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놀음.
서태지의 최근 행보를 표현하는 가장 좋은 한 단어가 아닐까 싶다.
신선놀음이라고 표현한다고 해서 서태지의 행보를 폄하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많은 중립적인 비평가들에게는 미안한 마음이지만 나는 서태지가 데뷔하던 92년에
무려 국민학교 2학년으로 내 정서가 형성되던 국민학교/초등학교 시절을
온전히 서태지의 영향 아래에서 지내고 마는 속칭 "서태지 세대"이기에,
또 그의 솔로 컴백을 중고등학생 시절에 맞이한 "골수 서태지 세대"이기에
한 이글루 지인의 표현처럼 "서태지의 음악을 내 취향을 토대로 듣기"보다는
"서태지의 음악에 내 취향을 맞추어 듣기"에 익숙한 사람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쨌든 중요한 것은 서태지의 이번 음반은 그러한 신선놀음의 절정이라는 점이다.
본디 신선놀음이라고 하면 외부의 세계와는 완연히 단절된 상태로 살아가는 신선들이
그야말로 자기 입맛대로 하고 싶은 것 하면서 여흥을 즐기는 것을 말하는 법인데,
딱 서태지의 지난 솔로 앨범들과 이번 싱글까지 그런 여흥으로 들리고 있다.
좀 더 직설적으로 말하자면, 서태지는 하고 싶은 걸 하고 있다.
새로운 음악이네, 새로운 시도네, 국내 탑 아티스트네 어쩌네 하는 말들은
그저 서태지라는 "과거의 아이콘"을 가지고 현실에 대입해 보려고 발버둥치는
숱한 찌라시 수준의 저급한 언론들의 과대 해석 혹은 망상으로 생각될 뿐이고,
물론 그런 저질의 언론을 서태지 측에서 적극적으로 이용해먹는 것도 사실이지만,
서태지 본인은 그냥 자신이 하고 싶었던 음악을 하고 있을 따름으로 생각된다.
그 동기가 순수하게 본인의 창작이든 외국의 선진 음악이든 상관없이 말이다.
게다가 서태지에게는, 대단히 행복하게도, 이런 신선놀음에 함께할 만물이 꽤 많다.
고요한 산속에서 신선이 칠현금을 연주하면 주변에 산새와 산짐승들이 함께 하듯,
서태지가 재밌는 음악을 하고 있으면 그 주변에는 충성스런 팬들이 함께 하는 것이다.
혹여 새나 짐승에 비유하는 것에 상처받는 팬이 있다면 또한 신선으로 생각해도 좋다.
한쪽이 음악을 선물하면 반대쪽 신선은 맛있는 음식을 대접할 수 있듯이,
팬들은 서태지에게 그들의 여흥을 즐기게 해준 댓가로 앨범을 구입해주는 것이니까.
그러나 신선놀음이라고 해서 절대로 서태지의 실력이 "수준 이하"라고 평가하는 것은 아니다.
적어도 "국내 공중파"에서는 들어보기 힘들었던 새로운 흐름의 음악을 들고 나온 그는,
네이쳐 파운드라는 이상한 장르는 차치하고라도, 꽤나 밀도 높은 음악을 들려주었다.
이미 예전부터 논란이 되었던 서태지 보컬의 난해한 청해성은 여전히 문제가 되지만
그런 보컬의 약점을 아예 보컬마저 하나의 음원으로 처리하듯 해버림으로써
새로운 느낌을 주는 데에 조금 더 보탬이 되도록 한 것도 꽤나 인상적이었다.
다소 높은 가격과 그에 비해 꽤 적은 곡수의 싱글이기에 또 잔뜩 욕을 먹었고,
전문가들에게는 다소 아쉬운 수준의 음악이기에 또 잔뜩 욕을 먹었지만,
애초에 그런 것에는 신경조차 쓰지 않았던 음반이라면 어떤 느낌일까?
그저 하고 싶은대로, 만들고 싶은대로 만들었을 뿐이고,
몇몇 지인들에게, 그러니까 사랑하는 팬들에게 들려주기 위해서
마치 코믹에 짤막한 단행본 내듯 그런 느낌으로 만든 음반이라면 말이지.
다만 그 "사랑하는 팬들"의 규모가 좀 크다 보니까 사회적으로 이슈가 될 뿐이라면, 말이다.
