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재미없었다.
양 팀을 합쳐 피치 위에서 이기려고 노력한 선수는
로베르 피레와 크리스티아노 호날두, 그리고 아주 조금의 루니와 박지성 뿐이었다.
나머지 선수들은 죄다 어물쩡 수비적인 위치에 웅크린 채
16강 진출을 위한 승점 1점에 공격적이고 재미있는 경기를 포기했다.
제대로 된 빅 스트라이커 하나 없이 로시를 원톱으로 내세운 비야레알과
루니의 원톱에 플레쳐와 캐릭, 안데르송을 배치한 4-2-3-1로 수비에 임한 유나이티드는
서로 공격에 숫자를 많이 두지 않고 내려앉은 채 긴 패스에 의존한 공격을 보여주었다.
그나마 양 팀에서 공격에 임했던 선수는 피레와 호날두였다.
아스날에서 환상적인 프렌치 커넥션을 자랑했던 로베르 피레는
벵거 감독의 세대 교체에 휘말려 하이버리를 떠나야만 했었지만,
비야레알로 클럽을 옮겨 많은 나이에도 여전히 훌륭한 기량을 보여주었다.
비록 이제는 체력적인 한계가 다소 빨리 문제로 다가오면서 풀타임은 힘들지만
섬세한 기술에 큰 키와 좋은 체격, 나쁘지 않은 속도가 더해지면서
2선과 측면에서 유나이티드의 수비진을 교란하고 돌파해냈다.
피레가 주로 왼쪽에서 공격했다면 반대편에는 카솔라가 공격에 활로를 열었지만
그것은 화려했고 많은 시간을 썼지만 그닥 효율적이라고 보기는 어려웠다.
유나이티드의 왼쪽 윙어로 나선 나니가 그답지 않게 수비적으로만 움직이면서,
특히 후반 들어서 그닥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틀어막혀 버리고 말았다.
비야레알의 왼쪽에 맞선 유나이티드의 오른쪽은 호날두와 오셔였다.
다른 오른쪽 풀백 자원들에 비해서 가장 수비적인 오셔는 수비만 열심히 했고,
간간히 지공 상황에서 오버래핑을 한 것을 제외하고는 호날두 홀로 공격에 임했다.
이제는 완연히 정상 기량을 찾은 호날두는 동료들의 도움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개인 기량만으로 수비수 두셋을 제쳐내며 공격의 활로를 열려고 노력했다.
물론 그 의도가 팀의 승리를 위한 것인지 개인적인 욕심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반대편의 나니마저도 수비적인 위치에서 꼼짝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최전방의 루니와 호흡을 맞춰 공격에 임할 수 있는 것은 호날두 뿐이었다.
하지만 문제는 원톱으로 나선 루니의 결정력이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이런저런 부상에 시달리면서 잉글랜드 대표팀 소집에도 응할 수 없었던 루니는
베르바토프의 햄스트링 부상으로 어쩔 수 없이 원톱으로 출장할 수 밖에 없었고,
지난 빌라 파크 원정에서처럼 많은 시도에도 불구하고 날카로움을 보이지 못했다.
그래도 지난 경기보다는 나아진 듯도 했고, 좋은 슈팅도 몇차례 보여주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전체적으로 특유의 활동량과 폭발적인 움직임은 나타나지 않았다.
이렇게 수비적인 경기 흐름에서 빛을 발한 것은 역시 수비형 미드필더들이었다.
스페인 대표인 세나가 비록 불의의 부상으로 전반만 소화할 수 밖에 없었던 비야레알도
포백 라인과 적당한 간격을 유지한 채 수비에 임하는 중앙 미드필더 라인의 활약으로
움직여 보려던 안데르송과 루니에게 거의 공간을 내어주지 않으며 수비에 성공했고,
캐릭과 플레쳐가 호흡을 맞춘 유나이티드의 중원 조합도 효율적으로 수비해냈다.
특히 캐릭의 수비는 빠른 발이나 월등한 피지컬, 강력한 태클이 포함되지는 않았지만
아주 적절한 위치 선정과 성실한 움직임으로 상대 공격 흐름을 잘 끊어내었다.
여기에 캐릭의 전매특허인 날카로운 긴 패스로 바로 역습을 만들어내는 것은
부상의 여파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것 같았던 캐릭의 기량이 돌아오는 것을 의미했다.
