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rts] Euro 2008: Croatia vs Germany

폴란드전에서 멋지게 승리하며 쾌조의 출발을 보였던 독일이
복병 크로아티아를 맞이하며 시종일관 무기력한 경기를 펼치며 일격을 당했다.

독일의 가장 큰 문제는 수비 불안과 결정력 부족이었다.

올리치를 원톱으로 배치하고 모드리치로 그 뒤를 받친 크로아티아의 공격진은
라키티치와 스르나의 좌우 윙어와 크란차르로 구성된 미드필더들의 패스가 돋보였다.
짧은 패스가 연이어 이어지는 패싱 게임까지 이어질 정도는 아니었지만
간결한 패스가 두어번 연결되면 재빨리 움직여 독일 수비를 무너뜨렸다.
공이 한번 안으로 투입되었다가 빠져나오면서 만들어낸 공간을 적극적으로 이용해서
두터운 중원과 적극적인 측면 공격을 최대한 활용하는 모습이었다.

반면 독일은 이러한 공격 패턴에 쉽사리 무너지며 약점을 드러냈다.
발락과 프링스로만 구성된 중앙 미드필더 조합은 수비에서의 압박이 약했고,
포백 라인은 크로아티아의 흔들기에 계속 흔들리며 공간을 내어주고 말았다.
공을 따라 순식간에 압박하기는 하지만 바로 이어지는 패스에 무너지는 수비진은
어수룩한 압박의 전형을 보여주며 크로아티아에게 농락당하는 모습이었다.

특히 전반 24분 스르나의 선제골은 그런 독일의 약점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장면이었다.
단 한번의 원투 패스에 왼쪽 측면의 공간을 완벽하게 내어준 독일 수비진은 문제였고
반대편에서 정신을 놓고 있던 얀센의 뒤로 돌아들어온 스르나의 움직임은 날카로웠다.
이 장면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역시 안이한 움직임을 보인 얀센이겠지만
애초에 정확한 크로스를 올리도록 쉽게 내어둔 오른쪽과 중앙 수비도 만만치 않았다.

독일로서는 그나마 크란차르의 상태가 그닥 좋지 못했음에 안도해야 할 것이다.
만약 크로아티아의 중앙 공격을 풀어주던 크란차르의 몸상태가 더 좋았더라면
더 많은 실점을 내어주며 단순한 패배 이상의 큰 충격을 받았을지도 모를 일이다.

물론 수비진이 불안하다고 해서 이길 수 없는 것은 아니지만,
수비가 불안한 가운데 공격진마저 결정력이 부족하다면 절대 이길 수 없다.
다시 한번 4-4-2로 고메즈-클로제 투톱을 내보낸 뢰브 감독의 선택은
부지런히 움직이기는 하지만 결정적인 장면에서 무기력한 고메즈의 약점과
고메즈가 공을 많이 잡을수록 기회가 사라져가는 클로제의 문제가 겹치며
더이상 크로아티아에게 위협적인 장면을 많이 만들어내는 데에 실패하고 말았다.

게다가 두텁게 자리잡은 크로아티아와의 중원 싸움을 위해 프링스와 발락이 무뎌지면서
고메즈의 결정력 부족은 독일 팬들의 아쉬움을 더욱 크게 만들었다.
성실해 보이기는 하지만 문전에서 욕심을 부리는 장면이 상당히 적고,
슈팅을 날린다고 해도 그닥 날카롭지 않은 고메즈의 모습은 꽤 문제였다.
그나마 클로제와 포돌스키 정도가 독일의 결정력있는 포워드라고 생각되고,
프리츠나 프링스는 그닥 득점력이 좋지만은 않은 선수라는 점을 생각하면
고메즈의 이른 교체는 그나마 뢰브 감독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었을 것이다.

전반을 앞서며 마친 크로아티아는 수비적으로 후반에 임했고, 반대로 독일은 공세를 펼쳤다.
하지만 발락이 여전히 중원 싸움에 투입되며 공격적인 날카로움을 보이지 못하고
클로제가 공을 잡는 장면이 거의 나타나지 않으면서 도리어 크로아티아가 좋은 공격을 했다.
독일 선수들이 온통 공격에 나서는 동안 재빨리 역습에 나서는 크로아티나는 날카로웠고,
결국 포돌스키의 불운과 올리치의 행운이 겹치며 추가골을 만들어낸 순간
우승 후보였던 독일에게는 짙은 패배의 그림자가 드리우게 되었다.

그나마 독일에게 희망적인 사실은 슈바인스타이거의 활약이다.
후반 66분에 고메즈를 대신해 들어온 슈바인스타이거는 측면 공격에 활기를 불어넣었고
고립된 클로제를 원톱으로 고정시킨 뒤 포돌스키와 슈바인스타이거로 측면을 공격한 것은
어쨌거나 더 많은 공격 기회를 만들어 독일이 영패를 면하는 데에 기여할 수 있었다.
물론 그렇다고 해도 멍청한 보복 행위로 퇴장당한 것은 절대 희망적인 사실이 아니지만.

똑같이 1승씩을 챙겼던 독일과 크로아티아의 맞대결에서 크로아티아가 승리하면서
B조의 상황은 크로아티아의 단독 질주로 이어지며 예상을 완전히 벗어나게 되었다.
레만 골키퍼보다 한살 많은 젋은 빌리치 감독의 크로아티아가
앞으로 얼마나 좋은 모습을 보여줄 지 기대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Match Centre (from EURO 2008 Official Website)
EURO 2008: Fixtures & Results

by Lucypel | 2008/06/30 00:10 | Review: UCL/UEFA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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