어쨌든 중요한 건 그런 신선놀음도 서슴없이 감행할 수 있는 서태지는
어쩌면 이 세상에서 가장 부러운 위치에 있는 사람일지도 모른다는 점이다.
그리고 사족 한 가지, 난 이번 싱글이 너무 마음에 들었다.
덧.
헌데 사람들의 눈과 귀와 손이 무서워 이제서야 리뷰를 적는다.
예판때 주문해서 기뻐하고, 물건이 도착했을 때 기뻐하고,
받아보자마자 이삼일동안 근 30번은 돌려들었던 것 같은데,
이제서야 쓸 마음이 생겨서 대충 써내려간 나를 용서하기를 빈다. (근데 누가?)
서태지 8집 - Atomos Part Moai [1st Single]
서태지 노래 / 예당엔터테인먼트
나의 점수 : ★★★★★
서태지의 최근 행보를 표현하는 가장 좋은 한 단어가 아닐까 싶다.
신선놀음이라고 표현한다고 해서 서태지의 행보를 폄하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많은 중립적인 비평가들에게는 미안한 마음이지만 나는 서태지가 데뷔하던 92년에
무려 국민학교 2학년으로 내 정서가 형성되던 국민학교/초등학교 시절을
온전히 서태지의 영향 아래에서 지내고 마는 속칭 "서태지 세대"이기에,
또 그의 솔로 컴백을 중고등학생 시절에 맞이한 "골수 서태지 세대"이기에
한 이글루 지인의 표현처럼 "서태지의 음악을 내 취향을 토대로 듣기"보다는
"서태지의 음악에 내 취향을 맞추어 듣기"에 익숙한 사람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쨌든 중요한 것은 서태지의 이번 음반은 그러한 신선놀음의 절정이라는 점이다.
본디 신선놀음이라고 하면 외부의 세계와는 완연히 단절된 상태로 살아가는 신선들이
그야말로 자기 입맛대로 하고 싶은 것 하면서 여흥을 즐기는 것을 말하는 법인데,
딱 서태지의 지난 솔로 앨범들과 이번 싱글까지 그런 여흥으로 들리고 있다.
좀 더 직설적으로 말하자면, 서태지는 하고 싶은 걸 하고 있다.
새로운 음악이네, 새로운 시도네, 국내 탑 아티스트네 어쩌네 하는 말들은
그저 서태지라는 "과거의 아이콘"을 가지고 현실에 대입해 보려고 발버둥치는
숱한 찌라시 수준의 저급한 언론들의 과대 해석 혹은 망상으로 생각될 뿐이고,
물론 그런 저질의 언론을 서태지 측에서 적극적으로 이용해먹는 것도 사실이지만,
서태지 본인은 그냥 자신이 하고 싶었던 음악을 하고 있을 따름으로 생각된다.
그 동기가 순수하게 본인의 창작이든 외국의 선진 음악이든 상관없이 말이다.
게다가 서태지에게는, 대단히 행복하게도, 이런 신선놀음에 함께할 만물이 꽤 많다.
고요한 산속에서 신선이 칠현금을 연주하면 주변에 산새와 산짐승들이 함께 하듯,
서태지가 재밌는 음악을 하고 있으면 그 주변에는 충성스런 팬들이 함께 하는 것이다.
혹여 새나 짐승에 비유하는 것에 상처받는 팬이 있다면 또한 신선으로 생각해도 좋다.
한쪽이 음악을 선물하면 반대쪽 신선은 맛있는 음식을 대접할 수 있듯이,
팬들은 서태지에게 그들의 여흥을 즐기게 해준 댓가로 앨범을 구입해주는 것이니까.
그러나 신선놀음이라고 해서 절대로 서태지의 실력이 "수준 이하"라고 평가하는 것은 아니다.
적어도 "국내 공중파"에서는 들어보기 힘들었던 새로운 흐름의 음악을 들고 나온 그는,
네이쳐 파운드라는 이상한 장르는 차치하고라도, 꽤나 밀도 높은 음악을 들려주었다.
이미 예전부터 논란이 되었던 서태지 보컬의 난해한 청해성은 여전히 문제가 되지만
그런 보컬의 약점을 아예 보컬마저 하나의 음원으로 처리하듯 해버림으로써
새로운 느낌을 주는 데에 조금 더 보탬이 되도록 한 것도 꽤나 인상적이었다.
