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rts] UCL Round of 16: Inter vs ManU by Lucypel

훌리오 세자르가 아니었다면 무링요와 인테르는 큰 수모를 당했을 것이다.

챔피언스리그 16강 대진이 발표된 이후 많은 사람들은 비슷한 생각을 했을 것이다.
유나이티드가 쥬세페 메아차로 1차전 원정을, 그것도 무링요의 인테르를 상대로 한다면
지난 시즌부터 이어온 챔피언스리그에서의 연속 무패 기록을 이어나가는 것이 어려울 것이고,
퍼거슨 감독은 단단히 지키는 전술로 경기에 임할 것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쥬세페 메아차에 선 유나이티드는 시작부터 인테르를 몰아쳤다.
수많은 잉글랜드의 클럽들을 어려운 경기로 몰아넣었던 쥬세페 메아차에서,
유나이티드 스스로도 지지난 시즌 카카에게 무릎꿇었던 바로 그 산 시로에서,
박지성과 베르바토프, 그리고 호날두를 앞세운 유나이티드가 공격에 나선 것이다.

전반은 확실히 그리고 온전히 유나이티드의 것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최전방의 베르바토프는 인테르의 강력한 수비 앞에서 공격의 속도를 조율할 수 있었고
그렇게 느린 흐름을 가져가는 순간 오른쪽의 호날두는 사정없이 어린 산톤을 파고들었다.
새로운 말디니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좋은 성장세에 있는 산톤은 분명 좋은 선수였고
발롱도흐 수상자 호날두를 상대로도 시종일관 주눅들지 않은 움직임을 보여주었지만,
단 한 순간의 틈으로도 골문을 위협할 수 있는 호날두는 꽤 많은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유나이티드가 전반을 휘어잡는 데에는 공격만이 중요한 역할을 한 것이 아니었다.
베르바토프, 호날두와 함께 공격진을 형성하며 왼쪽 윙어로 출장한 박지성은
인테르 측면 공격의 핵심인 오른쪽 풀백 마이콘을 상대로 최고의 수비를 보여주었다.
비록 공격적인 측면에서는 기록할만한 결정력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아쉬움을 남겼지만
에브라와 함께 완벽한 호흡을 보이며 상대의 오른쪽 공격을 틀어막았다는 사실은
그 오른쪽 공격이 마이콘과 자네티였다는 점을 생각하면 대단히 인상적이었다.

또한 인테르의 사기적인 피지컬의 두 스트라이커 역시 완전히 틀어막혔다.
당초 비디치가 경고 누적으로 출장할 수 없다는 사실은 큰 약점이 될 것 같았고,
그동안 좋은 활약을 보여준 에반스의 부상은 그 약점을 더욱 크게 할 것 같았다.
하지만 어떻겐가 선발 명단에 합류한 에반스는 퍼디낸드와 호흡을 맞추면서
세계 최정상급의 두 스트라이커, 이브라히모비치와 아드리아누를 상대로
위치 선정과 제공 장악, 몸싸움과 기술까지 전혀 뒤지지 않는 최고의 활약을 해주었다.

인테르의 투톱이 제압당한 상태에서 베르바토프와 호날두는 나쁘지 않은 모습을 보이자
경기의 흐름은 곧장 중원에서의 점유율 싸움에서 승리한 쪽이 가져가게 되었고,
캄비아소와 자네티, 문타리와 스탄코비치의 인테르에 비해 젊고 많이 움직인
박지성과 긱스, 캐릭과 플레쳐의 유나이티드가 전반에는 확실히 우위를 점하게 되었다.
여기에 사무엘과 마테라치가 빠진 인테르의 센터백 조합은 제공권에서 약점을 보였고,
어쩔 수 없이 투입한 리바스가 베르바토프를 상대로 번번히 약한 모습을 보이자
유나이티드는 헤딩으로도 다수의 좋은 슈팅을 만들어내며 세자르 골키퍼를 괴롭혔다.

그러나 인테르의 무링요도 절대로 호락호락한 상대는 아님을 후반 들어 보여주었다.
후반 시작과 함께 리바스 대신 코르도바를 투입한 무링요 감독은 수비 안정화를 꾀했고,
비록 키는 크지 않을지언정 노련한 움직임으로 상대 포워드를 상대할 줄 아는 코르도바는
인테르의 수비를 훨씬 더 안정시키면서 중원에서의 장악력 역시 높이는 좋은 선택이었다.

결국 몰아붙였던 전반 득점에 성공하지 못했던 유나이티드의 기세는 누그러들었고
무링요가 또다시 변화를 준 인테르의 흐름은 차츰 살아나면서 후반을 휘어잡았다.
전반과 후반 초반까지 호날두의 묵직한 프리킥 슈팅만도 수개를 막아낸 세자르 골키퍼는
유나이티드의 공격 기세를 가라앉히는 것과 동시에 인테르의 기세를 살려내었고,
스탄코비치가 좀 더 중앙 공격적으로 움직이는 것과 함께 이브라히모비치가 빠져나오자
인테르의 가장 강력한 포워드가 공을 잡는 기회가 늘어나는 것으로 활로를 찾게 되었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만 서로의 기세가 맞부딪혔을 뿐이고,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
사실상 인테르를 패배에서 구해낸 유일한 요소인 세자르 골키퍼만큼은 아니었지만
역사적인 무실점 기록을 이어나가고 있는 반 데 사르 역시 선방을 보여주었고,
무링요 감독이 크루즈와 발로텔리까지 투입했어도 유나이티드는 여전히 단단했다.
퍼거슨 감독 역시 박지성 대신 루니를 투입하며 공격을 강화하려는 것처럼 보였지만
실상 루니의 성실한 수비 가담은 꼭 공격을 강화했다고 볼 수만도 없게 했다.

이로써 쥬세페 메아차에서의 1차전은 서로가 만족할 수 없는 결과로 마무리되었다.
시작부터 몰아붙였던 유나이티드는 원정 득점에 성공하지 못한채 돌아와야 했고
반드시 승리해야만 했던 안방 경기에서 무승부를 거둔 인테르도 씁쓸할 것이다.
무링요는 2차전에서 반드시 득점에 성공해야만 8강 진출 가능성을 점칠 수 있고
퍼거슨 경은 실점하지 않아야만 챔피언스리그 2연패를 노릴 수 있는 것이다.

어쨌거나 챔피언스리그의 16강전은 180분 경기나 다름없고,
쥬세페 메아차에서의 전반전은 두팀 모두에게 공평한 결과였을 뿐이다.
이제 올드 트래포드에서 펼쳐질 후반전에서 경기의 최종 결과가 결정될 것이다.
그리고 그렇다면 유나이티드에게 불리할 것은 전혀 없다.

트랙백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TrackbackURL : http://FSHE.egloos.com/tb/2286753 [도움말]

덧글

덧글 입력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