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경기였다.
시즌 내내 세계 최고의 수비력을 자랑했던 수비진은 완전히 무너졌고
2008년 세계 최고의 선수의 명예를 들었던 에이스는 완전히 무기력했다.
기나긴 상승세 끝에 찾아온 독기 품은 오랜 라이벌의 도전은
이번 시즌 최악의 경기를 만들었다.
올드 트래포드를 찾은 리버풀과 베니테즈 감독의 의도는 대단히 직접적이었다.
리버풀 최고의 선수인 토레스와 제라드에게 모든 공격을 맞기고 득점을 노리는 가운데
다른 모든 선수들은 수비 중심적인 위치에서 끝까지 버텨내는 것을 목표로 삼은 것이다.
캐러거가 오른쪽 풀백으로 선발 출장하면서 오른쪽 공격은 사실상 포기한 리버풀은
마스체라노와 루카스를 동시에 내세우면서 중원 장악에 온힘을 쏟았다.
반면 유나이티드는 살짝 비틀어 내세운 선발 명단으로 경기에 임했다.
주전이 그대로 나온 수비진에 비해 안데르송이 포함된 중원은 의외였고
루니-베르바토프 투톱이 아니라 루니-테베즈 투톱을 내세운 것도 의외였다.
신체적으로 강인한 선수들이 즐비한 리버풀의 수비진을 파괴하기 위해서
루니-테베즈, 호날두와 박지성의 기동력을 이용하겠다는 생각이었던 것으로 보이지만,
결과적으로 그러한 시도가 무위로 돌아가면서 유나이티드에게는 족쇄가 된 것이다.
전반 킥오프에서부터 선제 득점 장면가지는 유나이티드의 흐름도 나쁘지 않았다.
토레스와 제라드만 막으면 되는 리버풀의 공격은 아직 무딘 상태였고
무엇보다 왼쪽의 박지성을 활용한 빠른 공격이 대단히 날카로웠기 때문이다.
언제나 자신의 기량을 100% 발휘해주는 박지성의 성실함은 어김없었고
중앙에서 종으로 움직이는 테베즈와 왼쪽으로 돌아나올 때 강력한 루니,
그리고 박지성과의 호흡과 공격 가담에서 세계 최고 수준인 에브라까지 더해져
한박자 빠른 원터치 패스가 빠른 속도로 이어지면서 리버풀의 오른쪽을 괴롭힌 것이다.
박지성이 얻어낸 페널티킥으로 만들어진 전반 23분의 선제골이 바로 그런 연결이었다.
테베즈가 2선으로 내려오면서 만들어진 최전방의 공간으로 박지성이 파고들었고
테베즈가 오른발 아웃프런트로 뒷공간을 노린 패스를 만들어준 것이 주효했다.
여기에 다급하게 뛰쳐나온 레이나 골키퍼의 몸이 박지성의 발을 걸면서
와일리 주심은 단호하게 페널티 스팟을 가리킬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호날두가 깔끔하게 페널티킥을 성공시키는 순간, 유나이티드의 승리는 눈에 보이는 듯 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선제골을 성공시킨 유나이티드는 기세를 올리며 연이어 맹렬한 공격을 퍼부었지만
한번 박지성에게 헛점을 보였던 노련한 캐러거는 더욱 차분하게 수비에 임했고
마스체라노와 스크르텔의 독기가 유나이티드의 공격진을 압박하면서 흐름이 바뀌었다.
적이었지만 토레스는 칭찬할 수 밖에 없는 움직임을 보여주었다.
자칫 전반을 완전히 내어주면서 완벽한 침체의 늪에 빠질 뻔 했던 리버풀을 구원한 것은
전반 28분 실점한 지 5분만에 포기하지 않는 열정으로 동점골을 만들어낸 토레스였다.
상대 진영에서 길게 넘어온 공을 처리하는 데 잠시 정신을 놓았던 비디치의 헛점을
그 폭발적인 순간 가속도로 재빨리 낚아챈 토레스는 반 데 사르와 홀로 맞서게 되었고
그 깔끔한 마무리로 득점에 성공한 이후 그대로 원정 서포터들에게 달려가 환호했다.
선제골로 기세를 완전히 가져왔던 유나이티드를 무너뜨린 것은 비디치의 부진이었다.
