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rts] UCL Group E: ManU vs AaB by Lucypel

꽤나 쑥스러운 19경기 무패 행진의 기록 달성이었다.

이미 유나이티드와 비야레알이 16강 토너먼트에 진출할 것이 결정되어 있었고
올보르의 UEFA컵 진출도, 셀틱의 탈락도 확정되어 있는 상황에서
올드 트래포드에서 펼쳐진 유나이티드와 올보르의 경기는
순위 경쟁이 남아있는 유나이티드의 압승이 예상되었다.

16강 토너먼트의 추첨에서 조1위를 차지하는 것이 유리하기 때문에
비야레알과 승점이 같은 상황인 유나이티드가 좀 더 전력을 다할 것이고,
이미 모든 것이 결정된 올보르는 그닥 동기 부여가 적을 것이기 때문이었다.

유나이티드의 선발 명단은 완벽한 주전급은 아니었지만 승리에 대한 의지가 보였다.
쉬어가는 경기에서는 반드시 빠지곤 했던 퍼디낸드와 루니가 포함된 선발 명단에는
최근 기세를 올리고 있던 테베즈와 안데르송이 포함되었고 긱스와 나니도 출장했다.
사실상 프리미어십 경기와 같은 공격진에 대기 명단의 박지성과 스콜스까지 포함하면
베르바토프와 호날두를 제외한 유나이티드의 주전급 경기 운영이라고 봐도 좋은 정도였다.

그리고 경기 시작과 함께 테베즈의 선제골이 터져나왔다.
긱스의 감각적인 뒷공간 패스를 받은 테베즈가 오프사이드 선상에서 재빨리 파고들어
깔끔한 마무리로 득점에 성공한 것이 킥오프 이후 불과 3분만이었고,
또한 직후인 전반 5분에도 루니의 환상적인 돌파 이후에 이어진 패스를 받은 테베즈가
왼발 인프런트로 골문 구석을 노렸지만 아쉽게 빗나가며 유나이티드가 기세를 올렸다.

하지만 문제는 기세를 올렸지만 추가 득점을 하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사실상 피치의 절반만 사용하는 경기를 하며 끊임없이 공격한 유나이티드지만
전반 초반의 연이은 위기 상황에서 단 1실점에 그친 올보르가 수비진을 정비하면서
차츰 공격의 활로를 뚫지 못하고 슈팅 수가 줄어드는 상황으로 이어진 것이다.

반면 올보르는 점차 경기력을 끌어올리며 확실한 다크 호스로의 능력을 보여주었다.
북구 출신 선수들로 구성된 클럽답게 강인한 체격의 수비진은 거칠게 수비에 임했고
화려하거나 정교하지는 않았지만 빠르고 강력한 역습은 유나이티드의 뒤를 흔들었다.
특히 왼쪽의 엔더스 듀를 필두로 한 역습은 대단히 날카롭고 강력해서 위협적이었다.

결국 올보르의 빠른 역습은 순식간에 동점에 이어 역전까지 만들어내었다.
전반 32분 오른쪽 측면에서 얻은 프리킥을 듀가 날카로운 크로스로 올렸고
세트피스에 가담한 장신 수비수 야콥센이 뒷머리로 공의 진로를 바꾸며
가까운 포스트로 날아드는 공을 방어하려던 쿠시챡 골키퍼를 속인 것이다.
또한 전반 45분에도 왼쪽 측면에서 역습을 펼치던 듀가 크로스를 올렸고
돌파를 당하며 전체적으로 오른쪽으로 이동한 유나이티드 수비진의 빈틈을
반대편에서 달려들던 크루트가 낚아채며 깔끔한 헤딩골로 연결한 것이다.

경기 시작과 함께 손쉬운 승리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 예상했던 유나이티드는
너무 일찍 터트린 샴페인의 거품이 채 가시기도 전에 씁쓸함을 맛보았고,
그것은 후반 시작과 함께 박지성과 스콜스를 교체 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선발 명단의 유나이티드는 4-3-3의 형태를 띄고 있었다.
오셔-에반스-퍼디낸드-네빌의 포백 앞에 긱스-안데르송-깁슨이 나란히 서고
최전방의 루니-테베즈-나니가 자리를 바꿔가며 공격에 임하는 형태였는데,
이러한 4-3-3 전형의 문제는 측면 수비에 있어서 풀백들의 부담이 크다는 것이었다.

