 소심하고 다정한 성격은 하얀 외모와 더불어 무척 귀여웠다.
게다가 크리티컬한 명대사도 줄줄이 날려주시니 아니 좋아할 수 없는 캐릭터.
목소리가 익숙해서 스텝롤을 확인했더니 역시나 이안 멕켈렌이 성우로 출연했다.
사실 "반지의 제왕"에서나 "엑스맨"에서의 역할을 생각한다면 조금 의외기도 하지만
이런 츤데레(?) 타잎의 캐릭터도 멋지게 소화해주니 뭐 나쁠 건 없겠지.

성우 이야기를 하자면 프레디 하이모어가 연기한 판타라이몬도 빼놓을 수 없다.
아직 정착되지 않은 데몬인 판이 이리저리 모습을 바꿔가며 라라의 옆을 지키는데,
최근 꽤나 눈에 차고 있는 프레디 하이모어가 그의 목소리를 맞춰주었다는 점은
다른 호화 캐스팅 못지 않게 매력을 느끼게 하는 중요한 요소가 되었다.

다니엘 크레이그나 니콜 키드먼은 그렇게 큰 비중을 차지하지는 않지만
호화 캐스팅의 한 축을 담당함으로써, 또 좋은 연기력으로 화면을 잘 메꿔줌으로써
관객을 즐겁게 해 주는 역할을 잘 담당하고 있는 정도였다고 생각된다.
다만 디지털 상영이 고화질 영상을 보여줌에 따라 배우들의 피부까지 생생하게 볼 수 있기에
이제 니콜 키드먼도 나이가 들기는 들었구나 하고 느끼게 된 점은 약간 슬펐다.

이렇게 겉으로 드러나는 인물이나 CG를 이용한 캐릭터는 무척 좋았지만,
사실 깊은 내용에 있어서는 약간 부족했던 점은 많이 아쉬움을 남기는 부분이다.
데몬이 가지는 의미라던가 더스트, 인터시즌 등의 소재들은
분명 좀 더 치열하게 다룰 수 있는 부분이었다고 생각되지만
헐리웃 영화에서 그런 것까지 기대하기에는 어렵다는 것을 되새기게 될 뿐이다.

어쩌면 이런 치열한 생각을 위해서 원작에 손을 대 보는게 훨씬 좋을 것 같다.
어쨌든, 별점은 3점이지만 귀여운 이오렉 덕분에 하나 더해서 4점. (..)



황금 나침반
니콜 키드먼,다니엘 크레이그,에바 그린 / 크리스 웨이츠
나의 점수 : ★★★★

by Lucypel | 2007/12/19 23:50 | Review: Movie | 트랙백(2) | 덧글(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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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Zoominsky S2 at 2007/12/20 13:31

제목 : 황금나침반 _ 뭐.. 이따우 영화가 있나?
이런 허망함도 참 오랜만이었습니다. 지난번 어거스트 러쉬를 볼 때 보여준 '황금나침반'의 예고편을 보고는 어.. 이 영화 괜찮겠다 싶었습니다. 출연진도 빠방하고 나름 판타지적인 요소를 가지고 있어 기대가 컸습니다. 그 래서 그랬을까... 처음 인트로에서 전체적인 스토리를 설명해주는 부분에서 경이롭게도 졸고 말았습니다. 보통 인트로는 졸면 안되죠. 스토리를 따라가기 힘들기 때문인데도 불구하고 하품이 나오더군요. 그리고는 급기야 시작하고 30분만에......more

Tracked from 할랑할랑... at 2007/12/21 00:48

제목 : 그래서 황금나침반이 뭐 어쨌다는 거야?!
안타깝네요. 제가 볼땐 아동/가족물도 절대 아닙니다. 비추천입니다. 피터 잭슨이 얼마나 뛰어난지 역으로 다시 한번 증명한게 되었군요. 더불어 해리포터의 역대 여러 감독들도 결코 실력이 만만한게 아님을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정말 괜찮은 판타지 영화가 될 수 있엇는데 너무너무 아쉽고 안타깝기만 합니다... 재밌게 보신 분들도 꽤 계신 것 같은데, 혹시나 기분 상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순전히 개인적인 의견으로 이해하고 읽어주셨으면 합니다. 이미 영......more

Commented by 어제영화본1인 at 2007/12/20 11:59
영화보는 내내

이오렉을 보면서.........


코카콜라가 떠오른 사람은 나뿐인가? ㅎㅎ
Commented by ㅎ_ㅎ at 2007/12/20 12:19
ㅋㅋ 아이스베어들 단체로 있고 둘이 싸우는 장면에서 코카콜라 곰들이 싸운다고 얘기했더니

옆에 있던 남자친구 완전 폭소-.-;;;
Commented by 짠이아빠 at 2007/12/20 13:30
3편까지 만든다고 처음부터 공언했던 영화입니다.
저도 개봉일 보고.. 아주 욕을 신나게 해준 영화... 트래백 달았습니다.. ^^
Commented by Lucypel at 2007/12/20 14:32
어제영화본1인: 그러고보면 그렇기도 하네요. ^^

ㅎ_ㅎ: 싸움은 나쁜 거랍니다. (응?)