이미 첫번째 실점 장면에서 완벽한 실수로 토레스에게 득점을 허용했던 비디치는
오랫동안 이어졌던 환상적인 무실점 기록이 깨진 이후 조금 떨어졌던 경기력이
이제는 완연히 휘청거리는 것이 보일 정도로 많이 떨어져버리며 최악의 경기를 하고 말았다.
토레스의 득점을 기점으로 살아난 토레스와 제라드의 선 굵은 공격 움직임을 상대로
부상에서 복귀한 지 얼마 안 된 퍼디낸드와 다소 느린 오셔가 약점을 보이는 동안
비디치 역시 아마도 정신적인 이유로 보이는 집중력 저하로 그 약점을 채우지 못했다.
시즌 내내 최고의 활약을 해주고 있는 그에게 최근의 짧은 부진으로 질책하고 싶지는 않지만
사실상 리버풀을 프리미어십 선두 경쟁에서 완전히 떨어뜨려버릴 수 있었던 이 경기에서의
사실상 경기의 승패를 완전히 갈라버린 치명적인 실수는 상당히 아쉬울 수 밖에 없다.
전반 44분에 만들어진 제라드의 역전골은 어쩔 수 없었다고 볼 수도 있다.
토레스의 패스와 제라드의 돌파는 헐거워진 유나이티드의 수비진에게 치명적이었고
에브라의 위험한 태클에 적절히 넘어진 제라드의 선택은 가장 효율적인 것이었다.
유나이티드 역시 리버풀 정도의 클럽을 상대하면서 두번의 실점을 하는 것은
언제나 각오해야만 하는 일이라는 점도 절대로 잊어서는 안되는 것이다.
하지만 후반 들어서 유나이티드의 경기력이 더 나아지지 않았다는 것은 큰 문제이다.
아우렐리우를 상대로, 그리고 마스체라노를 상대로 거의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했던
호날두를 박지성과 자리를 바꿔 왼쪽으로 배치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시원치 못했고,
도리어 에브라, 루니와 함께 공격에 활기를 더했던 박지성이 오셔와만 발을 맞추면서
전반 내내 공격진에 활기를 가장 많이 더했던 활약마저 줄어들 수 밖에 없었다.
박지성은 그래도 금새 자신의 역할을 찾아 아우렐리우와 리에라를 괴롭혔지만
캐러거와 카이트를 상대하게 된 호날두는 여전히 그 빛을 발하지 못했다.
게다가 결국 실현 가능한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이 되면서 유나이티드는 무너졌다.
시간이 흐를수록 공격에 집중할 수 밖에 없었던 유나이티드는 리버풀에게,
아니 제라드와 토레스에게 수비적인 약점을 노출할 수 밖에 없었고,
또다시 돌아들어가는 완벽한 패스를 받은 제라드를 막는 방법으로
비디치는 손을 뻗어 제라드를 넘어뜨리는 것을 선택하고 말았고,
와일리 주심은 곧장 비디치에게 퇴장 명령을 내린 것이다.
여기에 더 나쁜 결과가 된 것은 그렇게 내어준 프리킥이 실점으로 이어졌다는 점이다.
정확히 벽을 넘어서 골문 구석을 파고드는 아우렐리우의 왼발 프리킥을
반 데 사르 골키퍼와 벽에 서 있던 유나이티드의 선수들은 멍하니 지켜볼 수 밖에 없었다.
도무지 풀리지 않는 공격으로 말미암아 과감한 세명 동시 교체를 단행했던 유나이티드는
교체가 끝나자마자 비디치가 퇴장당하고 추가 실점마저 허용하면서 무너지고 말았다.
개인적으로는 퍼거슨 감독의 교체에 있어서 큰 의문을 갖고 있지는 않다.
리버풀과 같은 강적을 상대로 경기의 흐름을 바꿀 수 있을만한 선수로는
역시 노련한 긱스와 스콜스의 노장 조합이 필요하다는 사실은 당연한 것이고
베르바토프와 같이 수준 높은 포워드 역시 투입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다소 부진했던 안데르송과 상대의 거친 수비에 힘들었던 캐릭의 교체,
그리고 가장 좋은 모습을 보였지만 득점에서만큼은 다소 부족한 박지성의 선택도
아무리 부진해도 득점력만큼은 세계 최고인 호날두를 교체하는 것보다 이해할 만 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호날두가 거의 하는 일 없이 경기를 마쳤다는 점과 함께
박지성이 불어넣었던 유나이티드 공격 전술에서의 유효한 흐름은
결과적으로 봤을 때 아쉬울 수 밖에 없는 부분일 것이다.
