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에 걸쳐서 펼쳐진 세번의 머지사이드 더비에서
최종 승자로 환호한 것은 구디슨 파크의 에버튼이었다.
바로 직전에 펼쳐졌던 두번의 머지사이드 더비에서
오랜 숙명의 라이벌 에버튼과 리버풀은 승부를 가리지 못했었다.
리버풀이 선제골을 넣으면 에버튼이 동점골을 넣으며 발목을 잡았고
에버튼이 먼저 득점하며 달아나면 어느샌가 리버풀이 따라잡았다.
서로 한골씩을 주고받았던 두번의 앤필드에서의 무승부는
최종 무대를 구디슨 파크로 옮겨놓으며 승부를 가릴 것을 강요했다.
그리고 앤필드에서 바라보면 저만치 보이는 구디슨 파크에서
앤필드를 떠나 더이상 리버풀이 아니게 된 리버풀은
마치 파도에 무너지는 모래성처럼 차츰 무너져 내렸다.
무엇보다 리버풀을 리버풀이 아니게 한 것은 제라드의 부상이었다.
현재 리버풀이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의 전형의 가운데에 포진했던 제라드는
전반 16분만에 햄스트링 부상에 베나윤과 교체될 수 밖에 없었다.
그 어떤 순간에도 득점을 기대할 수 있는 리버풀의 주장이자
그 어떤 순간에도 승리를 위한 열정을 잃지 않는 리버풀의 심장,
더이상 리버풀과 떼어놓고 생각할 수조차 없는 리버풀 그 자체인
제라드가 부상으로 피치 위를 떠난 직후부터 리버풀은 가라앉았다.
제라드의 공백은 곧장 공격력의 심각한 저하로 이어졌다.
프리미어십에서의 첼시전에서 경기 종료 직전 두골을 몰아넣으며
경기력을 상당 부분 끌어올린 토레스가 최전방에서 활약하기는 했지만,
그의 재능을 최대한으로 살릴 수 있는 미드필더 동료가 없는 상황은
빠른 속도와 섬세한 발재간, 우아한 결정력을 발휘할 수 있는
골문 앞에서의 기회가 줄어드는 것으로 이어지고 말았다.
그렇다고 해서 리버풀의 다른 공격진들을 탓할 수는 없을 것이다.
제라드 대신 투입된 베나윤은 최근의 상승세를 이어가는 모습을 보이며
전후좌우 가리지 않고 열심히 뛰면서 에버튼의 수비진을 휘저으려 노력했고,
좌우의 리에라와 카이트 역시 공수에 걸쳐서 자신의 몫을 해주었다.
하지만 그 모든 공격진의 문제는 제라드만큼 위대한 선수가 아니라는 점이었고,
그들의 기량을 최대한 살릴 수 있도록 공을 이어주고 공격을 조율할 선수가
그리고 정신적인 부분에서 끝까지 지탱해 줄 수 있는 선수가 없었던 것이
그들의 최선을 다한 노력을 최선의 결과로 바꾸어놓지 못했을 뿐이다.
그래도 제라드가 없는 리버풀에서 가장 눈에 띈 것은 역시 토레스였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서의 오랜 선수 생활에서 얻어온 소중한 경험,
그러니까 레알 마드리드와의 마드리드 더비라는 치열한 더비의 경험이
그로 하여금 에버튼을 상대로도 열화와 같은 승부욕을 불러일으키게 했고,
평소에는 볼 수 없었던 과감한 태클과 적극적인 수비 가담으로
에버튼의 공격을 최전방에서부터 쉴새없이 끊어준 것이 좋았다.
반면 에버튼은 유나이티드와 리버풀이라는 난적을 연이어 상대하면서
계속 좋은 모습을 보였던 단단한 수비 위주의 전술로 또다시 재미를 보았다.
최근 절정의 기량을 보여주고 있는 레스컷-자기엘카의 센터백 조합과
중원 수비의 지휘자 필 네빌을 중심으로 한 미드필더들의 활약에
단신의 공격형 미드필더 케이힐과 장신의 수비형 미드필더 펠라이니라는
대단히 생소하고 보기 드문 투톱 조합을 내세우며 선수비 후역습에 나선 것이다.
특히 케이힐과 펠라이니의 조합은 신선하면서도 꽤 효과적이었다.
