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06월 27일
[Sports] Euro 2008: Russia vs Spain
히딩크의 신화는 다시 한번 4강까지만 이어졌고
드디어 참을 줄 알게 된 스페인은 결승으로 순항했다.
아르샤빈을 앞세워 네덜란드를 격파하며 4강에 올랐던 러시아는
네덜란드와는 또다른 축구를 하는 스페인을 상대로 새로운 전략을 세워야만 했다.
공격진의 끊임없는 스위칭과 뒷공간을 노린 날카로운 패스로 속도전을 하는 네덜란드와 달리
두터운 미드필더 진영에서 정확한 패스를 통해 천천히 상대를 몰아붙이는 스페인의 축구는
상대적으로 개인 기량이 떨어지는 러시아에게 더욱 어려운 상대일 수 밖에 없었다.
속도전의 네덜란드는 수비들의 간격 유지를 통해 공간을 주지 않으면 막을 수 있고
공격적인 순간에는 수비진을 끌어올림으로써 오프사이드 트랩을 이용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중원에서의 패스를 통해 흐름을 잡고 점유율을 늘려나가는 방식의 축구는
마찬가지로 중원에서의 힘싸움을 통해 점유율을 빼앗지 않으면 제압할 수 없었다.
결국 러시아 역시 천천히 패스를 돌리며 공을 소유하는 방식의 경기를 진행했고
이것은 전반 내내 어찌되었든 대등한 경기 양상을 가져가는 데에 도움을 주었다.
하지만 결국 이러한 방식의 맞대결은 중원 장악력의 직접적인 비교로 이어지고
객관적으로 공을 소유하고 지켜내는 능력에서 앞서는 스페인을 상대하기에
러시아 미드필더들의 기량은 아직까지는 세계 정상급이라고 부르기에 무리가 있었다.
특히 전반 막판 불의의 부상을 당한 비야 대신 파브레가스가 스페인에 투입되면서
스페인의 미드필더가 다섯명으로 늘어나며 러시아의 경기를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
다소 결과론적인 말이기는 하지만, 비야의 부상으로 인한 파브레가스의 투입은
전반 내내 러시아와 대등한 경기를 하며 쉽게 경기를 풀지 못했던 스페인에게 호재였다.
단단한 대인 마크와 재빠른 협력 수비로 스페인의 빠른 포워드들을 압박한 러시아에게
토레스와 비야의 투톱은 공을 잡을 수는 있었지만 열린 기회에서의 슈팅을 만들진 못했다.
단단히 준비하고 나온 러시아의 미드필더들에게 공 소유권을 다소 내어준 중원과
답답한 수비에 가로막혀 제대로 공격을 풀지 못한 공격진의 어려움이
비야 대신 파브레가스가 투입되며 동시에 해결될 수 있었던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파브레가스가 선발 출장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아쉬움이 상당히 많다.
오늘 경기에서도 그는 자신의 기량이 절대 뒤지지 않는다고 시위하는 듯 했는데,
투입 직후부터 세나의 옆에서 토레스의 바로 밑까지 좌우를 가리지 않고 움직였고
그와 동시에 샤비나 실바, 이니에스타와 섬세한 패스를 주고 받으며 공격의 핵심이 되었다.
넓은 활동 범위와 많은 활동량, 어느 미드필더에 뒤지지 않는 시야와 패스 능력까지,
중원에서는 숫자 싸움에서 유리함을 만들어내며 점유율을 높이는 효과를 내었고
공격에서는 짧은 2대1 패스로 상대 수비를 허물어내는 능력을 보여주었다.
전반 34분에 투입된 파브레가스의 효과는 후반이 되자 완벽하게 드러났다.
전반에는 러시아에게 더 많은 점유율을 내어줬던 스페인이 주도권을 되찾으면서
중원에서의 짧은 패스들이 보다 많아지고 이것은 곧 공격 작업으로 연결되었다.
이것은 곧장 후반 50분에 이니에스타의 왼쪽 측면 공략으로 이어졌고
오랜 시간 호흡을 맞춰온 바르샤의 조합은 이니에스타에서 샤비로 이어져
순식간에 러시아의 수비진을 무너뜨리며 멋진 선제골로 연결되었다.
전반 내내 다소 부족한 전력으로도 최선을 다해 대등한 경기를 가져가던 러시아가
선제골을 허용하며 더욱 공격적으로 임해야 하는 상황을 맞이한 것은 좋지 못했다.
전반 파블류첸코의 날카로운 슈팅들이 아쉽게 골문을 빗나간 가운데
러시아 공격의 핵심인 아르샤빈과 지르코프의 왼쪽 측면 공격이
세나와 푸욜, 그리고 라모스의 완벽한 수비로 거의 차단당했고,
도리어 실바와 라모스의 공격을 수비하느라 힘겨운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선제골을 실점했음에도 공격의 활로를 찾지 못한 러시아의 선수들은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차츰 기세를 잃어갔고, 그것은 곧 패배로 이어졌다.
선제골이 나옴에 따라 기세가 꺾인 러시아를 상대로 스페인은 여유를 가질 수 있었다.
