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rts] F-1 GPX: Belgium by Lucypel

촉촉한 노면으로 시작한 벨기에 그랑프리는 종반부에 쏟아진 비와 함께
격렬한 배틀과 수많은 논란 거리를 남기며 마무리되었다.

지난 유럽 그랑프리에서 새로운 엔진을 선보이며 선전했던 페라리는
라이코넨에게도 새로운 엔진을 달아주며 시즌 후반 경쟁에 박차를 가했다.
해밀튼에게 폴 포지션을 내어주기는 했지만 2번과 4번 그리드를 차지한 페라리는
적어도 라이코넨이 4번 그리드까지 올라와주며 지난 몇몇 대회 예선에서의 부진을 만회했고,
시작부터 선두 경쟁에 두대의 머신을 모두 투입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그리고 라이코넨은 그러한 페라리의 기대에 멋지게 부응했다.
살짝 젖은 노면 상태에서 대다수의 머신들이 스타트에서 불안했던 가운데
라이코넨은 코발라이넨과 마사를 제치며 재빨리 해밀튼을 압박해냈고,
첫번째 랩이 지나기 전에 해밀튼의 머신이 스핀한 틈을 타 1위를 차지했다.
그리고는 라이코넨 본연의 모습을 보여주며 연이어 패스티스트 랩을 갱신,
두번째 피트 스탑까지 소프트 타이어를 장착한 채 선두를 내어주지 않았다.

하지만 문제는 라이코넨과 해밀튼이 나란히 두번째 피트 스탑을 마친 뒤,
10여 랩이 남은 상황에서 레이스 컨트롤에는 20분 이내 비가 내린다는 예보가 떴고,
두대의 머신이 모두 하드 타이어를 장착한 상황에서 점차 간격이 줄어들기 시작한 것이다.
대회 전부터 하드 타이어에서는 맥라렌이 페라리보다 강세라는 사실이 알려져 있었기 때문에
해밀튼이 라이코넨과의 간격을 줄일 것이라고는 예상할 수 있었지만, 비는 분명한 변수였다.

게다가 이번 시즌 들어 라이코넨은 지독히도 비와 관련해서 불운했다.
또 언급하기도 귀찮은 지난 영국 그랑프리에서처럼 라이코넨은 비와 운이 맞지 않았는데,
이번 그랑프리에서도 어김없이 비는 라이코넨의 발목을 잡으며 소중한 1승을 앗아갔다.
어느덧 굵은 빗줄기가 내리기 시작한 40랩 이후의 상황에서 해밀튼은 거세게 압박했고,
라이코넨은 그런 해밀튼을 침착하게 막아내며 어떻게든 선두를 놓치지 않으려 했다.
하지만 시케인에서의 격렬한 배틀은 해밀튼에게 숏컷을 내어주었고
한번 선두를 빼앗긴 라이코넨은 더욱 공격적으로 주행할 수 밖에 없었다.
여기에 갑작스런 빗줄기에 스핀하고 있는 백마커는 서킷을 더욱 위험하게 만들어
결국 작은 충돌과 어지러운 주행 끝에 라이코넨은 리타이어하고 말았다.

라이코넨의 리타이어 이후 해밀튼은 무리하지 않는 주행으로 체커를 받았고,
경기 내내 3위를 지키던 마사는 라이코넨의 불행으로 말미암아 2위에 올랐다.
하지만 대회 이후 해밀튼의 시케인 숏컷 주행에 대한 징계로 25초 페널티가 가해지며
마사가 1위, 하이드펠트가 2위, 해밀튼은 3위까지 내려앉는 상황이 만들어졌다.

이번 대회의 결과와 이후의 징계는 분명 많은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해밀튼의 주행이 라이코넨과의 배틀로 인한 어쩔 수 없는 것으로 보일 수도 있고,
또한 그런만큼 해밀튼에게 내려진 25초 페널티라는 징계가 과한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해밀튼이 그 주행으로 이익을 얻은 것은 분명한 사실이고
그에 따른 어느 정도의 페널티는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물론, 그 페널티의 수위에 대해서는 함구하겠지만.

결국 시즌 후반부에 접어들어 극심한 불운을 겪었던 라이코넨은
이번 대회의 리타이어로 더이상 시즌 챔피언십에 도전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슬럼프 이전의 기량을 온전히 다시 보여준 이번 그랑프리에서마저 불운이 겹친 것은
정말로 2년 연속 챔피언이라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새삼 느끼게 한다.

대신 페라리 팬들에게는 마사가 어부지리 우승을 차지함에 따라
마사가 해밀튼을 따라잡아 드라이버스 챔피언십을 따내길 바래야 할 듯 하다.
라이코넨과 반대로 시즌 후반부 접어들면서 점차 나아진 기량을 보여주고 있는 마사는
남은 일정 중에 고향인 브라질 그랑프리가 남아있는만큼 좀 더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고,
최근 해밀튼이 좋지만은 않다는 점 역시 그에게는 희망적인 사실일 것이다.

경기 내내 4위를 지켜냈던 알론소와 토로 로소의 베텔, 부르데가 선전한 가운데
대회 막판 광속주행을 보여준 하이드펠트가 4위까지 치고 올라오며 또하나의 이슈를 만들고,
해밀튼, 마사 그리고 라이코넨의 우승 경쟁도 커다란 이슈를 만들며 이번 대회는 끝났다.
해밀튼의 우승으로 좀 더 확실해지는 듯 했던 시즌이 다시금 혼전으로 치달으며
앞으로의 대회들은 팬들을 좀 더 격렬하고 심하게 괴롭히지 않을까 싶다.


덧. 스파 서킷은 정말 예쁜 것 같다. 게다가 서킷도 내 취향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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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별빛수정 2008/09/16 01:04 # 답글

    결국 시케인 숏컷에 대한 규정이 신설되었죠;;; 그리고 역시 스파는 멋진 서킷입니다:)
  • Lucypel 2008/09/16 08:53 #

    위아래로 오르락내리락하는 것이나 좌우로 시케인이 많은 것도 굉장히 역동적인 데다가 그 예쁜 나무들이라니요. ㅠㅠ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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