이미 포워드로서의 가치도 유감없이 발휘해주고 있는 케이힐이
단신의 재간으로 상대 수비진을 열심히 휘젖고 돌아다녀주는 뒤에서
막강한 체격의 펠라이니가 상대 중원을 힘으로 부숴버리는 형태는
일단 수비를 하는 것에 목적을 두고 있는 에버튼의 수비 전술과
빠른 역습이 여의치 않을 때에는 중원에서 공을 돌리는 공격 전술에서
중원을 힘으로 장악하고 뒷공간을 흔든다는 점에서 대단히 효율적이었다.
결국 제라드가 빠지면서 창끝이 무뎌진 리버풀의 공격과
애초에 스트라이커없이 중원 장악을 노린 에버튼의 공격이
서로 경기를 승리를 가져가기 위해 해야했던 것은 점유율의 확보였고,
다수의 미드필더들 사이에서 벌어진 치열한 몸싸움이 펼쳐질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러한 치열한 경쟁은 곧장 잦은 반칙으로 이어지는 것이 당연했고
오랜 더비에서의 잦은 반칙은 많은 경고를 만들어내는 데 유리했다.
90분의 경기를 치르면서 경고가 많이 나온다고 하면
그것은 언젠가 반드시 한쪽에게 불리하게 작용하게 되고,
이번 경기에서 경고의 누적으로 불리해진 것은 또다시 리버풀이었다.
선발 명단에 마스체라노 대신 포함되었던 루카스가 후반 76분 두번째 경고를 받으며
알론소와 함께 중원을 장악해야 할 선수가 사라져 버리고 만 것이다.
구디슨 파크라는 최악의 적지에서 클럽의 핵심적인 선수가 빠진 상황,
한명이 퇴장당하며 숫적 열세에까지 놓이게 된 리버풀에게 승리는 요원했다.
그래도 프리미어십 정상급의 리버풀 수비진은 끝내 90분을 버텨내었다.
캐러거와 스크르텔은 레이나 골키퍼의 앞에서 단단히 자리잡으며 상대를 가로막았고
베니테즈 감독은 후반 80분 리에라 대신 마스체라노를 투입하며 그들을 도왔다.
포백 바로 앞에 서며 상대 공격을 차단하기 시작한 마스체라노는
에버튼의 선수들을 계속 박스 바깥으로 밀어내며 활약했다.
하지만 숫적 열세는 리버풀 선수들의 체력을 갉아먹었고
마스체라노와 캐러거-스크르텔이 놓친 선수에게서 나오는 슈팅이
차츰 늘어나면서 레이나 골키퍼의 선방이 필요해지는 상황이 되었다.
힘겹게 90분을 막아낸 리버풀의 수비진에게 30분의 연장전은
더이상 정상적인 경기력을 보여줄 수 없는 체력의 한계였고,
연장 전반까지 버티던 리버풀은 결국 118분에 무너져내렸다.
후반 53분 경고가 있던 펠라이니와 교체 투입되었던 구슬링은
후반 내내 좋은 경기력을 보이지 못하며 에버튼의 약점처럼 보였다.
하지만 연장에 접어들면서 경기에 적응한 이 어린 선수는
차츰 레이나 골키퍼를 위협할 수 있는 슈팅들을 만들어냈고,
결국 연장 118분 페널티 박스 안에서 침착한 결승골을 성공시켰다.
오른쪽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받은 첫번째 트래핑은 좋지 못했지만
순간적으로 과감한 판단을 꺼린 아르벨로아와 캐러거, 스크르텔의 앞에서
차분하게 오른발 슈팅을 먼 포스트로 감아찬 것이 포스트에 맞고 들어가면서
경기 내내 붉은 유니폼을 향해 격렬한 야유를 보내던 푸른 관중석이
일순간에 승리의 함성으로 뒤덮히고 말았다.
전세계 그 어떤 경기장보다 전율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격렬했던 구디슨 파크의 일전은
쉴새없이 무언가를 집어넣은 양말을 집어던지고 서로를 헐뜯는 응원가를 불렀던 팬들과
수많은 카드가 난무한 가운데에 치열한 전투를 치른 선수들이 모두 녹초가 되고 나서야
그 보름에 걸친, 아니 수십년에 걸친 기나긴 승부에 또다른 마침표를 찍어주었다.
최근 몇년간 피치 위를 승리의 푸른 함성으로 뒤덮지 못했던 구디슨 파크의 팬들은
그야말로 자신의 몸과 마음과 머리가 모두 소진되는 순간까지 기뻐할 것이다.
최종 승자로 환호한 것은 구디슨 파크의 에버튼이었다.