그렇게 후반 80분까지 경기를 치르고 나자 유나이티드에게 남은 것은 없었다.
이미 모두 사용한 교체의 기회와 한사람 부족해진 수비진의 커다란 구멍,
그리고 역시 최고 수준의 리버풀 수비진을 상대로 두골 이상 넣어야 하는 부담감까지.
교체 투입된 스콜스와 긱스는 중앙에 자리잡고 경기를 풀어나가야만 했지만
비디치의 퇴장으로 얇아진 수비진은 공격적인 그들에게 수비 부담을 가중시켰고
루니-호날두-테베즈-베르바토프로 구성된 네명의 공격진은 후방 지원을 받을 수 없었다.
게다가 공격진에 기동성을 더하던 박지성의 부재는 특유의 활기마저 사라지게 하면서
단단하게 지키고 선 마스체라노-루카스 조합의 중원 장악을 도왔을 뿐이었다.
완벽하게 무너진 유나이티드 수비진에게 마지막 비수를 꽂아넣은 도세나의 추가골로
이번 시즌 프리미어십 선두 경쟁의 향방에 중요한 분수령이 될 수 있었던 이번 29라운드는
유나이티드의 역사적인 이번 시즌 최악의 참패로 마무리되고 말았다.
마치 지난 시즌 뮌헨 참사 기념일에 펼쳐졌던 맨체스터 더비에서
치욕스러운 퇴장과 더불어 당했던 참패를 떠올리게 한 이번 패배는
유나이티드가 갖고 있는 단 한 가지 불안함을 떠올리게 만들고 있다.
바로 오랜 무실점 기록이 깨지면서 생긴 수비진의 정신적인 붕괴 현상과
가혹한 일정으로 인한 주요 선수들, 특히 호날두의 체력적인 부담이 바로 그것이다.
이미 지난 인테르와의 챔피언스리그 경기에서도 다소 떨어진 집중력을 보였던 수비진은
비디치가 퇴장당하고 4실점하는 시즌 최악의 상황을 맞이하며 완전히 붕괴되었고,
호날두는 마스체라노에게 완전히 제압당하며 자신의 기량을 전혀 보이지 못했다.
어린 안데르송을 선발 투입한 것이나 루니-테베즈 투톱을 선택한 것 역시
경기를 완전히 장악하는 데에 있어서 어려움을 준 것도 잊어서는 안되지만,
그것은 약점이라기보다는 전략적인 문제였기 때문에 중요하지 않다.
반면 리버풀은 레알과의 경기에서 4득점하며 기세를 끌어올린 직후에
맨체스터 원정에서도 4득점하며 완연한 상승세로 클럽을 돌려놓는 데에 성공했고,
이것은 최고의 출발을 보였던 이번 시즌의 우승 경쟁에서 아직 멀어지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패배했더라면 자칫 완전히 떨어져버릴 수도 있었던 프리미어십 챔피언의 자리는
유나이티드를 잡아냄으로써 첼시를 잠깐이나마 제치고 2위를 차지하며
보다 가깝게 다가설 수 있었던 것이 큰 수확이 될 것이다.
유나이티드로서는 그야말로 시즌 최악의 경기였고, 리버풀로서는 소중한 승리였다.
하지만 이 경기가 지났음에도 여전히 유나이티드는 리버풀보다 승점 4점을 앞서 있고
게다가 유나이티드는 리버풀보다 한 경기를 덜 치루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지난 시즌 26라운드에 있었던 시티와의 더비에서 겪어야만 했던 치욕스런 패배의 경험은
오랫동안 우위를 점해왔던 상대에게 시즌 더블을 허용했다는 아픔이라는 점과
프리미어십 행보에 있어서 치명적인 승점의 손실이었다는 점에서 이번과 비슷하고,
지난 시즌 유나이티드는 그러한 과정을 겪고도 멋지게 우승을 거머쥐었던 경험이 있기에
이번의 패배를 이겨내고 다시금 승리하는 방법을 되새겨볼 수 있음을 알려준다.
