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지독히도 골운이 따르지 않는 경기였다.
계륵이 되어버린 노장과 갑작스런 데뷔전에서 점수를 따낸 신예의 틈새에서
결국 믿을 건 R-R 뿐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깨달을 수 있었던 경기였지만,
역시 매정하게도 등을 돌려버린 운명의 여신 따위의 위력은 새삼스레 강력했다.
어느 누구도 유나이티드가 더비 카운티를 상대로 고전하리라 생각하지 않았다.
바로 전 라운드에서 램파드에게 네골의 맹폭을 당하며 첼시에게 무너졌던 더비는
이번 시즌 최소 승점 기록과 최소 경기당 득점 기록을 갈아치울 기세로 전진 중이고,
유나이티드는 최근 흔들렸던 아스날을 턱밑까지 몰아붙인 상태로 경기에 임하며
지난 포츠머스와의 경기를 잊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왠지 익숙하면서도 낯선 유나이티드의 선발 선수 명단이 화근이었던 것일까.
경기 시작부터 강하게 몰아붙인 공격이 아주 조금씩 어긋나는 느낌을 주기 시작하면서
어느샌가 경기는 10분, 20분, 30분이 지나도록 무득점 상태가 이어졌고
급기야는 더비에게 결정적인 기회가 찾아오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테베즈를 쉬게 하면서 긱스-호날두-박지성을 동시에 기용하는 변칙적인 공격진과
두명의 조합일 때는 보기 힘들었던 스콜스-안데르송 조합이 배치된 중원에
퍼디낸드가 빠지고 에브라-비디치-브라운-오셔로 구성된 포백까지 겹치면서
이제 갓 부상에서 돌아온 포스터의 골키퍼를 더해 그야말로 생소하기 짝이 없었다.
반 데 사르의 부상과 쿠시챡의 징계로 갑작스러운 데뷔전을 맞이한 포스터는
경기 시작부터 몇차례의 몸개그를 보여주며 팬들의 마음을 설레게 만들었지만
어느샌가 멋진 선방을 몇차례 만들어내며 차세대 잉글랜드 대표임을 증명했다.
물론 위급한 상황에서 몇차례 킥을 실수하며 불안한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고
오늘 출장한 포백이 상당히 불안한 조합이었기 때문에 실점 장면도 있었지만
그래도 포스터의 선방이 아니었다면 패배했을지도 모를 경기였다.
데뷔전을 치른 신예 골키퍼가 이렇게 나름 준수한 활약을 하며 팀 승리에 공헌한 반면,
둘이 합쳐 출장 경기가 천경기를 훌쩍 넘는 노장 콤비, 긱스와 스콜스는 허전했다.
왼쪽 윙어로 출장한 긱스는 자주 중앙으로 이동하며 쳐진 공격수의 역할을 수행했지만
킥오프 직후 박지성의 크로스를 헤딩한 것이 빗나간 것을 시작으로 계속 좋은 기회를 놓쳤다.
게다가 날카롭기 그지없던 왼발 크로스도 어이없이 허공을 가르는 장면을 다수 보여주었다.
스콜스 역시 활동량 넘치는 안데르송과 함께 하며 중원을 장악하는 임무를 받았었지만
더비의 새비지에 밀리며 계속 뒤로 물러나기만 하는 와중에 패스도 제대로 해주지 못했다.
방향 전환이니 뒷공간 전진 패스니 하는 것들은 기대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었고
중거리 슛이나 적극적인 공격 가담, 상대 공격의 조기 차단도 볼 수 없었다.
사실 긱스와 스콜스의 기량, 특히 기동력의 저하는 이미 여러 차례 드러난 문제이다.
이번 시즌에도 잔부상에 시달리며 부상 복귀 이후 몇 경기 치르지 못한 이 선수들은
예전에 보여주었던 어마어마한 활동량과 환상적인 순간 움직임이 차츰 줄어들었고
제한된 움직임은 수비에게 쉽게 방어할 수 있는 기회를 주면서 공격 전개도 방해했다.
긱스는 세트피스에서는 여전히 좋은 킥 감각을 보여주고 있기는 하지만
윙어로서 갖추어야 할 기본적인 돌파 능력이 거의 사라진 모습이 대부분이고,
스콜스 역시 상대 미드필더들의 강한 압박에 차츰 밀려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윙어가 측면을 뚫지 못하고 미드필더가 중원을 장악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더이상 선수로서 피치 위에서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는 말과 다름 아니다.