바로 직전에 펼쳐졌던 두번의 머지사이드 더비에서
오랜 숙명의 라이벌 에버튼과 리버풀은 승부를 가리지 못했었다.
리버풀이 선제골을 넣으면 에버튼이 동점골을 넣으며 발목을 잡았고
에버튼이 먼저 득점하며 달아나면 어느샌가 리버풀이 따라잡았다.
서로 한골씩을 주고받았던 두번의 앤필드에서의 무승부는
최종 무대를 구디슨 파크로 옮겨놓으며 승부를 가릴 것을 강요했다.
그리고 앤필드에서 바라보면 저만치 보이는 구디슨 파크에서
앤필드를 떠나 더이상 리버풀이 아니게 된 리버풀은
마치 파도에 무너지는 모래성처럼 차츰 무너져 내렸다.
무엇보다 리버풀을 리버풀이 아니게 한 것은 제라드의 부상이었다.
현재 리버풀이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의 전형의 가운데에 포진했던 제라드는
전반 16분만에 햄스트링 부상에 베나윤과 교체될 수 밖에 없었다.
그 어떤 순간에도 득점을 기대할 수 있는 리버풀의 주장이자
그 어떤 순간에도 승리를 위한 열정을 잃지 않는 리버풀의 심장,
더이상 리버풀과 떼어놓고 생각할 수조차 없는 리버풀 그 자체인
제라드가 부상으로 피치 위를 떠난 직후부터 리버풀은 가라앉았다.
제라드의 공백은 곧장 공격력의 심각한 저하로 이어졌다.
프리미어십에서의 첼시전에서 경기 종료 직전 두골을 몰아넣으며
경기력을 상당 부분 끌어올린 토레스가 최전방에서 활약하기는 했지만,
그의 재능을 최대한으로 살릴 수 있는 미드필더 동료가 없는 상황은
빠른 속도와 섬세한 발재간, 우아한 결정력을 발휘할 수 있는
골문 앞에서의 기회가 줄어드는 것으로 이어지고 말았다.
그렇다고 해서 리버풀의 다른 공격진들을 탓할 수는 없을 것이다.
제라드 대신 투입된 베나윤은 최근의 상승세를 이어가는 모습을 보이며
전후좌우 가리지 않고 열심히 뛰면서 에버튼의 수비진을 휘저으려 노력했고,
좌우의 리에라와 카이트 역시 공수에 걸쳐서 자신의 몫을 해주었다.
하지만 그 모든 공격진의 문제는 제라드만큼 위대한 선수가 아니라는 점이었고,
그들의 기량을 최대한 살릴 수 있도록 공을 이어주고 공격을 조율할 선수가
그리고 정신적인 부분에서 끝까지 지탱해 줄 수 있는 선수가 없었던 것이
그들의 최선을 다한 노력을 최선의 결과로 바꾸어놓지 못했을 뿐이다.
그래도 제라드가 없는 리버풀에서 가장 눈에 띈 것은 역시 토레스였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서의 오랜 선수 생활에서 얻어온 소중한 경험,
그러니까 레알 마드리드와의 마드리드 더비라는 치열한 더비의 경험이
그로 하여금 에버튼을 상대로도 열화와 같은 승부욕을 불러일으키게 했고,
평소에는 볼 수 없었던 과감한 태클과 적극적인 수비 가담으로
에버튼의 공격을 최전방에서부터 쉴새없이 끊어준 것이 좋았다.
반면 에버튼은 유나이티드와 리버풀이라는 난적을 연이어 상대하면서
계속 좋은 모습을 보였던 단단한 수비 위주의 전술로 또다시 재미를 보았다.
최근 절정의 기량을 보여주고 있는 레스컷-자기엘카의 센터백 조합과
중원 수비의 지휘자 필 네빌을 중심으로 한 미드필더들의 활약에
단신의 공격형 미드필더 케이힐과 장신의 수비형 미드필더 펠라이니라는
대단히 생소하고 보기 드문 투톱 조합을 내세우며 선수비 후역습에 나선 것이다.
특히 케이힐과 펠라이니의 조합은 신선하면서도 꽤 효과적이었다.
이미 포워드로서의 가치도 유감없이 발휘해주고 있는 케이힐이
단신의 재간으로 상대 수비진을 열심히 휘젖고 돌아다녀주는 뒤에서
막강한 체격의 펠라이니가 상대 중원을 힘으로 부숴버리는 형태는
일단 수비를 하는 것에 목적을 두고 있는 에버튼의 수비 전술과
빠른 역습이 여의치 않을 때에는 중원에서 공을 돌리는 공격 전술에서
중원을 힘으로 장악하고 뒷공간을 흔든다는 점에서 대단히 효율적이었다.
