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rts] EPL 21R: Ful vs Che

풀럼으로서는 첼시라는 대어를 낚을 수 있었던 무척 좋은 기회를 맞이하여
너무나 풀럼스럽게 전반에는 멋진 경기력으로 앞서갔지만 후반에는 순식간에 무너지며
깔끔하게 망가지는 패배를 거두었다고밖에 생각되지 않는다.

테리의 부상과 카르발료의 징계로 알렉스와 벤 하임이 센터백으로 나선 첼시는
좌우 풀백도 벨레티와 브릿지가 나섰고 마케렐레와 램파드도 결장했다.
드록바가 장기 부상으로 빠진 포워드에는 셰브첸코 대신 칼루가 출장하며
결국 수비-미드필드-공격에 모두 핵심 선수들이 제외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라이트필립스는 여전히 열심히 뛰어다녔지만 빠르기만 했을 뿐이었고
조 콜은 유일하게 남은 창조적인 선수로서 재기발랄함을 드러냈지만
조용한 시드웰과 겉도는 발락, 수비에 묶인 에시앙 덕분에 결과를 얻지는 못했다.
게다가 조 콜이 범한 다소 아쉬운 패널티킥의 허용은 팀을 기울여 버렸다.

패널티킥으로 손쉽게 선제 득점한 풀럼은 꽤나 끈끈한 경기력으로 신임 감독을 반겼다.
게다가 뎀프시와 카마라가 만드는 순간적인 역습은 불안한 첼시의 수비진을 흔들었고
비록 추가 득점에는 실패했어도 성공적인 전반을 보내며 희망을 갖게 만들었다.

하지만 후반 들어 첼시는 다소간의 변화로 취약한 풀럼의 후반을 노렸다.
그랜트의 생각인지 텐 카테의 생각인지는 모르겠지만, 시드웰 대신 미켈이 들어가며
미켈을 수비적인 위치에 배치하고 에시앙을 보다 공격적으로 움직일 수 있게 만들었다.
결과적으로 오늘 출전한 모든 선수 가운데 가장 상태가 좋은 에시앙의 본격적인 공격 가담은
원톱으로서의 존재감이 부족한 칼루를 적극 받쳐주며 발락마저 자유롭게 만들어주었다.
성난 황소같은 에시앙이 풀럼의 진영을 누비기 시작하면서 풀럼의 조직력은 와해되었고
그야말로 속절없이 무너지며 역전당하고 곧장 패배로 이어져나갔다.

단단하고 끈끈했던 전반과 허술하고 느슨했던 후반은 풀럼의 고질병이다.
물론 오늘은 전반에 이전보다는 조금 더 나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같았지만
어쨌든 후반에 무너진다면 전반에 아무리 잘 해도 소용이 없는 법이다.

그렇다고 첼시가 후반 들어 무척 좋은 모습을 보인 것만은 아니다.
발락은 램파드와 같은 역할을 부여받아도 그만큼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셰브첸코 대신 들어온 칼루는 원톱으로서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것에는 실패했다.
뮌헨에서 데려온 피사로가 칼루에게 밀리며 벤치에 앉아있는 것에 대해서
선수 본인이나 많은 팬들이 어떻게 생각할지도 상당히 흥미로운 부분일 것이다.

특히 주전이 완전히 배제된 알렉스-벤 하임-일라리우의 수비 조합은 큰 문제일 것이다.
세계 최정상급의 조합인 테리-카르발료-체흐에 비교한다면 너무나 불안하기 때문에
첼시의 팬들이라면 경기 내내 풀럼이 공을 잡으면 무척이나 불안에 시달렸을 것이다.
시드웰 역시 다소 조용한 편이기 때문에 수비에서 크게 눈에 띄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고
미켈은 아무래도 마케렐레나 에시앙에 비하면 불안한 것이 사실이기 때문에
팬들은 하루빨리 테리와 카르발료가 돌아오길 바랄 뿐일지도 모른다.

다스 베이더 같은 얼굴 표정을 한 채 팔짱을 끼고 있는 그랜트 감독은
비록 근근히 승점을 챙기고는 있지만 절대 재기발랄하고 투쟁적인 인물은 아닌 듯 하다.
반면 정말 "남의 경기 보듯" 관전한 풀럼의 새로운 감독은 어떤 인물일지 모르겠지만
지금부터 풀럼을 강등권에서 구하려면 그야말로 발바닥에 땀 나도록 뛰어야 할 것이다.

설기현은 풀럼으로 이적한 것이 커다란 실수일지도 모르겠다.

by Lucypel | 2008/01/02 00:01 | Review: EPL/FA | 트랙백(1)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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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홍돈의 드림프로젝트. at 2008/01/02 11:20

제목 : 첼시, 풀럼꺾고 3위 유지...칼루 2경기 연속골
어제 벌어진 첼시와 풀럼의 프리미어리그 21라운드에서 첼시가 '제2의 드록바' 살로몬 칼루와 돌아온 발락의 PK골에 힘입어 2 대 1의 역전승을 거뒀습니다. 사실 이긴것도 이긴 것이지만, 개인적으로 기쁜 것은 칼루가 2경기 연속골을 터뜨렸단 겁니다. 드리블, 슈팅등에 비해 운이 상대적으로 덜 따른 탓에 골찬스를 많이 놓치곤 했던 칼루였는데 드디어 터진 것 같아 무척 기쁜 한편, 드록바의 대체자가 없어 적응이 안된 타겟맨으로 뛰는 것이......more

Commented by 홍돈 at 2008/01/02 11:27
저도 '설마 풀럼에게!!?'라며 조마조마했던..ㅋㅋ

그리고 사실 칼루 원톱세운건 단순히 최근 골 감각이 좋아서 넣었다고밖엔..
설명이 안되는 부분이죠. 피사로한테 그만큼 기회만 줬어도 몇골은 뽑았을 선수인데..

암튼 호지슨 감독 색깔이 나올라면 풀럼은 아직 멀고 멀었고, 우리도 센터백라인
초토화된 지금으로선 최상의 축구를 하긴 무리가 많이 따릅니다. 뭐 프리미어리그에서
최상의 컨디션으로 팀을 유유지하는 것이 더 힘든 것일지도 모릅니다만..

그나마 다행인것은 일라리우가 간혹 슈퍼세이브를 보여준다느 것. 일라리우까지
수비실수 남발했다면 저 거품물고 쓰러졌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Commented by Lucypel at 2008/01/02 16:02
홍돈: 확실히 피사로는 뮌헨을 떠나온 보람이 부족한 걸지도 모르겠어요. 기껏 토나오제 투톱 피해서 첼시로 왔는데 드록바-셰바에 이어 칼루에게까지 치이니 말입니다. 산타 크루즈가 날아다니는 걸 생각한다면, 피사로도 좀 더 기회를 받아야 할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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