물론 그렇다고 긱스와 스콜스 정도의 선수를 쉽사리 버릴 수는 없는 것도 사실이다.
아직까지 순간적으로 번뜩이는 기지와 창의성은 그들이 가진 커다란 경쟁력이고
어느 누구보다도 풍부한 경험 역시 어려운 경기에서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의 위치는, 장기 부상중인 네빌과 함께, 계륵인지도 모를 일이다.
버리기는 아깝지만 또 그렇다고 마음놓고 기용하기에는 역시 문제가 있는 정도.
그렇다면 과연 그들을 어떻게 대우해야 하는가에 대한 문제는 진지하게 생각해야 한다.
개인적으로는, 좀 더 진지하고 빠른 세대 교체가 필요한 것이 아닌가 생각되지만,
또 간혹 보여지는 그들의 환상적인 활약은 그러한 생각을 자꾸 멈추게만 한다.
결국 포츠머스전에서부터 이어지는 불운의 늪에서 헤어나온 것은
루니의 도움을 받은 호날두의 "드디어" 터진 시즌 22번째 골이었지만,
사실 그렇다고 루니와 호날두의 움직임이 경기 내내 좋았던 것은 아니다.
네명의 포워드가 쉴새없이 자리를 바꾸며 공격을 풀어나가려던 유나이티드는
긱스와 호날두, 루니의 슈팅이 그야말로 "깻잎 한장" 차이로 골문을 비켜나가고
골문 안으로 향한 것은 캐롤 골키퍼의 선방에 막히며 경기를 쉽게 이끌지 못했다.
물론 이러한 공격진의 부진은 스콜스-안데르송의 후방 지원이 부실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조금씩 맞아들어가지 않았던 패스의 타이밍과 방향이 공격의 흐름을 자주 끊어놓았고
무엇보다 가끔 문제로 지적되는 골 결정력에서의 부족함이 더 눈에 띄었기 때문이다.
또한 몇경기 좋은 모습을 보였던 사하가 또다시 부진하기 짝이 없는 모습을 보이면서
박지성을 빼고 긱스를 유지하며 투입한 사하가 경기에 도움이 되지 않는 꼴을 만들어 버렸다.
스콜스 대신 캐릭을 넣으며 뒷공간을 노리는 전략을 선택하는 것은 좋았지만
사하의 기동력이 발휘되지 않으면 느려진 긱스와 더불어 캐릭을 바보로 만들 뿐이다.
거듭된 불운에 짜증을 낼 수 밖에 없었던 호날두와 루니가
그나마 득점에 성공하며 화풀이를 할 수 있어서 다행이었던 경기의 승리로
아직 경기를 치루지 않은 아스날과 같은 경기수에 승점에서 앞서며 1위를 탈환했다.
물론 아스날의 경기가 끝나면 다시금 순위는 바뀔 수 있지만
그것은 아스날의 경기수 역시 다시금 늘어나는 것을 뜻하기에,
오늘의 승리는 프리미어십 우승에 아주 중요한 밑거름이 될 것이다.
지독한 불운도, 맹폭에는 결국 견디지 못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다음에는 불운하지 말자.
운을 이겨내는 것은 결국 실력이니 실력을 더욱 키워서
그깟 여신에게 굴복하고 무릎꿇는 일이 없도록 하자.
계륵이 되어버린 노장과 갑작스런 데뷔전에서 점수를 따낸 신예의 틈새에서
결국 믿을 건 R-R 뿐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깨달을 수 있었던 경기였지만,
역시 매정하게도 등을 돌려버린 운명의 여신 따위의 위력은 새삼스레 강력했다.
어느 누구도 유나이티드가 더비 카운티를 상대로 고전하리라 생각하지 않았다.
바로 전 라운드에서 램파드에게 네골의 맹폭을 당하며 첼시에게 무너졌던 더비는
이번 시즌 최소 승점 기록과 최소 경기당 득점 기록을 갈아치울 기세로 전진 중이고,
유나이티드는 최근 흔들렸던 아스날을 턱밑까지 몰아붙인 상태로 경기에 임하며
지난 포츠머스와의 경기를 잊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왠지 익숙하면서도 낯선 유나이티드의 선발 선수 명단이 화근이었던 것일까.