다소 높은 가격과 그에 비해 꽤 적은 곡수의 싱글이기에 또 잔뜩 욕을 먹었고,
전문가들에게는 다소 아쉬운 수준의 음악이기에 또 잔뜩 욕을 먹었지만,
애초에 그런 것에는 신경조차 쓰지 않았던 음반이라면 어떤 느낌일까?
그저 하고 싶은대로, 만들고 싶은대로 만들었을 뿐이고,
몇몇 지인들에게, 그러니까 사랑하는 팬들에게 들려주기 위해서
마치 코믹에 짤막한 단행본 내듯 그런 느낌으로 만든 음반이라면 말이지.
다만 그 "사랑하는 팬들"의 규모가 좀 크다 보니까 사회적으로 이슈가 될 뿐이라면, 말이다.
어쨌든 중요한 건 그런 신선놀음도 서슴없이 감행할 수 있는 서태지는
어쩌면 이 세상에서 가장 부러운 위치에 있는 사람일지도 모른다는 점이다.
그리고 사족 한 가지, 난 이번 싱글이 너무 마음에 들었다.
덧.
헌데 사람들의 눈과 귀와 손이 무서워 이제서야 리뷰를 적는다.
예판때 주문해서 기뻐하고, 물건이 도착했을 때 기뻐하고,
받아보자마자 이삼일동안 근 30번은 돌려들었던 것 같은데,
이제서야 쓸 마음이 생겨서 대충 써내려간 나를 용서하기를 빈다. (근데 누가?)
서태지 8집 - Atomos Part Moai [1st Single]서태지 노래 / 예당엔터테인먼트
나의 점수 : ★★★★★
태그 : 서태지















덧글
비밥 2008/08/25 22:10 # 답글
저 역시 서태지는 자신이 하고싶은 음악을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 행보가 정말 그들만의 리그가 된다고 해도 그것또한 즐길 사람 같습니다. 저 역시 그걸 즐길꺼구요
Lucypel 2008/08/26 03:52 #
뭐, 하지만 서태지 정도의 영향력을 갖고 있는 가수가 너무 그들만의 리그에 빠지는 것도 사실 그닥 좋기만 한 일은 아니긴 하지만요. :)
오즈 2008/08/25 22:31 # 답글
전문가들에게 과연 아쉬운 수준의 음악이었을까요. 음악을 제대로 비평해내는 음악평론가는 그리 많이 보이진 않더군요...글 잘읽었습니다. 신선놀음을 하셔서 그리 안늙는 것이었군요...
Lucypel 2008/08/26 03:53 #
도리어 음악 평론가보다는 락 매니아 분들께서 이미 비슷한 시도를 했던 밴드의 음악과 비교했을 때 아주 획기적인 새로움이 없다는 점을 잘 알고 계신지 조금 아쉬워 하시는 분들이 계셨지요. 그나저나 그러고보니 참 안 늙습니다. (먼산)
별빛수정 2008/08/26 01:24 # 답글
저 역시 서태지 세대입니다:) 이번 앨범은 아직 안 샀는데 분위기가 어떨런지... 전 5집이 제일 좋았었어요:)
Lucypel 2008/08/26 03:54 #
짧게 표현하자면, 신기하고 요상하고 재밌어요. (웃음)
Amelie 2008/08/27 23:42 # 답글
저도 어서 사고 싶습니다!모아이만 들어봤는데, 전 여전히 좋더라고요. 흐흐
Lucypel 2008/08/28 00:44 #
어서 사세요! 아직도 안 사시고 뭐하세요~ (웃음)
아이버슨 2009/01/29 17:58 # 삭제 답글
안녕하세요 저는 [서태지리뷰] 카페지기 아이버슨입니다. 저희 카페는 서태지리뷰와 다른뮤지션리뷰글을 볼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 카페 입니다. 다름이 아니라 님이 저희 카페에 지속적으로
님에 글을 올려 주셧으면 하는 바램으로 이 글을 남기고 가네요 좋은 답변 부탁드리겠습니다.
[akdlxlaos17@hanmail.net]
Lucypel 2009/01/29 23:21 #
제 수준 낮은 글들이 어울릴지 모르겠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