이 패배는 그 어떤 패배보다도 씁쓸하다.
하지만 그 씁쓸함이 그만큼의 약이 되도록 만들어야만 한다.
그 누구보다도 쓴 약을 잘 삼켜낼 수 있을 때 얻을 수 있는 영광은
그 누구보다도 위에 설 수 있다는 크고 달콤한 영광일 것이다.
역사상 최초의 5관왕을 노리고 있는 유나이티드다.
그렇다면 역사상 최악의 난관도 딛고 일어나야만 한다.
시즌 내내 세계 최고의 수비력을 자랑했던 수비진은 완전히 무너졌고
2008년 세계 최고의 선수의 명예를 들었던 에이스는 완전히 무기력했다.
기나긴 상승세 끝에 찾아온 독기 품은 오랜 라이벌의 도전은
이번 시즌 최악의 경기를 만들었다.
올드 트래포드를 찾은 리버풀과 베니테즈 감독의 의도는 대단히 직접적이었다.
리버풀 최고의 선수인 토레스와 제라드에게 모든 공격을 맞기고 득점을 노리는 가운데
다른 모든 선수들은 수비 중심적인 위치에서 끝까지 버텨내는 것을 목표로 삼은 것이다.
캐러거가 오른쪽 풀백으로 선발 출장하면서 오른쪽 공격은 사실상 포기한 리버풀은
마스체라노와 루카스를 동시에 내세우면서 중원 장악에 온힘을 쏟았다.
반면 유나이티드는 살짝 비틀어 내세운 선발 명단으로 경기에 임했다.
주전이 그대로 나온 수비진에 비해 안데르송이 포함된 중원은 의외였고
루니-베르바토프 투톱이 아니라 루니-테베즈 투톱을 내세운 것도 의외였다.
신체적으로 강인한 선수들이 즐비한 리버풀의 수비진을 파괴하기 위해서
루니-테베즈, 호날두와 박지성의 기동력을 이용하겠다는 생각이었던 것으로 보이지만,
결과적으로 그러한 시도가 무위로 돌아가면서 유나이티드에게는 족쇄가 된 것이다.
전반 킥오프에서부터 선제 득점 장면가지는 유나이티드의 흐름도 나쁘지 않았다.
토레스와 제라드만 막으면 되는 리버풀의 공격은 아직 무딘 상태였고
무엇보다 왼쪽의 박지성을 활용한 빠른 공격이 대단히 날카로웠기 때문이다.
언제나 자신의 기량을 100% 발휘해주는 박지성의 성실함은 어김없었고
중앙에서 종으로 움직이는 테베즈와 왼쪽으로 돌아나올 때 강력한 루니,
그리고 박지성과의 호흡과 공격 가담에서 세계 최고 수준인 에브라까지 더해져
한박자 빠른 원터치 패스가 빠른 속도로 이어지면서 리버풀의 오른쪽을 괴롭힌 것이다.
박지성이 얻어낸 페널티킥으로 만들어진 전반 23분의 선제골이 바로 그런 연결이었다.
테베즈가 2선으로 내려오면서 만들어진 최전방의 공간으로 박지성이 파고들었고
테베즈가 오른발 아웃프런트로 뒷공간을 노린 패스를 만들어준 것이 주효했다.
여기에 다급하게 뛰쳐나온 레이나 골키퍼의 몸이 박지성의 발을 걸면서
와일리 주심은 단호하게 페널티 스팟을 가리킬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호날두가 깔끔하게 페널티킥을 성공시키는 순간, 유나이티드의 승리는 눈에 보이는 듯 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선제골을 성공시킨 유나이티드는 기세를 올리며 연이어 맹렬한 공격을 퍼부었지만
한번 박지성에게 헛점을 보였던 노련한 캐러거는 더욱 차분하게 수비에 임했고
마스체라노와 스크르텔의 독기가 유나이티드의 공격진을 압박하면서 흐름이 바뀌었다.
적이었지만 토레스는 칭찬할 수 밖에 없는 움직임을 보여주었다.
자칫 전반을 완전히 내어주면서 완벽한 침체의 늪에 빠질 뻔 했던 리버풀을 구원한 것은
전반 28분 실점한 지 5분만에 포기하지 않는 열정으로 동점골을 만들어낸 토레스였다.