러시아가 셈쇼프 대신 발라레치노프를, 사엔코 대신 시체프를 투입하며
보다 공격적인 모습을 보였음에도 공격을 잘 풀지 못하며 점차 힘을 잃어가자,
스페인은 샤비 대신 알론소를 투입하여 보다 무게 중심을 뒤로 옮기는 것과 동시에
토레스 대신 구이사를 투입하여 상대에게 여전히 수비할 수 밖에 없도록 강요했다.
토레스보다 빠르고 강력하지는 않지만 빼어난 결정력을 지닌 구이사는
그 울듯한 얼굴로 느슨해진 러시아의 수비진을 휘젓고 다녔으며,
자신의 대표 선수로서의 두번째 골이자 이번 대회 두번째 골을
러시아의 오프사이드 트랩을 완전히 무너뜨리며 성공시켜 러시아도 무너뜨렸다.
후반 73분에 터진 구이사의 쐐기골로 러시아는 완전히 집중력을 잃어버렸고
후반 82분에 터진 실바의 추가골은 더이상 경기를 진행할 힘마저 사라지게 했다.
오늘의 스페인이 과거의 스페인과 달랐던 점은 그 침착한 대응에 있었다.
러시아의 완강한 경기 운영에 다소 답답할 수 있었던 전반을 치뤘음에도 불구하고
지나치게 호전적이 되거나 실망하여 늘어지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으며,
도리어 차분히 기다리며 자신들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며 기회를 만들었다.
화려하지만 실속이 없었던 과거에 비해 성숙된 경기 운영을 보이며
러시아라는 상당히 까다로운 상대를 잘 요리해 낸 것이다.
비야가 부상으로 결승전 출장이 불투명해졌고 토레스가 여전히 강한 수비에 시달려도
파브레가스와 실바, 이니에스타가 활약하는 공격진의 짜임새는 더욱 좋아졌고
샤비와 세나, 알론소가 받치는 중원 역시 어떤 팀에도 뒤지지 않는 모습이다.
지역색과 같은 이유로 조직력이 저하되는 모습도 거의 보이지 않고 있는 스페인이
그 특유의 패스 게임을 해나가면서 침착하고 차분하기까지 하다면
분명 이번 대회의 우승은 스페인의 것이라고 생각해도 좋을 것이다.
Match Centre (from EURO 2008 Official Website)
EURO 2008: Fixtures & Results
드디어 참을 줄 알게 된 스페인은 결승으로 순항했다.
아르샤빈을 앞세워 네덜란드를 격파하며 4강에 올랐던 러시아는
네덜란드와는 또다른 축구를 하는 스페인을 상대로 새로운 전략을 세워야만 했다.
공격진의 끊임없는 스위칭과 뒷공간을 노린 날카로운 패스로 속도전을 하는 네덜란드와 달리
두터운 미드필더 진영에서 정확한 패스를 통해 천천히 상대를 몰아붙이는 스페인의 축구는
상대적으로 개인 기량이 떨어지는 러시아에게 더욱 어려운 상대일 수 밖에 없었다.
속도전의 네덜란드는 수비들의 간격 유지를 통해 공간을 주지 않으면 막을 수 있고
공격적인 순간에는 수비진을 끌어올림으로써 오프사이드 트랩을 이용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중원에서의 패스를 통해 흐름을 잡고 점유율을 늘려나가는 방식의 축구는
마찬가지로 중원에서의 힘싸움을 통해 점유율을 빼앗지 않으면 제압할 수 없었다.
결국 러시아 역시 천천히 패스를 돌리며 공을 소유하는 방식의 경기를 진행했고
이것은 전반 내내 어찌되었든 대등한 경기 양상을 가져가는 데에 도움을 주었다.
하지만 결국 이러한 방식의 맞대결은 중원 장악력의 직접적인 비교로 이어지고
객관적으로 공을 소유하고 지켜내는 능력에서 앞서는 스페인을 상대하기에
러시아 미드필더들의 기량은 아직까지는 세계 정상급이라고 부르기에 무리가 있었다.
특히 전반 막판 불의의 부상을 당한 비야 대신 파브레가스가 스페인에 투입되면서
스페인의 미드필더가 다섯명으로 늘어나며 러시아의 경기를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
다소 결과론적인 말이기는 하지만, 비야의 부상으로 인한 파브레가스의 투입은
전반 내내 러시아와 대등한 경기를 하며 쉽게 경기를 풀지 못했던 스페인에게 호재였다.
단단한 대인 마크와 재빠른 협력 수비로 스페인의 빠른 포워드들을 압박한 러시아에게
토레스와 비야의 투톱은 공을 잡을 수는 있었지만 열린 기회에서의 슈팅을 만들진 못했다.
단단히 준비하고 나온 러시아의 미드필더들에게 공 소유권을 다소 내어준 중원과
답답한 수비에 가로막혀 제대로 공격을 풀지 못한 공격진의 어려움이
비야 대신 파브레가스가 투입되며 동시에 해결될 수 있었던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파브레가스가 선발 출장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아쉬움이 상당히 많다.
