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박눈

오늘은 눈이 펑펑 왔다, 아니 온다가 맞을까.

새벽녘에 천둥 번개 치는 소리를 들었다.
비가 쏟아지는 건 싫은데, 라고 생각하며 계속 잠들었지만,
막상 아침에 일어나 창밖을 보니 하얗게 눈이 쌓여있었다.

눈밭을 뛰노는 강아지마냥 조금 신나서 거리로 나섰지만
잊어버리고 있던 사실은 눈이 내린 길은 무척 미끄럽다는 것.
조심하지 않으면 안되니까, 미끌미끌, 걸음마다 힘이 들어간다.

"눈이 너무 많이 와서 늦을 것 같아."
"나 우산 없는걸. 여기서 기다려도 돼?"

눈이 마주쳤을까?
아니, 마주치지는 않았을꺼야, 설마.
그렇게 티나버리지는 않았겠지?
너무 쉽게, 너무 빨리 당황해버렸는걸.
웃으며 인사하고 싶었던 게 오랜 생각의 끝이었지만
아직도 너무 무서운가 보다, 날 보고 싫어할 네가.

아니, 오늘 널 본 일은 없었어.
네가 아니었을꺼야.
전혀, 마주친 적도,
지나친 일도,
기억도
하지 않았어.

생각했던대로 영화를 보고, 가볍게 운전 좀 해 주고, 노래도 두 곡 부르고,
내려와서 이번에는 스타벅스가 아니라 Hollys에 가보기로 했다.
따뜻한 아메리카노에 오늘은 시럽 없이 마시려 했거늘,
낼름 놓여져 있는 초코 가루는 미련 없이 손을 뻗게 만든다.
한번, 두번, 세번, 탁탁 털어넣자 하얗게 올라오는 초코 향기.
하지만 휘적휘적 섞어버리자 티도 안나게 사라져 버렸다.

향기롭고 따뜻한 커피.
마음에 드는 노래가 가득 찬 아이팟과 이어폰.
생각나는데로 끄적일 수 있는 노트와 펜.
이 정도면 하루 종일이라도 내리는 눈을 지켜볼 수 있겠다.
오늘처럼 예쁘게 내리는 눈이라면 얼마든지.

다이어트라고 계속 하고 있기는 한데,
지난 연말부터 매너리즘에 빠졌는지 80을 못 넘기고 있다.
사람 만날 약속이 있다거나 그저 먹고 싶은 충동을 못 이겨
먹고, 다시 줄이고, 또 먹고, 또 다시 줄이고, 의 반복 중.
날씨가 추워져 밖에 나돌아다니기 싫어진 탓이려나.
움직이는 게 줄어드니 살이 안 빠질 수 밖에.

실연이라도 다시 당해야 다시 휙휙 빠져나가려나. (웃음)
오늘같은 날에는 따뜻한 정종이 생각나는걸.


한번 더 이별
성시경

뒤돌아보면
너의 생각을 떠올린게 언제였더라
숨가쁘게 사는건 무디게 했어
끝나질 않을 것만 같던 그리움

모른척 너란 사람 묻어주던 친구들은
이제는 슬며시 니 안부 전하고
이젠 떨리지 않아 침착히 고개 끄덕인
나의 모습은 널 잊은걸까

다시 못보는 너 남의 사람인 너 견디기엔
미칠 것만 같던 이별의 그날들이 떠나가요
추억넘어 그저 기억으로만 지나간 사람으로만
이제는 너라고 말하지 않겠어요
그 어디에 살더라도 제발 나쁜 안부
안 들리게

뒤돌아보면
그대 추억이 사라지면 비어버리는
나의 계절들이 마음에 걸려도
그리움 멈추는게 나는 좋아요

못본척 나의 눈물 가려주던 친구들은
이제는 웃으며 그 얘길 꺼내고
나도 웃음으로 받아줄 수 있었던 오늘
우리 한번 더 이별할까요

다시 못볼 그대 남의 사람 그대 견디기엔
미칠 것만 같던 이별의 그날들이 떠나가요
추억넘어 그저 기억으로만 지나간 사람으로만
이젠 그대라고도 말하지 않겠어요

이제서야 안녕
한번도 안했던 말 안녕
다시 올것 같던 나혼자만의 오랜 기대였던
그날들이 내겐 필요했어요 많은 걸 깨닫게 했던
그 이별을 난 한번 더 오늘 할께요
그 어디에 살더라도 제발 나쁜 안부
안 들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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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ucypel | 2008/01/11 18:38 | Blog: Diary | 트랙백(1)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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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Fallen Serap.. at 2008/01/15 18:23

제목 : 한번 더 이별 - 성시경
함박눈 한번 더 이별 성시경 뒤돌아보면 너의 생각을 떠올린게 언제였더라 숨가쁘게 사는건 무디게 했어 끝나질 않을 것만 같던 그리움 모른척 너란 사람 묻어주던 친구들은 이제는 슬며시 니 안부 전하고 이젠 떨리지 않아 침착히 고개 끄덕인 나의 모습은 널 잊은걸까 다시 못보는 너 남의 사람인 너 견디기엔 미칠 것만 같던 이별의 그날들이 떠나가요 추억넘어 그저 기억으로만 지나간 사람으로만 이제는 너라고 말하지 않......more

Commented by 진화 at 2008/01/11 21:56
저도 다이어트 중인데 확실히 누굴 만나면 자꾸 먹게 되서(...)
그것 참 괴로운 일이었겠어요. 잊어야 되는데-자꾸 나한테 잘 해준 것만 생각나서. 사실 냉정하게 이성적으로 따지면 잘 이겨내는게 그분에게 해줄 수 있는 마지막 일인 거 같아요. 이럴 때는 왠지 넬의 노래가 생각나는...

그런 김에 저희 또 주색잡기(?)하러 가요...
Commented by Lucypel at 2008/01/11 23:03
진화: ... 아니, 주색잡기 중에 사실 우리 같이 했던건 하나도 없잖... ㅇ<-< 뭐뭐, 넬은 듣다보면 나른해진 다음에 눈물이 나서 그거 참 힘들다구. ㅋ
Commented at 2008/01/12 13:11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Lucypel at 2008/01/12 16:39
익명: 그런거 아닙니다. 걱정 마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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