상대 진영에서 길게 넘어온 공을 처리하는 데 잠시 정신을 놓았던 비디치의 헛점을
그 폭발적인 순간 가속도로 재빨리 낚아챈 토레스는 반 데 사르와 홀로 맞서게 되었고
그 깔끔한 마무리로 득점에 성공한 이후 그대로 원정 서포터들에게 달려가 환호했다.
선제골로 기세를 완전히 가져왔던 유나이티드를 무너뜨린 것은 비디치의 부진이었다.
이미 첫번째 실점 장면에서 완벽한 실수로 토레스에게 득점을 허용했던 비디치는
오랫동안 이어졌던 환상적인 무실점 기록이 깨진 이후 조금 떨어졌던 경기력이
이제는 완연히 휘청거리는 것이 보일 정도로 많이 떨어져버리며 최악의 경기를 하고 말았다.
토레스의 득점을 기점으로 살아난 토레스와 제라드의 선 굵은 공격 움직임을 상대로
부상에서 복귀한 지 얼마 안 된 퍼디낸드와 다소 느린 오셔가 약점을 보이는 동안
비디치 역시 아마도 정신적인 이유로 보이는 집중력 저하로 그 약점을 채우지 못했다.
시즌 내내 최고의 활약을 해주고 있는 그에게 최근의 짧은 부진으로 질책하고 싶지는 않지만
사실상 리버풀을 프리미어십 선두 경쟁에서 완전히 떨어뜨려버릴 수 있었던 이 경기에서의
사실상 경기의 승패를 완전히 갈라버린 치명적인 실수는 상당히 아쉬울 수 밖에 없다.
전반 44분에 만들어진 제라드의 역전골은 어쩔 수 없었다고 볼 수도 있다.
토레스의 패스와 제라드의 돌파는 헐거워진 유나이티드의 수비진에게 치명적이었고
에브라의 위험한 태클에 적절히 넘어진 제라드의 선택은 가장 효율적인 것이었다.
유나이티드 역시 리버풀 정도의 클럽을 상대하면서 두번의 실점을 하는 것은
언제나 각오해야만 하는 일이라는 점도 절대로 잊어서는 안되는 것이다.
하지만 후반 들어서 유나이티드의 경기력이 더 나아지지 않았다는 것은 큰 문제이다.
아우렐리우를 상대로, 그리고 마스체라노를 상대로 거의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했던
호날두를 박지성과 자리를 바꿔 왼쪽으로 배치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시원치 못했고,
도리어 에브라, 루니와 함께 공격에 활기를 더했던 박지성이 오셔와만 발을 맞추면서
전반 내내 공격진에 활기를 가장 많이 더했던 활약마저 줄어들 수 밖에 없었다.
박지성은 그래도 금새 자신의 역할을 찾아 아우렐리우와 리에라를 괴롭혔지만
캐러거와 카이트를 상대하게 된 호날두는 여전히 그 빛을 발하지 못했다.
게다가 결국 실현 가능한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이 되면서 유나이티드는 무너졌다.
시간이 흐를수록 공격에 집중할 수 밖에 없었던 유나이티드는 리버풀에게,
아니 제라드와 토레스에게 수비적인 약점을 노출할 수 밖에 없었고,
또다시 돌아들어가는 완벽한 패스를 받은 제라드를 막는 방법으로
비디치는 손을 뻗어 제라드를 넘어뜨리는 것을 선택하고 말았고,
와일리 주심은 곧장 비디치에게 퇴장 명령을 내린 것이다.
여기에 더 나쁜 결과가 된 것은 그렇게 내어준 프리킥이 실점으로 이어졌다는 점이다.
정확히 벽을 넘어서 골문 구석을 파고드는 아우렐리우의 왼발 프리킥을
반 데 사르 골키퍼와 벽에 서 있던 유나이티드의 선수들은 멍하니 지켜볼 수 밖에 없었다.
도무지 풀리지 않는 공격으로 말미암아 과감한 세명 동시 교체를 단행했던 유나이티드는
교체가 끝나자마자 비디치가 퇴장당하고 추가 실점마저 허용하면서 무너지고 말았다.
개인적으로는 퍼거슨 감독의 교체에 있어서 큰 의문을 갖고 있지는 않다.
