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rts] EPL 34R: ManU vs Tot by Lucypel

유나이티드의 폭풍이 돌아왔다.
적어도, 후반에는 완벽히 돌아왔다.

킥오프 이후 유나이티드의 흐름은 나쁘지 않았다.
지난 주중 포츠머스전의 승리를 이어나가려는 기세의 유나이티드는
루니-베르바토프의 투톱을 내세우며 시작과 함께 토트넘의 골문을 노렸다.
여기에 오랫만에 좋은 경기력을 보여준 호날두의 가세 역시 큰 도움이 되면서
고메즈 골키퍼의 선방이 없었다면 일찌감치 유나이티드가 경기 흐름을 잡았을 것이다.

하지만 공격진이 살아난 반면 수비진이 큰 실수를 저지른 것은 치명적이었다.
게다가 포백의 네명이 모두 번갈아가며 상대에게 헛점을 드러낸 것은
각각 곧장 실점으로 연결되면서 30라운드 풀럼전을 갱신하는
이번 시즌 최악의 경기를 만들어 나가는 듯한 전반이 되었다.

먼저 실수한 것은 최고의 센터백들인 퍼디낸드와 비디치였다.
토트넘이 레넌과 촐루카를 앞세워 오른쪽 공격을 성공시킨 상황에서
가운데로 날아든 크로스를 막아내지 못한 것은 먼저 비디치의 실수였다.
햇살이 반 데 사르 골키퍼를 향해 정면으로 들이치고 있던 상황에서
그런 눈부심과는 별로 상관이 없었던 비디치가 높이를 잘못 재는 바람에
크로스를 너무 쉽게 뒷공간으로 흘려보내버린 것이 첫번째 빌미인 것이다.
여기에 뒤에서 달려드는 벤트를 전혀 의식하지 못하고 집중력을 놓친 퍼디낸드는
비디치의 첫번째 빌미가 결정적인 선제 실점으로 연결될 두번째 빌미를 만들었다.

계속해서 공격 흐름을 잡아나가던 유나이티드가 전반 29분 선제 실점한 것은
올드 트래포드에서 기나긴 세월 동안 승리를 맛보지 못했던 스퍼스에게는
그야말로 꿈에 그리던 달콤한 순간이었을 것이 분명하지만 3분 뒤는 더욱 달콤했다.
또다시 레넌이 에브라를 완전히 제쳐내며 올린 크로스를 반대편에서 달려든 모드리치가
섬세한 기술로 반 데 사르 골키퍼를 무너뜨리고 득점에 성공해 낸 것이다.
이번에는 에브라가 레넌을 막는데 완전히 실패한 것이 너무나 치명적이었고
모드리치를 막아야 했던 오른쪽 풀백 하파엘은 어째서인지 중앙에 와 있었다.
센터백들이 제공 장악에 완전히 실패하며 선제골을 내준 것에 장단을 맞추듯
풀백들이 대인 방어에 완전히 실패하며 추가골을 내주며 무너져내린 것이다.

너무나 강하게 내리쬐던 햇빛을 핑계로 댄다면 이해해줄 수는 있겠지만
사실 포백의 실수가 너무나 크게 작용했다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제는 더이상 어린 유망주가 아니라 에브라를 농락할만큼 성장한 레넌의 오른쪽이
토트넘이 돈을 들이부으며 사온 그 어떤 포워드보다 강력하다는 사실이 이와 맞물리면서
유나이티드가 차츰 차츰 잠식해나가던 전반을 토트넘이 단숨에 빼앗아간 것이었다.

퍼거슨 감독은 이런 극도의 위기 상황에서 강력한 승부수를 던졌다.
오랫만에 선발 출장했지만 아무것도 하지 못한 나니를 후반 시작과 함께 빼버렸고
대신 들어간 테베즈를 최전방에 배치하며 4-2-3-1 형태의 공격진으로 재편한 것이다.
최전방의 테베즈가 쉴새없이 뛰어다니며 토트넘의 수비진을 압박하고 휘젓는 가운데
왼쪽의 루니와 오른쪽의 호날두, 중앙의 베르바토프가 기술과 속도와 힘을 발휘하며
토트넘의 수비진과 고메즈 골키퍼를 무너뜨리려고 애쓴 것이다.

그리고 유나이티드가 몰아친 폭풍의 물꼬는 전반 내내 아쉬웠던 캐릭이 텄다.
최근 들어 패스의 정확도가 상당히 떨어지며 팬들을 마음 아프게 했던 캐릭은
이번 경기의 전반에서도 어렵지 않은 패스를 실패하며 토트넘의 기세를 살려주었다.
특히 팔라치오스의 강한 압박이 주로 중앙에서 이루어졌다는 점을 생각할 때
바로 그 중앙에서 그를 상대해야만 했던 캐릭은 더욱 힘든 경기를 펼친 것이다.
하지만 후반 57분 테베즈가 열심히 휘젓고 다닌 덕분에 생긴 틈새를 파고든 캐릭은
루니의 패스를 받아 단숨에 페널티 박스 안까지 진입하며 고메즈 골키퍼를 유인했고,
급한 마음에 몸으로 다리를 걸어버린 고메즈는 호날두의 페널티킥을 막지 못한채
앞으로 펼쳐질 눈부신 득점의 행진의 서곡을 맛보아야만 했다.