경기 시작부터 강하게 몰아붙인 공격이 아주 조금씩 어긋나는 느낌을 주기 시작하면서
어느샌가 경기는 10분, 20분, 30분이 지나도록 무득점 상태가 이어졌고
급기야는 더비에게 결정적인 기회가 찾아오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테베즈를 쉬게 하면서 긱스-호날두-박지성을 동시에 기용하는 변칙적인 공격진과
두명의 조합일 때는 보기 힘들었던 스콜스-안데르송 조합이 배치된 중원에
퍼디낸드가 빠지고 에브라-비디치-브라운-오셔로 구성된 포백까지 겹치면서
이제 갓 부상에서 돌아온 포스터의 골키퍼를 더해 그야말로 생소하기 짝이 없었다.
반 데 사르의 부상과 쿠시챡의 징계로 갑작스러운 데뷔전을 맞이한 포스터는
경기 시작부터 몇차례의 몸개그를 보여주며 팬들의 마음을 설레게 만들었지만
어느샌가 멋진 선방을 몇차례 만들어내며 차세대 잉글랜드 대표임을 증명했다.
물론 위급한 상황에서 몇차례 킥을 실수하며 불안한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고
오늘 출장한 포백이 상당히 불안한 조합이었기 때문에 실점 장면도 있었지만
그래도 포스터의 선방이 아니었다면 패배했을지도 모를 경기였다.
데뷔전을 치른 신예 골키퍼가 이렇게 나름 준수한 활약을 하며 팀 승리에 공헌한 반면,
둘이 합쳐 출장 경기가 천경기를 훌쩍 넘는 노장 콤비, 긱스와 스콜스는 허전했다.
왼쪽 윙어로 출장한 긱스는 자주 중앙으로 이동하며 쳐진 공격수의 역할을 수행했지만
킥오프 직후 박지성의 크로스를 헤딩한 것이 빗나간 것을 시작으로 계속 좋은 기회를 놓쳤다.
게다가 날카롭기 그지없던 왼발 크로스도 어이없이 허공을 가르는 장면을 다수 보여주었다.
스콜스 역시 활동량 넘치는 안데르송과 함께 하며 중원을 장악하는 임무를 받았었지만
더비의 새비지에 밀리며 계속 뒤로 물러나기만 하는 와중에 패스도 제대로 해주지 못했다.
방향 전환이니 뒷공간 전진 패스니 하는 것들은 기대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었고
중거리 슛이나 적극적인 공격 가담, 상대 공격의 조기 차단도 볼 수 없었다.
사실 긱스와 스콜스의 기량, 특히 기동력의 저하는 이미 여러 차례 드러난 문제이다.
이번 시즌에도 잔부상에 시달리며 부상 복귀 이후 몇 경기 치르지 못한 이 선수들은
예전에 보여주었던 어마어마한 활동량과 환상적인 순간 움직임이 차츰 줄어들었고
제한된 움직임은 수비에게 쉽게 방어할 수 있는 기회를 주면서 공격 전개도 방해했다.
긱스는 세트피스에서는 여전히 좋은 킥 감각을 보여주고 있기는 하지만
윙어로서 갖추어야 할 기본적인 돌파 능력이 거의 사라진 모습이 대부분이고,
스콜스 역시 상대 미드필더들의 강한 압박에 차츰 밀려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윙어가 측면을 뚫지 못하고 미드필더가 중원을 장악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더이상 선수로서 피치 위에서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는 말과 다름 아니다.
물론 그렇다고 긱스와 스콜스 정도의 선수를 쉽사리 버릴 수는 없는 것도 사실이다.
아직까지 순간적으로 번뜩이는 기지와 창의성은 그들이 가진 커다란 경쟁력이고
어느 누구보다도 풍부한 경험 역시 어려운 경기에서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의 위치는, 장기 부상중인 네빌과 함께, 계륵인지도 모를 일이다.
버리기는 아깝지만 또 그렇다고 마음놓고 기용하기에는 역시 문제가 있는 정도.
그렇다면 과연 그들을 어떻게 대우해야 하는가에 대한 문제는 진지하게 생각해야 한다.
개인적으로는, 좀 더 진지하고 빠른 세대 교체가 필요한 것이 아닌가 생각되지만,
또 간혹 보여지는 그들의 환상적인 활약은 그러한 생각을 자꾸 멈추게만 한다.
결국 포츠머스전에서부터 이어지는 불운의 늪에서 헤어나온 것은
루니의 도움을 받은 호날두의 "드디어" 터진 시즌 22번째 골이었지만,
사실 그렇다고 루니와 호날두의 움직임이 경기 내내 좋았던 것은 아니다.
네명의 포워드가 쉴새없이 자리를 바꾸며 공격을 풀어나가려던 유나이티드는
긱스와 호날두, 루니의 슈팅이 그야말로 "깻잎 한장" 차이로 골문을 비켜나가고
골문 안으로 향한 것은 캐롤 골키퍼의 선방에 막히며 경기를 쉽게 이끌지 못했다.