결국 세나와 캐릭으로 대표되는 양 팀의 수비형 미드필더들이 활약하는 가운데
후반 80분이 되어서야 지지부진했던 경기가 불타오르기 시작했다.
바로 카프데빌라의 경고 누적으로 인한 퇴장으로 숫적 우위를 가져간 유나이티드가
플레쳐, 나니, 캐릭 대신 깁슨, 박지성, 테베즈를 투입하며 공격에 나섰기 때문이다.
안데르송과 깁슨을 중앙에 배치한 채 공격적인 4-4-2로 돌아간 유나이티드는
새로 투입된 박지성과 테베즈가 주로 왼쪽 측면으로 움직이면서 공격을 시도했고
여기에 루니와 에브라 역시 왼쪽 측면 공격에 가담하면서 그나마 활력을 찾게 되었다.
하지만 문제는 여전히 결정력이 부족했다는 점과 호날두의 활약이 줄어들었다는 점,
그리고 후반 80분은 경기를 공격적으로 풀어나가 득점하기에는 너무 늦었다는 점이었다.
이미 많은 시간을 활약한 루니와 에브라의 체력은 상당히 떨어져 있었고
투입된 박지성과 테베즈는 경기에 적응하기에도 시간이 부족해 보였다.
베르바토프 영입 이후 부쩍 욕심이 늘어난 테베즈는 바깥쪽에만 머물렀고
중앙으로 쇄도해 들어가는 박지성에게 연결되는 패스는 그닥 보이지 않았다.
게다가 계속 왼쪽 공격을 시도하자 오른쪽의 호날두는 공을 잡지 못했고
그나마 몇차례 이어지는 패스도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며 짜증만 더하게 했다.
서로 득점에 대한 열의가 거의 없었던 경기가 무득점 무승부로 마무리되면서
비야레알과 유나이티드는 서로 목표했던 16강 토너먼트 진출을 결정지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경기를 지켜보던 수많은 팬들의 마음을 만족시켜준 것은 아니었다.
황금같은 저녁 시간을 할애해서 경기를 지켜봤던 유럽 현지의 팬들도,
새벽잠을 줄여가며 졸린 눈으로 경기를 지켜봤던 우리 나라의 팬들도,
이렇게 미적지근한 경기 내용에 만족할 수는 없는 것이다.
게다가 더욱 우려되는 부분은 유나이티드의 2연속 무득점 무승부이다.
아스톤 빌라 원정과 비야레알 원정이라는 결코 쉽지 않은 두 경기이기는 했지만
단 1득점에도 성공하지 못하고 무승부에 머물러야만 했다는 사실은 상당히 심각해서,
부상으로 빠진 베르바토프의 공백이 생각보다 큰 것이 아닌가 생각하게 만들고 있다.
어쨌거나 챔피언스리그의 16강 진출을 결정지은만큼 마지막 경기는 쉽게 임할 수 있겠고,
그것은 연말의 험난한 일정에서 주전 선수들에게 조금이나마 여유를 줄 수 있을 것이다.
팬들의 실망을 각오하고서도 얻어낸 결과이니만큼 최대한 활용해서 이익을 챙겨야 하고
그만큼 더욱 중요한 것은 이번 시즌 마지막에 보다 좋은 결과를 얻어내는 것이다.
쉴만큼 쉬었으면 다시 뛰어라.
팬들이 유나이티드에 바라는 것은 바로 그것이다.
양 팀을 합쳐 피치 위에서 이기려고 노력한 선수는
로베르 피레와 크리스티아노 호날두, 그리고 아주 조금의 루니와 박지성 뿐이었다.
나머지 선수들은 죄다 어물쩡 수비적인 위치에 웅크린 채
16강 진출을 위한 승점 1점에 공격적이고 재미있는 경기를 포기했다.
제대로 된 빅 스트라이커 하나 없이 로시를 원톱으로 내세운 비야레알과
루니의 원톱에 플레쳐와 캐릭, 안데르송을 배치한 4-2-3-1로 수비에 임한 유나이티드는
서로 공격에 숫자를 많이 두지 않고 내려앉은 채 긴 패스에 의존한 공격을 보여주었다.
