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rts] EPL 31R: Asnl vs Che by Lucypel

아프리카산 피지컬 머신, 드록바와 아데바요르의 맞대결에서
그런 유형의 선수들을 막을 줄 아는 팀과 그렇지 않은 팀의 승부는
결국 그 막강한 위력의 스트라이커의 발에서 결정되었다.

비록 스탬포드 브릿지였지만, 경기는 아스날의 공세가 더 많아 보였다.
마케렐레를 필두로 단단하게 지켜세우는 첼시의 미드필더에게 다소 막히기는 했지만
사냐와 에보우에의 오른쪽 라인은 수비하지 않는 칼루의 틈으로 공격을 풀어나갔고
클리시와 흘렙의 왼쪽도 어떻겐가 좋은 공격을 몇차례 만들어 주었다.

하지만 문제는 테리가 철썩같이 아데바요르에게 붙어서 수비에 임했고
에보우에는 잘 풀어간 공격을 허공으로 날려버리는 일밖에 하지 않았다.
파브레가스와 플라미니가 중원에서 그닥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하는 동안
측면에서의 공격이 결국 마무리로 이어지지 못하며 아쉬움을 남긴 것이다.

이러한 갈증은 후반에 나타난 세트피스 상황에서 사냐가 득점하며 다소 해결되었다.
풀백인 사냐가 코너킥 상황에서 공격에 가담했고 칼루가 그를 수비함에 따라
사실상 사냐는 완전히 자유로운 상황에서 파브레가스의 코너킥을 머리에 맞췄다.
그저 무링요가 작년에 써먹었던 전략, 전술을 그대로 사용하기 바쁜 그랜트는
칼루에게 수비라는 것을 미처 가르치지 못한 듯 세트피스에서 무너졌다.

그러나 첼시에게는 드록바가 있었다.
전반에는 무릎 근처에 이상을 느끼며 정상이 아닌 듯 보였던 드록바가
실점 이후 아넬카를 투입하며 공격의 칼날을 날카롭게 벼린 첼시의 최전방에 서며
최근 부진의 늪에 빠져있는 아스날의 수비진을 유린하고 득점에 성공해냈다.
콜로 투레와 윌리엄 갈라스는 상당히 좋은 센터백들이기는 하지만
드록바같은 묵직한 포워드를 상대하기에는 무게감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고
어설프게 공을 걷어내려고 시도하는 장면은 드록바에게는 먹이와 같았다.

드록바와 같은 성향의 포워드를 제압하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피지컬을 지닌 수비수가 밀착 방어하며 공격을 방해해야 한다.
마치 테리가 아데바요르를 괴롭히고 제압했던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투레와 갈라스는 그러기에는 다소 가벼운 감이 없지 않았고
그들을 도와 드록바를 고립시킬 수비형 미드필더의 존재도 없었다.

아스날에게 또 한 가지 뼈저린 점은 사냐가 쓰러졌다는 점이다.
경기 내내 아스날에서 가장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던 사냐가 쓰러지면서
에보우에를 풀백으로 내리고 디아비를 왼쪽 윙어로 투입해야만 했던 아스날은
결국 포백의 균형이 무너지면서 순식간에 역전골까지 실점하고 말았다.
비단 오늘 경기 뿐만 아니라 남아있는 시즌 일정을 생각한다고 해도
사냐의 부상은 얇은 아스날의 선수진을 생각하면 상당한 부담일 듯 하다.

맨유가 리버풀을 가볍게 제압하면서 갈길이 바빠진 아스날과 첼시는
누가 이기든 지는 쪽은 우승 경쟁에서 상당한 부담을 안아야만 했고,
그러한 부담감은 신이라 불리우는 사나이, 드록바만이 꿋꿋이 버텨내었다.
경기 내내 좋은 모습을 보인 것은 조 콜 쪽이 좀 더 나은 편이라고 생각되지만
어쨌든 푸른 옷의 사람들을, 그리고 그랜트 감독은 구해낸 것은 드록바였다.

이로써 5연승을 달려 나간 유나이티드가 선두로 질주해나간 가운데
첼시가 5점, 아스날이 6점 뒤에서 유나이티드를 뒤쫓아야만 하는 상황이 되었다.
또한 아스날은 최근 다섯 경기에서 4무 1패라는 최악의 기록을 남기며
얇은 선수층과 어린 선수들의 체력, 경험의 문제가 추락의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첼시 역시 어떻게든 이기고는 있지만 이미 한심해진 그랜트의 능력은 문제다.

이제 그야말로 최종 국면에 접어들고 있는 이번 시즌 프리미어십의 향방은
과연 어느 팀에게로 돌아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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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바죠 2008/03/24 07:21 # 답글

    잘 읽고 갑니다.
    그런데, 아스날, 최근 성적이 말이 아니군요!
  • 朝霧達哉 2008/03/24 07:57 # 답글

    아스날...진짜 안습날이 되버렸군요...-_-
  • GrayFlower 2008/03/24 08:10 # 답글

    플라미니 선수가 계약만료 되어서 밀란으로 올 날만 기다리고 있습니다.(어제는 조금 부족했다지만 볼 수록 마음에 든단 말이죠~^^ㅎ)
  • Lucypel 2008/03/24 10:39 # 답글

    바죠: 그러게 말입니다. 갑자기 무너지니, 참 신기하기도 하지요;

    朝霧達哉: 그래도 첼시 상대로 잘 해줬는데 말입니다. 드록바의 마무리가 상당히 치명적일 따름입니다.