리버풀과 같은 강적을 상대로 경기의 흐름을 바꿀 수 있을만한 선수로는
역시 노련한 긱스와 스콜스의 노장 조합이 필요하다는 사실은 당연한 것이고
베르바토프와 같이 수준 높은 포워드 역시 투입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다소 부진했던 안데르송과 상대의 거친 수비에 힘들었던 캐릭의 교체,
그리고 가장 좋은 모습을 보였지만 득점에서만큼은 다소 부족한 박지성의 선택도
아무리 부진해도 득점력만큼은 세계 최고인 호날두를 교체하는 것보다 이해할 만 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호날두가 거의 하는 일 없이 경기를 마쳤다는 점과 함께
박지성이 불어넣었던 유나이티드 공격 전술에서의 유효한 흐름은
결과적으로 봤을 때 아쉬울 수 밖에 없는 부분일 것이다.
그렇게 후반 80분까지 경기를 치르고 나자 유나이티드에게 남은 것은 없었다.
이미 모두 사용한 교체의 기회와 한사람 부족해진 수비진의 커다란 구멍,
그리고 역시 최고 수준의 리버풀 수비진을 상대로 두골 이상 넣어야 하는 부담감까지.
교체 투입된 스콜스와 긱스는 중앙에 자리잡고 경기를 풀어나가야만 했지만
비디치의 퇴장으로 얇아진 수비진은 공격적인 그들에게 수비 부담을 가중시켰고
루니-호날두-테베즈-베르바토프로 구성된 네명의 공격진은 후방 지원을 받을 수 없었다.
게다가 공격진에 기동성을 더하던 박지성의 부재는 특유의 활기마저 사라지게 하면서
단단하게 지키고 선 마스체라노-루카스 조합의 중원 장악을 도왔을 뿐이었다.
완벽하게 무너진 유나이티드 수비진에게 마지막 비수를 꽂아넣은 도세나의 추가골로
이번 시즌 프리미어십 선두 경쟁의 향방에 중요한 분수령이 될 수 있었던 이번 29라운드는
유나이티드의 역사적인 이번 시즌 최악의 참패로 마무리되고 말았다.
마치 지난 시즌 뮌헨 참사 기념일에 펼쳐졌던 맨체스터 더비에서
치욕스러운 퇴장과 더불어 당했던 참패를 떠올리게 한 이번 패배는
유나이티드가 갖고 있는 단 한 가지 불안함을 떠올리게 만들고 있다.
바로 오랜 무실점 기록이 깨지면서 생긴 수비진의 정신적인 붕괴 현상과
가혹한 일정으로 인한 주요 선수들, 특히 호날두의 체력적인 부담이 바로 그것이다.
이미 지난 인테르와의 챔피언스리그 경기에서도 다소 떨어진 집중력을 보였던 수비진은
비디치가 퇴장당하고 4실점하는 시즌 최악의 상황을 맞이하며 완전히 붕괴되었고,
호날두는 마스체라노에게 완전히 제압당하며 자신의 기량을 전혀 보이지 못했다.
어린 안데르송을 선발 투입한 것이나 루니-테베즈 투톱을 선택한 것 역시
경기를 완전히 장악하는 데에 있어서 어려움을 준 것도 잊어서는 안되지만,
그것은 약점이라기보다는 전략적인 문제였기 때문에 중요하지 않다.
반면 리버풀은 레알과의 경기에서 4득점하며 기세를 끌어올린 직후에
맨체스터 원정에서도 4득점하며 완연한 상승세로 클럽을 돌려놓는 데에 성공했고,
이것은 최고의 출발을 보였던 이번 시즌의 우승 경쟁에서 아직 멀어지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패배했더라면 자칫 완전히 떨어져버릴 수도 있었던 프리미어십 챔피언의 자리는
유나이티드를 잡아냄으로써 첼시를 잠깐이나마 제치고 2위를 차지하며
보다 가깝게 다가설 수 있었던 것이 큰 수확이 될 것이다.
유나이티드로서는 그야말로 시즌 최악의 경기였고, 리버풀로서는 소중한 승리였다.
