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he Abbey라 불리는 Westminster Abbey에 다다르게 된다.
대륙의 고딕 성당을 부러워한 나머지 만들어버린 이 대성당은
런던에 어울리는 모습으로 템즈 강에서 조금 들어온 곳에 위치해있다.

파리의 성당이 아름답고 우아하고 화려한 모습으로 내려다보고 있다고 한다면
분명 규모에서는 뒤지지 않을 이 수도원은 그저 조용하게 자리잡고 있는 느낌이다.

정면이 아닌 옆으로 들어가게 되어있는 입구와 다소 어지러운 실내 구조,
화려하지만 빛이 들지 않아 처연한 장미창도 비슷한 감정의 테두리 안에 있다.

오히려 그것은 대륙의 대성당을 부러워하던 섬의 사람들이
어떻게든 흉내내고자, 아니 더 좋은 것을 만들어보고자 했던
조금은 악을 쓰는 듯한 느낌을 주어서 큰 감흥을 주지는 않는다.
도리어 성당 내에 곳곳에 존재하는 수많은 사람들의 묘비는
그런 웅장함과 화려함보다는 수수함과 조용함이 런던에 더 어울린다고
애써 커다란 성당을 만들었던 이들에게 넌지시 충고하는 듯 하다.

사실 분명 책을 읽었음에도 이곳이 그곳인 줄 모르고 그저 지나쳐 버리고 말았다.
후에 그러한 사실을 깨닫고 다시 가볼까 하는 생각도 했지만 그것도 무용한 일.
그래도 엘리자베스 1세와 메리 1세, 에밀리 브론테와 제인 오스틴의 묘비는
나름의 이유로 마음 속에 조금은 깊이 남길 수 있게 되었다.
그저 이름과, 연도만이 남아있는 두 작가의 묘비.
이색적인 사실은 이 수도원이 아직도 수도원으로써 기능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다소 복잡한 성당 실내를 지나고 나면 옆의 부속 건물로 나설 수 있는데,
그곳은 아직도 이런 저런 사람들이 이런 저런 일들을 하고 있는 곳 같았다.
그런 조용한 경내를 지나고 나면 아주 조그만 녹색 정원이 나오는데
그 정원의 아늑함은 불과 몇 걸음 밖의 세상과 온전히 단절된 느낌을 주었다.
저 창살 너머로 보이는 밖의 사람들을 지켜보는 것은 왠지 이질감을 더한다.

RAF, Royal Air Force의 전사자들을 주로 추모의 대상으로 하는 잔디밭에서는
British Korean Beteran를 위한 공간도 있어 잠시간 발걸음을 잡았다.

그 와중에 전사자들을 위한 추모 의식이 열리는 공간.
어쩌면 현대의 수도원에 가장 어울리는 모습일지도 모르겠다.
태그 : LondonAndParis_2007, Lond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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