그나마 양 팀에서 공격에 임했던 선수는 피레와 호날두였다.
아스날에서 환상적인 프렌치 커넥션을 자랑했던 로베르 피레는
벵거 감독의 세대 교체에 휘말려 하이버리를 떠나야만 했었지만,
비야레알로 클럽을 옮겨 많은 나이에도 여전히 훌륭한 기량을 보여주었다.
비록 이제는 체력적인 한계가 다소 빨리 문제로 다가오면서 풀타임은 힘들지만
섬세한 기술에 큰 키와 좋은 체격, 나쁘지 않은 속도가 더해지면서
2선과 측면에서 유나이티드의 수비진을 교란하고 돌파해냈다.
피레가 주로 왼쪽에서 공격했다면 반대편에는 카솔라가 공격에 활로를 열었지만
그것은 화려했고 많은 시간을 썼지만 그닥 효율적이라고 보기는 어려웠다.
유나이티드의 왼쪽 윙어로 나선 나니가 그답지 않게 수비적으로만 움직이면서,
특히 후반 들어서 그닥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틀어막혀 버리고 말았다.
비야레알의 왼쪽에 맞선 유나이티드의 오른쪽은 호날두와 오셔였다.
다른 오른쪽 풀백 자원들에 비해서 가장 수비적인 오셔는 수비만 열심히 했고,
간간히 지공 상황에서 오버래핑을 한 것을 제외하고는 호날두 홀로 공격에 임했다.
이제는 완연히 정상 기량을 찾은 호날두는 동료들의 도움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개인 기량만으로 수비수 두셋을 제쳐내며 공격의 활로를 열려고 노력했다.
물론 그 의도가 팀의 승리를 위한 것인지 개인적인 욕심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반대편의 나니마저도 수비적인 위치에서 꼼짝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최전방의 루니와 호흡을 맞춰 공격에 임할 수 있는 것은 호날두 뿐이었다.
하지만 문제는 원톱으로 나선 루니의 결정력이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이런저런 부상에 시달리면서 잉글랜드 대표팀 소집에도 응할 수 없었던 루니는
베르바토프의 햄스트링 부상으로 어쩔 수 없이 원톱으로 출장할 수 밖에 없었고,
지난 빌라 파크 원정에서처럼 많은 시도에도 불구하고 날카로움을 보이지 못했다.
그래도 지난 경기보다는 나아진 듯도 했고, 좋은 슈팅도 몇차례 보여주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전체적으로 특유의 활동량과 폭발적인 움직임은 나타나지 않았다.
이렇게 수비적인 경기 흐름에서 빛을 발한 것은 역시 수비형 미드필더들이었다.
스페인 대표인 세나가 비록 불의의 부상으로 전반만 소화할 수 밖에 없었던 비야레알도
포백 라인과 적당한 간격을 유지한 채 수비에 임하는 중앙 미드필더 라인의 활약으로
움직여 보려던 안데르송과 루니에게 거의 공간을 내어주지 않으며 수비에 성공했고,
캐릭과 플레쳐가 호흡을 맞춘 유나이티드의 중원 조합도 효율적으로 수비해냈다.
특히 캐릭의 수비는 빠른 발이나 월등한 피지컬, 강력한 태클이 포함되지는 않았지만
아주 적절한 위치 선정과 성실한 움직임으로 상대 공격 흐름을 잘 끊어내었다.
여기에 캐릭의 전매특허인 날카로운 긴 패스로 바로 역습을 만들어내는 것은
부상의 여파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것 같았던 캐릭의 기량이 돌아오는 것을 의미했다.
결국 세나와 캐릭으로 대표되는 양 팀의 수비형 미드필더들이 활약하는 가운데
후반 80분이 되어서야 지지부진했던 경기가 불타오르기 시작했다.
바로 카프데빌라의 경고 누적으로 인한 퇴장으로 숫적 우위를 가져간 유나이티드가
플레쳐, 나니, 캐릭 대신 깁슨, 박지성, 테베즈를 투입하며 공격에 나섰기 때문이다.
안데르송과 깁슨을 중앙에 배치한 채 공격적인 4-4-2로 돌아간 유나이티드는
새로 투입된 박지성과 테베즈가 주로 왼쪽 측면으로 움직이면서 공격을 시도했고
여기에 루니와 에브라 역시 왼쪽 측면 공격에 가담하면서 그나마 활력을 찾게 되었다.