결국 제라드가 빠지면서 창끝이 무뎌진 리버풀의 공격과
애초에 스트라이커없이 중원 장악을 노린 에버튼의 공격이
서로 경기를 승리를 가져가기 위해 해야했던 것은 점유율의 확보였고,
다수의 미드필더들 사이에서 벌어진 치열한 몸싸움이 펼쳐질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러한 치열한 경쟁은 곧장 잦은 반칙으로 이어지는 것이 당연했고
오랜 더비에서의 잦은 반칙은 많은 경고를 만들어내는 데 유리했다.
90분의 경기를 치르면서 경고가 많이 나온다고 하면
그것은 언젠가 반드시 한쪽에게 불리하게 작용하게 되고,
이번 경기에서 경고의 누적으로 불리해진 것은 또다시 리버풀이었다.
선발 명단에 마스체라노 대신 포함되었던 루카스가 후반 76분 두번째 경고를 받으며
알론소와 함께 중원을 장악해야 할 선수가 사라져 버리고 만 것이다.
구디슨 파크라는 최악의 적지에서 클럽의 핵심적인 선수가 빠진 상황,
한명이 퇴장당하며 숫적 열세에까지 놓이게 된 리버풀에게 승리는 요원했다.
그래도 프리미어십 정상급의 리버풀 수비진은 끝내 90분을 버텨내었다.
캐러거와 스크르텔은 레이나 골키퍼의 앞에서 단단히 자리잡으며 상대를 가로막았고
베니테즈 감독은 후반 80분 리에라 대신 마스체라노를 투입하며 그들을 도왔다.
포백 바로 앞에 서며 상대 공격을 차단하기 시작한 마스체라노는
에버튼의 선수들을 계속 박스 바깥으로 밀어내며 활약했다.
하지만 숫적 열세는 리버풀 선수들의 체력을 갉아먹었고
마스체라노와 캐러거-스크르텔이 놓친 선수에게서 나오는 슈팅이
차츰 늘어나면서 레이나 골키퍼의 선방이 필요해지는 상황이 되었다.
힘겹게 90분을 막아낸 리버풀의 수비진에게 30분의 연장전은
더이상 정상적인 경기력을 보여줄 수 없는 체력의 한계였고,
연장 전반까지 버티던 리버풀은 결국 118분에 무너져내렸다.
후반 53분 경고가 있던 펠라이니와 교체 투입되었던 구슬링은
후반 내내 좋은 경기력을 보이지 못하며 에버튼의 약점처럼 보였다.
하지만 연장에 접어들면서 경기에 적응한 이 어린 선수는
차츰 레이나 골키퍼를 위협할 수 있는 슈팅들을 만들어냈고,
결국 연장 118분 페널티 박스 안에서 침착한 결승골을 성공시켰다.
오른쪽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받은 첫번째 트래핑은 좋지 못했지만
순간적으로 과감한 판단을 꺼린 아르벨로아와 캐러거, 스크르텔의 앞에서
차분하게 오른발 슈팅을 먼 포스트로 감아찬 것이 포스트에 맞고 들어가면서
경기 내내 붉은 유니폼을 향해 격렬한 야유를 보내던 푸른 관중석이
일순간에 승리의 함성으로 뒤덮히고 말았다.
전세계 그 어떤 경기장보다 전율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격렬했던 구디슨 파크의 일전은
쉴새없이 무언가를 집어넣은 양말을 집어던지고 서로를 헐뜯는 응원가를 불렀던 팬들과
수많은 카드가 난무한 가운데에 치열한 전투를 치른 선수들이 모두 녹초가 되고 나서야
그 보름에 걸친, 아니 수십년에 걸친 기나긴 승부에 또다른 마침표를 찍어주었다.
최근 몇년간 피치 위를 승리의 푸른 함성으로 뒤덮지 못했던 구디슨 파크의 팬들은
그야말로 자신의 몸과 마음과 머리가 모두 소진되는 순간까지 기뻐할 것이다.
태그 : FACup_08-09, Liverpo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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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FrontierJ 2009/02/14 01:04 # 답글
역시 제라드 하나가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너무 차이를 보이는 리버풀.올시즌은 리그 우승아니면 컵우승하나쯤은 할줄 알았는데.. 가면갈수록 힘들어지네요
Lucypel 2009/02/14 07:28 #
제라드가 어서 돌아와야 할텐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