물론 이러한 공격진의 부진은 스콜스-안데르송의 후방 지원이 부실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조금씩 맞아들어가지 않았던 패스의 타이밍과 방향이 공격의 흐름을 자주 끊어놓았고
무엇보다 가끔 문제로 지적되는 골 결정력에서의 부족함이 더 눈에 띄었기 때문이다.
또한 몇경기 좋은 모습을 보였던 사하가 또다시 부진하기 짝이 없는 모습을 보이면서
박지성을 빼고 긱스를 유지하며 투입한 사하가 경기에 도움이 되지 않는 꼴을 만들어 버렸다.
스콜스 대신 캐릭을 넣으며 뒷공간을 노리는 전략을 선택하는 것은 좋았지만
사하의 기동력이 발휘되지 않으면 느려진 긱스와 더불어 캐릭을 바보로 만들 뿐이다.
거듭된 불운에 짜증을 낼 수 밖에 없었던 호날두와 루니가
그나마 득점에 성공하며 화풀이를 할 수 있어서 다행이었던 경기의 승리로
아직 경기를 치루지 않은 아스날과 같은 경기수에 승점에서 앞서며 1위를 탈환했다.
물론 아스날의 경기가 끝나면 다시금 순위는 바뀔 수 있지만
그것은 아스날의 경기수 역시 다시금 늘어나는 것을 뜻하기에,
오늘의 승리는 프리미어십 우승에 아주 중요한 밑거름이 될 것이다.
지독한 불운도, 맹폭에는 결국 견디지 못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다음에는 불운하지 말자.
운을 이겨내는 것은 결국 실력이니 실력을 더욱 키워서
그깟 여신에게 굴복하고 무릎꿇는 일이 없도록 하자.















덧글
Sporting 2008/03/16 02:29 # 답글
각자 능력으로 보면 정말 최강의 팀인데, 조직력이란건 참 무서운것 같아요. 늘 뛰던 선수들이 아니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그 팀이 저 모냥이 되어 버리니..긱스의 헤딩이 막혔을때와 에브라의 슈팅이 골대를 맞힐때 오늘 말리겠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정말 그렇게 되어 버렸네요. 지지 않은것이 다행입니다. ^^;
아문 2008/03/16 02:31 # 답글
작년 풀럼전이 생각나는 경기였어요우승하려면 꼭 이겨야 하는 경긴데, 자꾸 안풀리고 답답한 플레이에,
결국 80분쯤에 호날두의 중앙선 돌파슛으로 끝났거든요
맨유는 오늘 승점 3점은 감사히 챙겨가야 할 듯 싶습니다.
엑시아 2008/03/16 02:32 # 답글
후반들어 위치조차 못 잡던 안데르손...;;역시 경험은 경험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맨유는 빨리 어린 선수들을 긱스와 스콜스급의 기량을 갖춘 선수로 만드는게 서둘러야 할 과제라고 느꼈던 경기였습니다.
Lucypel 2008/03/16 12:07 # 답글
Sporting: 게다가 어제는 원래 발을 맞추던 선수들도 헤맸죠. 루니, 호날두, 긱스 정도는 맨날 같이 뛰었는데도 헤매지 않습니까. (한숨)아문: 그래도 이겼으니 괜찮습니다. 그래도 나중에 있을 리버풀이나 아스날 전에서 헤매는 것보다는 더비전에서 헤매는 게 그나마 낫지요. :)
엑시아: 새비지의 터프한 수비가 상당히 좋더군요. 포워드들이 공격적으로 나선 것도 인상적이고. 결국 중앙 미들이 터프한 수비에 뒤로 물러나야 하고 포워드들의 공격도 막으려면 수비적으로 물러나야 하다 보니까, 스콜스도 안데르송도 뒤로 밀린 느낌입니다. 그러다 지워지는 거구요. (흠)
GrayFlower 2008/03/16 18:13 # 답글
요즘은 경기력이 좋지 않아도 결국 승리할 수 있는 팀이 강팀이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아스날보다 한 경기 덜 치른 상황에서 1위 탈환이로군요.^^
Lucypel 2008/03/16 19:01 # 답글
GrayFlower: 그래고 역시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는 팀이 좋아요. (...) 어쨌든 1위 탈환했으니 이제 우승까지 직진만 하면 됩니다. 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