하지만 문제는 여전히 결정력이 부족했다는 점과 호날두의 활약이 줄어들었다는 점,
그리고 후반 80분은 경기를 공격적으로 풀어나가 득점하기에는 너무 늦었다는 점이었다.
이미 많은 시간을 활약한 루니와 에브라의 체력은 상당히 떨어져 있었고
투입된 박지성과 테베즈는 경기에 적응하기에도 시간이 부족해 보였다.
베르바토프 영입 이후 부쩍 욕심이 늘어난 테베즈는 바깥쪽에만 머물렀고
중앙으로 쇄도해 들어가는 박지성에게 연결되는 패스는 그닥 보이지 않았다.
게다가 계속 왼쪽 공격을 시도하자 오른쪽의 호날두는 공을 잡지 못했고
그나마 몇차례 이어지는 패스도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며 짜증만 더하게 했다.
서로 득점에 대한 열의가 거의 없었던 경기가 무득점 무승부로 마무리되면서
비야레알과 유나이티드는 서로 목표했던 16강 토너먼트 진출을 결정지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경기를 지켜보던 수많은 팬들의 마음을 만족시켜준 것은 아니었다.
황금같은 저녁 시간을 할애해서 경기를 지켜봤던 유럽 현지의 팬들도,
새벽잠을 줄여가며 졸린 눈으로 경기를 지켜봤던 우리 나라의 팬들도,
이렇게 미적지근한 경기 내용에 만족할 수는 없는 것이다.
게다가 더욱 우려되는 부분은 유나이티드의 2연속 무득점 무승부이다.
아스톤 빌라 원정과 비야레알 원정이라는 결코 쉽지 않은 두 경기이기는 했지만
단 1득점에도 성공하지 못하고 무승부에 머물러야만 했다는 사실은 상당히 심각해서,
부상으로 빠진 베르바토프의 공백이 생각보다 큰 것이 아닌가 생각하게 만들고 있다.
어쨌거나 챔피언스리그의 16강 진출을 결정지은만큼 마지막 경기는 쉽게 임할 수 있겠고,
그것은 연말의 험난한 일정에서 주전 선수들에게 조금이나마 여유를 줄 수 있을 것이다.
팬들의 실망을 각오하고서도 얻어낸 결과이니만큼 최대한 활용해서 이익을 챙겨야 하고
그만큼 더욱 중요한 것은 이번 시즌 마지막에 보다 좋은 결과를 얻어내는 것이다.
쉴만큼 쉬었으면 다시 뛰어라.
팬들이 유나이티드에 바라는 것은 바로 그것이다.















덧글
ⓧ프리뮬라 2008/11/27 00:00 # 답글
다음 경기가 맨체스터 더비 원정인데 영 불안하네요orz
Lucypel 2008/11/27 08:21 #
베르바토프가 돌아올 수도 있고 박지성도 한 경기 쉬었으니 나올 수 있을 겁니다. 그러면 공수 양면에서 좀 더 안정될테니 잘 할 수 있을 꺼에요!
소닉 2008/11/27 09:33 # 답글
정말 재미없었죠;;;이번 주말경기 기대됩니다..호비뉴의 맨시티 vs 날동이의 맨유 맨체스터 더비...
그리고
세슭체제의 아스날 vs 부상자들 대거 돌아온 첼시...런던더비
아욹.ㅠ 잠 못 잘 듯 하군요.
Lucypel 2008/11/27 10:00 #
일단 아스날이 첼시를 잡아주고 (....) 유나이티드는 시티를 잡아서 승점 차를 줄여야 겠군요. (흠흠)
GrayFlower 2008/11/27 11:12 # 답글
이번 라운드에는 유독 0:0 무승부가 많네요..(새벽까지 잠도 줄여가며 보는 입장에서는 죽겠습니다ㅠㅠ)주말에 맨체스터 더비는 재미있겠네요.(시티 성적이 그닥 좋지는 않은데 강팀과의 경기에서 경기력은 좋더라구요.ㅎㅎ)
Lucypel 2008/11/27 22:13 #
저도 참 죽겠습니다. ㅠㅠ 더비라도 재밌어야 할텐데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