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rts] UCL 4강 1차전: ManU vs Milan

호나우두와 카카의 맞대결의 승자는 루니였다.

사실상 밀란의 전술에 맨유가 말려들어갔던 경기라고 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최전방의 질라르디노와 카카에게만 공격적인 역할을 부여한 안첼로티 감독은
포백과 4명의 미드필더에게 수비적인 움직임을 갖도록 지시한 것으로 보였다.
이에 반해 퍼거슨 감독은 3명의 중앙 미드필더 플레쳐-캐릭-스콜스를 기용하고
공격은 루니-긱스-호나우두에게만 맡겨 놓는 수비적인 전술로 임했다.

하지만 밀란의 포백은 주전 선수들이었고, 맨유의 포백은 매우 새로운 조합이었다.
결국 말디니와 네스타는 루니를 어느 정도 막아내는 데 성공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브라운과 에인세는 카카의 2선 돌파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오늘의 경기를 통해 결국 에인세는 센터백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것이 증명되었고,
에브라와의 호흡은 임시 방편일 뿐이라는 결과를 초래한 데다가, 에브라는 경고 누적이 되었다.
반면 밀란의 포백과 미드필더들은 맨유의 공격진과 미드필더 사이의 공간을 완전히 점거하고
맨유가 자랑하는 빠른 패스를 통한 공격을 원천 봉쇄하는 데 성공했다.

그 결과 전반 초반 세트피스를 통해 선취골을 올렸던 맨유였지만
필드 플레이에서는 전혀 강력한 모습을 보이지 못하는 아쉬움을 남겼고,
카카는 전광석화같은 돌파와 정확한 마무리를 통해 두 골이나 넣는 기염을 토했다.
특히 두번째 골은 에인세와 에브라가 겹치는 치명적인 수비 실수를 틈탄 득점이었기 때문에
맨유에게는 더욱더 뼈아픈 실점임과 동시에 밀란에게는 보다 기쁜 득점으로 남았다.

그러나 밀란의 수비진은 후반 들어 금방 어그러지기 시작했다.
말디니와 가투소가 빠진 수비진과 미드필더 라인은 맨유에게 공간을 허용하기 시작했고,
그 틈을 놓치지 않은 스콜스와 긱스가 빠르고 창조적인 패스로 루니에게 기회를 주었다.
결국 루니는 특유의 간결하면서도 강력한 슈팅을 선보이며 경기를 뒤집어 놓았다.

개인적으로는 퍼거슨 감독의 선택에 아쉬움이 남는다.
물론 피를로-카카-질라르디노로 이어지는 밀란의 공격력에 대한 대책도 중요했지만,
사실상 붕괴된 수비진이 결국은 실점할 것을 대비하고 공격에 열을 올렸어야 하지 않나 싶다.
즉, 평소처럼 4-4-2의 전형으로 공격적인 경기 운영을 시도하는 것이 어땠을까 하는 것이다.
하지만 후반 들어 스콜스의 공격 가담이 늘어나면서 보다 좋은 흐름으로 이어나간 것은
역시 퍼거슨 감독이 명장으로서 경기의 흐름을 읽고 대처하는 능력이 뛰어남을 보여줬다고 생각된다.

제3자의 입장에서는 가장 재미있는 경기 흐름이었던 역전과 재역전의 3대2.
홈인 맨유는 2골이나 내줘서 힘들고, 원정인 밀란은 경기를 졌으니 힘들다.
다음주 산 시로에서 펼쳐지는 경기에서 과연 결국 웃는 쪽은 어느 쪽이 될 것인가.
카카와 호나우두의 맞대결은 아직 한 경기가 남아있다.
하지만 또 루니가 웃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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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ucypel | 2007/04/25 16:55 | Review: UCL/UEFA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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