오늘 경기에서도 그는 자신의 기량이 절대 뒤지지 않는다고 시위하는 듯 했는데,
투입 직후부터 세나의 옆에서 토레스의 바로 밑까지 좌우를 가리지 않고 움직였고
그와 동시에 샤비나 실바, 이니에스타와 섬세한 패스를 주고 받으며 공격의 핵심이 되었다.
넓은 활동 범위와 많은 활동량, 어느 미드필더에 뒤지지 않는 시야와 패스 능력까지,
중원에서는 숫자 싸움에서 유리함을 만들어내며 점유율을 높이는 효과를 내었고
공격에서는 짧은 2대1 패스로 상대 수비를 허물어내는 능력을 보여주었다.
전반 34분에 투입된 파브레가스의 효과는 후반이 되자 완벽하게 드러났다.
전반에는 러시아에게 더 많은 점유율을 내어줬던 스페인이 주도권을 되찾으면서
중원에서의 짧은 패스들이 보다 많아지고 이것은 곧 공격 작업으로 연결되었다.
이것은 곧장 후반 50분에 이니에스타의 왼쪽 측면 공략으로 이어졌고
오랜 시간 호흡을 맞춰온 바르샤의 조합은 이니에스타에서 샤비로 이어져
순식간에 러시아의 수비진을 무너뜨리며 멋진 선제골로 연결되었다.
전반 내내 다소 부족한 전력으로도 최선을 다해 대등한 경기를 가져가던 러시아가
선제골을 허용하며 더욱 공격적으로 임해야 하는 상황을 맞이한 것은 좋지 못했다.
전반 파블류첸코의 날카로운 슈팅들이 아쉽게 골문을 빗나간 가운데
러시아 공격의 핵심인 아르샤빈과 지르코프의 왼쪽 측면 공격이
세나와 푸욜, 그리고 라모스의 완벽한 수비로 거의 차단당했고,
도리어 실바와 라모스의 공격을 수비하느라 힘겨운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선제골을 실점했음에도 공격의 활로를 찾지 못한 러시아의 선수들은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차츰 기세를 잃어갔고, 그것은 곧 패배로 이어졌다.
선제골이 나옴에 따라 기세가 꺾인 러시아를 상대로 스페인은 여유를 가질 수 있었다.
러시아가 셈쇼프 대신 발라레치노프를, 사엔코 대신 시체프를 투입하며
보다 공격적인 모습을 보였음에도 공격을 잘 풀지 못하며 점차 힘을 잃어가자,
스페인은 샤비 대신 알론소를 투입하여 보다 무게 중심을 뒤로 옮기는 것과 동시에
토레스 대신 구이사를 투입하여 상대에게 여전히 수비할 수 밖에 없도록 강요했다.
토레스보다 빠르고 강력하지는 않지만 빼어난 결정력을 지닌 구이사는
그 울듯한 얼굴로 느슨해진 러시아의 수비진을 휘젓고 다녔으며,
자신의 대표 선수로서의 두번째 골이자 이번 대회 두번째 골을
러시아의 오프사이드 트랩을 완전히 무너뜨리며 성공시켜 러시아도 무너뜨렸다.
후반 73분에 터진 구이사의 쐐기골로 러시아는 완전히 집중력을 잃어버렸고
후반 82분에 터진 실바의 추가골은 더이상 경기를 진행할 힘마저 사라지게 했다.
오늘의 스페인이 과거의 스페인과 달랐던 점은 그 침착한 대응에 있었다.
러시아의 완강한 경기 운영에 다소 답답할 수 있었던 전반을 치뤘음에도 불구하고
지나치게 호전적이 되거나 실망하여 늘어지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으며,
도리어 차분히 기다리며 자신들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며 기회를 만들었다.
화려하지만 실속이 없었던 과거에 비해 성숙된 경기 운영을 보이며
러시아라는 상당히 까다로운 상대를 잘 요리해 낸 것이다.
비야가 부상으로 결승전 출장이 불투명해졌고 토레스가 여전히 강한 수비에 시달려도
파브레가스와 실바, 이니에스타가 활약하는 공격진의 짜임새는 더욱 좋아졌고
샤비와 세나, 알론소가 받치는 중원 역시 어떤 팀에도 뒤지지 않는 모습이다.
지역색과 같은 이유로 조직력이 저하되는 모습도 거의 보이지 않고 있는 스페인이
그 특유의 패스 게임을 해나가면서 침착하고 차분하기까지 하다면
분명 이번 대회의 우승은 스페인의 것이라고 생각해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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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y | 2008/06/27 07:50 | Review: UCL/UEFA | 트랙백 | 덧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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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은 다양한 공격 옵션을 사용함으로써 상대 수비를 허무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는것 같습니다.
경쟁을 통해서 미드필드 진의 분발을 촉구합니다.
아울러 토레스-->구이사 변환 카드도 아주 좋은 방식인것 같습니다.
공격진도 마찬가지입니다. 골을 넣을 시간을 한정시켜 줌으로써, 더욱더 골을 넣어야한다는 채찍을 들고 있습니다.
물론, 공격 스타일이 다르기 때문에 더욱더 파괴적인 변화가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