애초에 빠른 풀백이 아닌 오셔와 많이 느려진 네빌의 좌우 풀백은
공격과 수비에 걸쳐서 모두 많은 움직임을 보여야만 했는데,
4-3-3 형태의 윙어들은 지나치게 전진되어서 수비에 임하기 어려웠고
중앙에 선 미드필더들의 수비 가담 역시 중앙에 집중되며 측면에는 부족했다.
오셔의 앞에는 많이 느려진 긱스가 노련함을 발휘했지만 기동력이 부족했고
더 앞의 루니와 테베즈는 수비 가담하기에는 공격적인 부담이 있었다.
네빌의 앞에는 깁슨이 오른쪽으로 배치되었지만 이 경기에서는 보이지 않았고
나니의 수비 가담은 잘 알려진대로 효과적이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많았다.

이런 상황에서 깁슨과 긱스를 빼고 박지성과 스콜스를 투입한 것은
4-3-3에서 4-4-2로의 전형 변화를 의미하면서 또한 공수 모두에 힘을 더했다.
박지성과 나니가 좌우 윙어로, 스콜스가 안데르송과 함께 중원을 구성했고
루니와 테베즈가 본격적인 투톱으로 활동하면서 공격에 힘을 더한 것이다.
또한 수비적인 역할만큼은 정평이 나있는 박지성의 가담으로 측면 수비도 보강되어
측면 역습을 주로 선택했던 올보르의 공격을 막아내는 데에도 도움이 되었다.

이러한 전형과 전술의 변화는 후반 52분에 터진 루니의 동점골로 빛을 보는 듯 했다.
지난 몇 경기에서 최고의 활약을 보였던 안데르송이 전반의 활기를 이어내며
환상적인 패스를 넣어준 것이 파고들던 루니에게 이어진 것이 인상적이었다.
루니가 깔끔한 마무리를 지어준 것은 당연했고, 곧장 기세를 올리는 듯 했다.

하지만 그 이후로도 또다시 묵묵무답, 득점에 실패한 지루한 경기가 이어졌다.
시종일관 경기를 지배한 유나이티드였지만 득점하지 못한 것은 치명적이었다.
후반 76분 네빌 대신 하파엘까지 투입하며 공격에 더 열을 올린 유나이티드는
전반에 이어 연이어 좋은 기회를 잡았던 테베즈가 득점에 실패하면서
결국 올드 트래포드에서 다잡았던 승리를 놓치고 만 것이다.

물론 셀틱 파크로 원정을 갔던 비야레알이 셀틱에게 패배를 당하면서
승점 1점만으로도 조 1위를 확정지으며 16강 진출에 성공하기는 했지만
시즌 시작전 E조에서 최약체로 평가받던 올보르를 상대로 선제골을 넣었음에도
가볍게 승점 3점을 챙기지 못했다는 부분은 분명히 걱정스런 부분인 것이다.

이제 챔피언스리그의 조별 예선도 마무리되면서 본격적인 시즌 후반기로 접어들고 있다.
주말의 토트넘전을 지나면 머나먼 일본으로 클럽 월드컵 원정을 와야만 하는 유나이티드는
이번 올보르전의 아쉬움을 서둘러 뿌리치고 다시금 승리의 행진을 이어나가야만 한다.
주전 선수들을 모두 포함시킨 클럽 월드컵 선수 명단을 생각한다면 체력이 걱정되지만
그만큼 유나이티드의 오랜 전통이자 가장 중요한 특징은 끊임없는 승리에 대한 갈망이다.

이제 후반기로 접어드는 08-09 시즌도 더 많은 승리로 마무리짓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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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소닉 2008/12/12 18:14 # 답글

    전 참으로 챔스의 레알징크스와 16강 징크스에 관심이 많죠...과연 될 것인가!!후후훗[?]ㅋㅋ

    19일에 발표난다는 데 두근두근합니다.ㅋㅋ
  • Lucypel 2008/12/12 22:55 #

    레알 징크스라.. (웃음) 어쨌든 인테르랑 유베만 피하면 해볼만 합니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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