하지만 이 경기가 지났음에도 여전히 유나이티드는 리버풀보다 승점 4점을 앞서 있고
게다가 유나이티드는 리버풀보다 한 경기를 덜 치루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지난 시즌 26라운드에 있었던 시티와의 더비에서 겪어야만 했던 치욕스런 패배의 경험은
오랫동안 우위를 점해왔던 상대에게 시즌 더블을 허용했다는 아픔이라는 점과
프리미어십 행보에 있어서 치명적인 승점의 손실이었다는 점에서 이번과 비슷하고,
지난 시즌 유나이티드는 그러한 과정을 겪고도 멋지게 우승을 거머쥐었던 경험이 있기에
이번의 패배를 이겨내고 다시금 승리하는 방법을 되새겨볼 수 있음을 알려준다.
이 패배는 그 어떤 패배보다도 씁쓸하다.
하지만 그 씁쓸함이 그만큼의 약이 되도록 만들어야만 한다.
그 누구보다도 쓴 약을 잘 삼켜낼 수 있을 때 얻을 수 있는 영광은
그 누구보다도 위에 설 수 있다는 크고 달콤한 영광일 것이다.
역사상 최초의 5관왕을 노리고 있는 유나이티드다.
그렇다면 역사상 최악의 난관도 딛고 일어나야만 한다.















덧글
GrayFlower 2009/03/15 20:15 # 답글
마스체라노 선수가 좋은 선수라는 것은 이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이전에 열렸던 레알과의 경기, 그리고 맨유와의 이 경기에서 그가 왜 마라도나 감독으로부터 아르헨티나의 중심이라는 평가를 받는지 알겠더군요.일방적으로 끝날 것 같던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향한 세팀의 경쟁을 지켜보는 것도 즐겁겠습니다.^^
Lucypel 2009/03/15 21:31 #
뭐, 그래도 우승은 저희겁니다. (웃음) 마스체라노는 마케렐레 이후 세계 최고의 홀딩 미드필더라고 생각합니다. 정말 잘해요.
소닉 2009/03/15 20:30 # 답글
뭐 유나이티드 입장에선 풀리지 않으니 세트피스 상황으로 몰고 가려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하는 순간긱스와 스콜스, 벨바가 준비.....
그런데 긱스와 스콜스는 몰라도 벨바는 좀 더 나중에 투입되어야 했던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드네요.
투입되자마자 비디치는 퇴장...이건 뭐 타이밍도 안 좋았죠.
이렇게 이김으로서 역전우승이라는 단어에 실낱같은 빛이 보입니다.ㅎㅎ
Lucypel 2009/03/15 21:32 #
개인적으로는 안데르송과 호날두를 좀 더 일찍 빼고 스콜스와 긱스 혹은 베르바토프가 들어갔어야 한다고 봅니다. 히피아-스크르텔-캐러거 라인에 대항하기에 높이가 너무 낮았고, 세트피스에서 킥을 해줄 선수도 없었으니까요. 뭐, 투입 자체는 나쁘지 않았지만 직후에 비디치가 퇴장당한 게 역시 컸지요. (한숨)
keropark 2009/03/15 20:32 # 답글
나니가 아쉽습니다... 나니가 기대만큼만 해줬다면 호날두를 이렇게 소모시키지 않았어도 되지 않았을까 싶네요. 더불어 하그리브스도 아쉽구요. 캐릭은 보디가드가 있어야 제 능력이 온전히 발휘되는데 말입니다;;
Lucypel 2009/03/15 21:32 #
나니야 그렇다 치지만, 하그리브스는 정말 아쉽습니다. 호날두에 대해서는 퍼거슨 감독의 미련이 좋은 결과를 내기도 하고 안좋은 결과를 내기도 하는 거니까 어쩔 수 없구요.
챔스우승 2009/03/19 03:43 # 삭제 답글
장미의 전쟁…EPL [맨유 vs 리버풀]경기를 말한다.이날 박지성선수는 페널티킥 유도로 도움을 올렸지만,
팀 맨유는 1:4 라는 대패를 했네요.
아프리카로는 요즘 못 보겠어요. 풀방 넘 많고 방장들
의 잦은 방제교체…암튼 다른곳으로 보고 있음.
스포츠토토tv에서보는데 버퍼링없어서 볼만해요!
Lucypel 2009/03/19 08:28 #
아, 예. 그냥 TV로 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