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 London & Paris 2007: Somerset House

귀족의 호화스런 저택이었던 거대한 건물이
이제는 새로운 용도로 사용되고 있는 Somerset House.
Soho 지역의 끝자락에서 템즈 강변에 위치한 저택에는
밤이 되면 예쁜 조명을 밝히는 강변 테라스가 있다.
ㅁ자 건물의 가운데에는 분수대도 설치되어 있다고 하지만
겨울인지라 이미 가설된 아이스링크가 자리잡고 있었다.

서머셋 하우스에는 이런 저런 전시관들이 포함되어 있는데
들렀던 것은 Courtauld Institute Galleries와 Gilbert Collection of Decorative Arts.
코톨드 갤러리는 인상주의 작품이 걸려있다고 알려져 있는 전시관이고
길버트 컬렉션은 아서 길버트가 기증한 공예품들의 전시관이었다.
당연하게도 따로 입장료를 받으면 비싸지만 한꺼번에 사면 싸진다. (웃음)

원래 전시관으로 설계된 것이 아니라 저택으로 설계된 탓에
그다지 크지 않은 방의 연속으로 전시관들이 이루어져있고,
좁은 계단을 통해 이층 저층으로 옮겨다니며 관람해야 한다.
하지만 그런 과정들이 전혀 지루하거나 힘들지 않은 것은
저택 자체도 꽤나 아름다운 예술품이기 때문이다.

건물의 바닥이나 천장은 오래되어 보이면서도 깔끔하게 보존되어 있고
미술품 뿐만 아니라 이전의 가구와 가재도구들도 적절하게 전시해 놓아서,
마치 고급스러운 취향의 고풍스러운 저택 안에 초대받은 느낌을 준다.

개인적으로는 인상주의 작품이 그다지 많지 않았다는 점은 조금 아쉬웠지만,
대신 특별 전시로 걸려 있던 작가의 작품에 꽤나 눈을 빼앗겨 버렸다.
내 짧은 지식에는 들어와 있지 않던 Walter Sickert라는 작가의 그림이었는데,
상설 전시에는 석탄, 연필, 분필, 잉크와 펜, 에칭 등의 독특한 도구를 이용한 작품과
워싱이나 수채 물감으로 간단한 포인트를 주는 실험적인 도전의 작품들이 있었다.
하지만 특별 전시에는 대단히 일상적이고 사실적인 느낌의 누드를 선보였는데
빛이 모자른 듯한 어둠을 유화로 담아내며 시선을 잡아두었다.
발랄하고 재기넘치는, 패기만만한 도전을 시도하는 밝은 소년의 느낌과
현실의 빛을 너무나 잘 이해하고 있는 차분한 성인의 느낌의 공존.
의외의 장소에서 기대하지 않았던 만남은 꽤나 행복한 법이다.

길버트 컬렉션은 그야말로 화려함의 극치를 다루고 있었다.
금과 은으로, 혹은 더 진귀한 소재로 세공된 각종 사치품들의 향연이랄까.
시계나 식기 뿐만 아니라 각종 상자와 액세서리까지 어마어마한 값어치가
늦은 시간이라 조용한 전시관 안 유리 장식장에서 세월을 흘리고 있었다.
수작업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의 극한까지 섬세한 세공품을 지켜보고 있자면
왠지 귀족들의 전성 시대를 떠올리며 조금쯤은 거북할 수도 있겠지만,
섬세하고 예쁜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얼마든지 즐길 수 있을 듯.

by Lucypel | 2008/01/30 19:34 | Review: Travel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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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홍돈 at 2008/01/30 21:58
언제 다녀오셨대요~ 저도 이번 여름엔 영국 EPL투어 다녀오려고 아르바이트 중입니다^^.
Commented by Lucypel at 2008/01/30 22:09
홍돈: 지난 11월에 다녀왔습죠. (먼산) 앞으로도 계속 올라올 거랍니다. (정말?)
Commented by 홍돈 at 2008/01/30 22:47
그럼 저는 지금처럼 구경하러 오겠슴다.ㅎㅎ
Commented by Lucypel at 2008/01/31 13:41
홍돈: 얼마든지 구경오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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