한번 흐름을, 그것도 후반 일찌감치 잡아나간 유나이티드의 화력은 무서웠다.
몰아치기 시작하면 그 어떤 클럽보다도 강력한 유나이티드의 막강한 공격진은
후반 67분부터 71분까지 세골을 몰아넣으며 단숨에 스퍼스를 격침시켰다.

후반 67분의 동점골은 루니의 몫이었다.
한골차의 압박에 공격적으로 나선 토트넘은 유나이티드에게 역습을 허용했고.
오른쪽에서 이어진 공이 테베즈를 거쳐 단숨에 왼쪽의 루니에게 연결된 것은
고메즈 골키퍼에게는 생각할 수 있는 최악의 위기라고 생각될 정도였다.
하지만 잉글리시 스트라이커는 고메즈의 예상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오른발 인프런트 먼 포스트를 보는 각도에서 가까운 포스트로 꽂아넣으며
고메즈 골키퍼에게 처연한 좌절감을 느끼게 해주었다.

루니는 득점 직후에 호날두의 역전골을 도우며 절정의 감각을 과시했다.
이번에는 왼쪽 측면 넓게 벌린 상태에서 공을 받은 루니는
한번 접은 뒤 깔끔한 오른발 크로스를 정확하게 날려주었고
먼 포스트 앞에 떨어지는 공을 몸을 날려 헤딩으로 연결한 호날두는
아름다운 대각선 헤딩 득점 이후 아름다운 자신의 근육을 햇볕에 내놓은 채
올드 트래포드에 모인 수많은 팬들에게 자신의 건재함을 포효하듯 과시했다.

게다가 루니는 후반 71분 유나이티드의 네번째 득점까지 성공시켜버렸다.
이번에는 호날두가 오른쪽에서 반대편으로 길게 넘겨준 공을 받아낸 루니는
깔끔한 트래핑 이후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또다시 토트넘의 골문을 노렸고
비록 고메즈 골키퍼가 한번 막고 우드게이트가 몸을 날렸음에도 공은 선을 넘었다.
스퍼스의 수비진은 공을 걷어내려고 안간힘을 썼지만 이미 들어가버린 공은
사실상 유나이티드의 승리를 결정지어버린 채 토트넘을 가라앉혔다.

그리고 마무리는 바로 스퍼스를 떠나온 우아한 베르바토프였다.
후반 79분 왼쪽에서 올라온 루니의 크로스를 헤딩으로 연결한 베르바토프는
고메즈 골키퍼가 간신히 막아내고 엎어진 채 끌어안으려 노력하고 있는 공을
다시금 매정하게 밀어넣으며 오랫만에 자신의 득점 기록을 늘려내었다.

그렇게 유나이티드는 단숨에 폭풍처럼 몰아치며 토트넘을 유린했고
정말 오랫만에 화끈한 화력전을 펼친 유나이티드는 프리미어십 선두 자리를 지켰다.
첼시와 리버풀이 모두 승리하며 다시금 따라붙으려는 의지를 드러낸 주말 경기였지만
유나이티드는 절벽 끝까지 밀어붙이는 토트넘을 화려하게 격파해내고 승리해냈다.

비록 수비진이 흔들리며 최악의 전반을 보내야만 했지만,
계륵 나니를 빼고 테베즈를 투입하면서 만들어낸 공격적인 활력을
스콜스까지 투입하며 최대한으로 끌어낸 유나이티드는 화끈하게 공격했고,
그것이 오랫만에 유나이티드스러운 공격력으로 팬들을 즐겁게 해주었다.

자칫 패배했다면 프리미어십의 향방을 안개 속으로 밀어넣을 뻔 했던 경기의 승리는
유나이티드가 쿼드러플을 향해 나아가는 데에 커다란 도움이 될 것이다.
게다가 오랫만에 높이 솟아오른 유나이티드 공격진의 상승세는
주중에 있을 아스날과의 챔피언스리그 경기까지 기대하게 한다.

점점 더 승리를, 우승을 향해 나아가는 유나이티드에게
이번 승리는 무척이나 소중하고 달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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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번주 황금연휴 어떻게 보내실 건가요..? 2009/04/28 16:27 #

    이번주 금요일 5월 1일은 직장인 여러분들이 그렇게 기다리던.. 입니다. 물론, 휴일이 아니신 분들도 많으시겠지만 근로자의 날을 비롯하여 징검다리 휴일인 5월 4일 월요일까지 휴일로 지정하여 무려 5일이라는 연휴를 부여받은 회사도 있다고 합니다. 2009년은 특히 휴일이 적은 해라서 좌절하신 분들이 많았는데 이런 연휴 소식은 직장인들에게는 꿈만 같은 소식이죠. 보통 이런 연휴에는 많은 분들이 여행 계획을 많이 세우고는 합니다. 저 역..... more

덧글

  • 아문 2009/04/27 01:41 # 답글

    지옥과도 같았던 3월이 끝나고, 4월의 맨유가 보여주는 극장은
    팬의 입장에서 지켜보기가 힘들게도 떨리면서도 너무나도 감동적이네요
  • Lucypel 2009/04/27 08:26 #

    기왕 꿈의 극장에서 제대로 상영하는거 해피 엔딩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웃음)
  • 켄작 2009/04/27 11:59 # 답글

    우승할 놈은 뭘해도 우승하는 법. EPL은 맨유의 것!
  • Lucypel 2009/04/27 21:02 #

    우승 해야죠!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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