    GrayFlower: ... 미들은 가투소-피를로-카카로 부족하십니까...
  • glasscage 2008/03/24 11:03 # 답글

    오오~ 부활절날 부활하신 드록신을 찬양하라 !!
    드록바 떠날테면 떠나라! 하는 마음이었는데 어제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 ViceRoy 2008/03/24 14:10 # 답글

    드록바와 아데바요르의 차이가 있다면 드록바는 자비심 없는 신이고 아데바요르는 자비롭다[?]는 거죠.

    아데바요르가 슛 쏜게 한두번밖에 안되었고, 그나마도 키퍼 정면이었다는 거 생각하면 아스날 정말로 다른 거물 공격수가 필요하다는 생각도 듭니다.
  • Lucypel 2008/03/24 23:52 # 답글

    glasscage: 드록바, 이제 슬슬 나이가 영향을 줄 때가 되기는 했어도, 아직 건재하더군요.

    ViceRoy: 사실 드록바도 전반에는 꽤나 자비로웠는데 말입니다. (웃음)
  • 홍돈 2008/03/25 00:54 # 답글

    플라미니 요즘 아주 폼이 좋지요 흐흐..불과 일년전까지만 해도 자리가 위태하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왔었는데...ㅎㅎ드록신의 나이따윈 관계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 저런 상태라면 앞으로 최소 2년은 써먹을 수 있습니다. 어제 수비진영에서 날라오는 공중볼 다 컷해주는데 역시 대단한 피지컬이라는 생각 밖엔.....확실히 전반에는 많이 자비로웠죠.ㅎㅎ1 대 1찬스에서도 과감하게 놓쳐(?)주시고...뭐 칼루신도 골문 바로 앞에서 헛스윙 해주시는 등 많이 자비를 베푼 덕에 2골만 선사하신겝니다. 껄껄

    아스날은 개인적으로 보기엔 아데바요르를 대신할 포워드(벤트너 이외의)와 2선에서 활발하게 움직여줄 반페륜와 견줄 수 있는 선수, 그리고 세스크나 질베르투 실바의 대용자원이 절실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시즌 초중반에 보여줬던 포스가 안 나온게 저 선수들의 체력저하나 여타 문제들의 탓이 가장 크다고 보거든요. 에두아르도가 있긴 하지만 내년 시즌 초중반까진 아웃이니....현재 링크된 아르샤빈같은 선수를 영입하는 것도 좋을 것 같군요.(공식레터를 조만간 보낸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말이지요.)

    반면 첼시는 일단 감독 좀........................
  • Lucypel 2008/03/25 10:37 # 답글

    홍돈: 플라미니야 실바의 공백을 잊게 만드는 정도지요. 사실 램파드-발락 라인이 얼마나 해줄까 생각을 했었는데, 나름 활발했지만 세스크와 플라미니가 모두 수비적으로 나서니 역시 그닥 활약하지는 못하더군요. 개인적으로는 드록바-아넬카 투톱이 슬슬 발이 맞아가는 것 같아서 무섭습니다. 둘 다 피지컬 좋고 둘 다 발재간 있고 둘 다 속도도 있으니 상대로서는 무섭지요. 첼시의 두골, 드록바가 마무리짓기는 했지만 아넬카의 도움도 잊어서는 안 될 겁니다. 아스날이야 반 페르시 정상 컨디션 돌아오고 에두아르도 돌아오면 포워드가 문제는 없겠지요. 어린 선수들이니만큼 체력과 경험 문제는 시즌 중후반에 상위권에 있으면 당연히 나타날텐데, 웽거 감독의 쇼타콘 기질(?) 때문에 아마 이런 문제는 언제나 아스날을 괴롭히겠죠. 반면 첼시는 일단 감독 좀......................
  • 홍돈 2008/03/26 00:21 # 답글

    그래서 또 다른 소식통을 보니 좀 경험많아뵈는 미드필더들과도 링크가 되고 있는 모양이더군요.
    어떻게 보면 참 신이 공평하기도 하고 말입니다. 쇼타콘ㅋㅋㅋㅋ뭐 맞는 말씀이지요~ 일본에서
    벵거감독을 정의하는 지론인 '16세론'이 괜히 나온 말이 아니니까요;
  • Lucypel 2008/03/26 10:08 # 답글

    홍돈: 그래도 개인적으로 루니, 토레스 정도는 아직 20대 초반임에도 체력적인 부분과 정신적인 부분까지 상당히 완성된 선수라고 봐요. 파브레가스는 정신적인 부분이 살짝 다혈질이고, 메시는 그 몸으로 그렇게 뛰다가는 언제 쓰러질지 모를 것 같아서 제외입니다. (먼산) 어쨌든 쇼타콘 교수님이라니, 초큼 무섭군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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