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rts] EPL 29R: ManU vs Bol by Lucypel

Cristiano "Arm-Band The Great" Ronaldo.
오늘 경기의 한줄 요약은 바로 윗 문장.

지난 더비전에 이어 다시한번 요상한 선발 라인업을 구축한 퍼거슨 감독은
네빌도 긱스도 퍼디낸드도 스콜스도 루니도 빠진 유나이티드의 선수들 가운데
바로 호날두의 왼팔을 선택해서 꽤나 무거울 것이 분명한 그 완장을 채워주었다.
그리고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하듯, 완장은 호날두도 춤추게 했다.

사하-테베즈의 다소 생소한 투톱의 옆에 나니와 호날두가 배치되었고
안데르송-플레쳐의 미드필더 조합이 그 뒤를 받치는 형태로 구성된 공격진에서
공격의 중심이자 핵심의 역할을 수행한 것은 다름아닌 "이타적인" 호날두였다.
루니가 빠진 이상 전후좌우 종횡무진 움직이면서 공격을 이끌 선수가 없었고
그 누구보다도 폭발적인 능력을 가진 호날두가 그 역할을 대신하면서
다소 모래알같을 수 있던 사하, 테베즈, 나니를 하나로 묶어낸 것이다.

그러한 호날두의 변신은 돌파 이후 적절한 패스를 다수 보여주는 장면을 만들었고
그 와중에서 자신의 본래 역할인 득점에도 충실하면서 두 골이나 성공시켰다.
혼전 상황에서도 집중력을 잃지 않고 만들어낸 첫번째 득점 장면과
25m 가량 되는 거리에서 기가 막히게 성공시킨 프리킥의 두번째 득점 장면은
호날두가 이번 시즌 최고의 선수로 평가되는 이유를 단적으로 보여줄 따름이었다.
그러면서도 다른 선수들의 공격을 잘 조율하고 도와주는 장면이 더해지면서
점차 유나이티드의 7번이자 주장에 더욱 어울리는 선수가 되어가는 느낌을 주었다.

다소 융화가 잘 되지 못하는 사하, 테베즈, 나니, 안데르송의 공격진을
호날두가 중심에 자리잡으며 잘 묶어내어 공격을 이끌었던 반면,
오셔-비디치-피케-하그리브스로 구성된 수비진은 그야말로 생소했다.

본디 미드필더인 하그리브스가 오른쪽 풀백으로 내려간 점도 이채롭고
그동안 출장하지 못했던 피케가 선발로 나온 것도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하그리브스야 사실 수비적인 위치는 어디에 세워도 능력을 보여주는 편이지만
비디치와 발을 맞춘 피케는 꽤나 불안한 느낌을 만들어내는 원흉이 되고 말았다.
물론 그렇게 불안해진 것에 비하면 보이지 않게 묵묵히 자기 일을 잘해낸 피케지만
몇차례 공을 처리하는 장면에서는 여전히 불안함을 보이며 가슴을 졸이게 만들었다.

후반 중반에 들어서면서 코피를 멈추지 못했던 비디치 대신 브라운이 투입되고
이후에 사하와 안데르송 대신 루니와 스콜스가 투입되며 몸상태를 점검했다.
하지만 후반부터 절실함이 더해져 맹렬한 공격을 시도하는 볼튼의 기세와
충분히 앞서나가는 유나이티드의 느슨한 심리가 더해져 공격은 무뎌졌고,
몇차례의 완벽한 역습 상황에서 모래알스러운 움직임이 나오며 추가 득점에 실패했다.
그 과정에서 징계에서 복귀한 쿠시챡은 나름의 선방을 보이며 클린시트를 기록했고
지난 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인 포스터와의 경쟁을 보다 흥미롭게 만들었다.

더비전에 이어 볼튼전에서도 선수들을 많이 바꿔가며 휴식을 취한 유나이티드는
주말에 있을 리버풀과의 경기를 대비함과 동시에 승점을 챙기며 선두에 복귀했다.
이제 흥미로운 부분은 과연 최근 기세가 좋은 리버풀과의 경기에서도 승리하며
아스날을 완전히 따돌리고 우승까지 질주해 나갈 수 있느냐의 부분이고,
그 과정에서 리버풀전에 출장할 선수들의 명단이 어떨 것인가도 흥미롭다.