짠이아빠: 저는 보통 영화보기 전에 다른 정보는 별로 듣고보지 않거든요. 예고편 보고 보는 경우가 많아서 몰랐어요. ^^;
Commented by wjsdbals at 2007/12/20 15:54
흠.. 이번꺼는 2편의 예고편을 본듯한 느낌..
Commented by Lucypel at 2007/12/20 16:25
wjsdbals: 그러게 말입니다. ^^;
Commented by 민진냥 at 2007/12/20 17:13
저랑 남친도 보는 내내 코카콜라 곰이 달리고, 싸우고 하는 거에 계속 웃었어요.
Commented by 쏘쏘 at 2007/12/20 19:28
나도 낚였다........
Commented by Lucypel at 2007/12/20 20:54
민진냥: 역시, 곰이 가장 인기가 좋군요. (웃음)

쏘쏘: 그러게 말입니다. 다들 낚이네요. ^^;
Commented by 유정선 at 2007/12/20 22:04
역시 이영화 주인공은 곰이었나봐요 ㅋㅋ 코카콜라곰이 생각나 웃겨죽는줄 알았어요 ... 자기들끼리 있을땐 더 웃겨요 ㅋㅋ 왕이랑 이오렉이랑 1:1 할때 죽방맹이 날리니깐 아래턱이 ;; ㅋㅋ 암튼 오늘 봤는데 어린아이들이 보면 더 좋겠구요 제가 보기엔 반지의 제왕류의 판타지 모험 그리고 해리포터같은 동화와 마법이 어울어진..미국보다 영국식의 환타지 같았습니다..

고로 제가 해리포터보다 반지의 제왕을 좋아하는지라 해리포터같은 간지러운 아이들 나오는 영화 대사많고 줄거리 복잡해지면 좀 그렇더라구요 ㅋㅋ 기본적으로 아주 재미있진 않았고 그냥 무난했습니다. 솔직히 내셔널 트레져 안본걸 후회했지만 ㅋㅋ 말씀하신대로 여주인공..꼬마 부츠랑 겨울 코트 입은게 너무 귀엽고 ㅋㅋ 줄거리는 솔직히 잘이해못하겠네요 복잡해서..아주 빅히트 시리즈는 아니어도 속편의 스펙타클을 기대해 보겠습니다..아마 웅장할듯한데 ㅎㅎㅎ
Commented by Lucypel at 2007/12/20 23:12
유정선: 원작이 무척 좋다던데, 다음편에는 원작을 더 잘 살려주었으면 좋겠네요. ^^;
Commented by 할랑할랑 at 2007/12/21 00:48
스토리텔링이 꽝인듯. 3편까지 만든다는 것과, 결말이 밍밍하게 끝난다는 것은 처음부터 예상하고 있었기에 실망이 없었지만... 영화가 스토리텔링의 기본을 지키지 못하고 드라마를 살리지 못한채 원작 소설의 설정을 바쁘게 쏟아내기에만 급급했다는 점에 많이 실망스럽습니다... "다음편에는 부디 나아졌으면 좋겠다"라고 말하고 싶지만, 솔직히 지금 심정으로는 다음편을 계속 보고 싶지는 않네요... 그래도 속편이 나오면 궁금해서 또 보러갈 것 같긴 합니다. 트랙백 걸고 갑니다^^
Commented by 할랑할랑 at 2007/12/21 00:55
아차 그나저나 우리의 간달프 이안 맥켈린의 목소리 출연은 이미 알고있었지만, 사루만 형님(크리스토퍼 리)!!도 까메오 비슷하게 나오시더군요 ㅋㅋ
Commented by 날아라~ at 2007/12/21 10:34
정말 예고편 잘만든 영화중에 하나. 나도 낚였네. 아진짜 스토리가 너무 약해.. 정당성도 떨어지고.
돈아까비........................악...................
Commented by Lucypel at 2007/12/21 11:54
할랑할랑: 원작이 워낙 방대한 느낌을 주는 작품일 경우에 영화가 그렇게 힘들곤 하죠. 반지의 제왕이나 해리 포터도 원작을 다 담지 못해서 짜르느라 고생하는 걸 보았으니 그러려니 하기는 합니다만, 어쨋든 다음편에는 더 나아졌으면 좋겠네요. ^^ 그나저나 간달프의 곰이라니. ㅠㅠb

날아라: 예고편은 참 좋았는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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