오늘 나란히 관중석에서 경기를 관전한 긱스, 캐릭 그리고 박지성은
과연 리버풀과의 경기에서 피치 혹은 벤치에 있을 수 있을까?
어느 정도 휴식을 취한 브라운과 루니, 풀타임을 소화한 호날두.
카메라에 잡히지 않은 퍼디낸드와 반 데 사르의 운명은 어떠할까?


덧. 4시 40분에 일어났는데 5시 40분부터 경기를 볼 수 있었다. 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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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朝霧達哉 2008/03/20 10:06 # 답글

    저는 과제로 떡실신당해서 못 봤지 말입니다...orz
  • 아문 2008/03/20 10:42 # 답글

    새벽에 일어나서 봤는데, (덕분에 1교시를 빠질뻔 했지만)
    호날두 팔에 채워진 완장이 참으로 이채롭더군요


  • GrayFlower 2008/03/20 11:15 # 답글

    밀란은 또졌네요..ㅠㅠ 전 다음에 녹화로 중계해준 토트넘과 첼시의 경기를 봤는데 재밌더군요.(무려 8골이 한 경기에서 나왔으니 말이죠.ㅎㅎ)
  • specialone 2008/03/20 21:20 # 답글

    반데사르도 긱스 근처에서 아들과 함께 경기를 보고 있더군요,
    아 그리고 호나우도가 세계 최고입니다.^^
  • Lucypel 2008/03/21 01:29 # 답글

    朝霧達哉: 저는 축구 때문에 떡실신 당해서 숙제를 제대로 못했지 말입니다. ㅇ<-<

    아문: 그러게 말이에요. 고참이 아무도 안 나올줄이야 누가 알았겠습니까. (웃음)ㅒ

    GrayFlower: 정말, 밀란은 기동력 부족의 과제가 치명적인 느낌입니다만, 후반 막판 궁지에 몰려 선택한 4-3-3도 꽤나 매력적이더군요. 질라르디노를 깊게 박아놓고 파투와 팔로스키, 물론 카카가 나와도 괜찮을 포워드들이 뒤를 받쳐주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역시 수비수를 줄이고 전후좌우로 넓게 후빌 공격수를 넣는 편이 밀란에게 좋은 것 같아요.

    specialone: 그랬군요. 저는 보지 못했었는데, 역시나 입니다. 어쨌든, 호날두보다 루니가 최고에요! (..)
  • FrontierJ 2008/03/21 11:47 # 답글

    저는 호날두를 좀 짜게 보는 면이 있어서 말이죠. 물론 기록은 대단하지만..
    막상 호날두가 아직도 "약자에겐 강하고 강자에겐 약한" 일면을 보이고 있는것도 그렇고.

    솔직히 아직까지 멘유에선 긱스와 루니가 더 높은 레벨이라고 봅니다.
    호날두와 카카가 붙는 모습을 보고 싶었는데.. 그건 잘 안됐네요.

    특히 저번에 포르투갈 vs 이탈리아에서 칸나바로에게 철통같이 막혀버린 호날두..
    한 2년정도는 더욱 성장할 필요가 있으리라 봅니다.
  • 비타민 2008/03/21 15:19 # 답글

    볼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호날두는 끝이 보이지 않는 선수라는 느낌입니다. 아직도 젊은 나이인데 언제까지 진화할런지...
  • Lucypel 2008/03/21 16:15 # 답글

    FrontierJ: 긱스는 레벨은 높지만 그걸 풀어낼 체력이 상당부분 사라진 상태죠. 루니의 레벨이 높다는 점은 어느 부분에서는 동감합니다. 호날두가 강팀에게 약한 건 강팀일수록 수비 수준이 높아서 호날두를 잘 묶는 데다가, 있는 공간을 활용하는 것이 일품인 호날두와 없는 공간을 만들어 활용하는 루니의 차이가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사실 지금 수준도, 윙에서만 따진다면 그만큼의 준족인 풀백이 아니라면 경기 내내 돌파당하는 게 사실이지요. 더 성장하면야 좋겠지만, 지금 수준이라고 해도 현재 밀란의 수비진으로는 힘들 겁니다. (......)

    비타민: 앞으로도 더 자라야죠. 정신적인 부분에서의 성장도 더 필요하구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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