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06월 22일
[Show] Kanno Concert: 4. 바람을 닮은 칸노 요코
칸노는 바람을 닮았다.
사실 구차하게 다른 감상을 적지 않아도,
공연 전체를 통해 필자가 느꼈던 감상은 저 한 문장이었다.
그렇다, 그는 바람을 닮았다.
원한다면 어디든 불어오는 바람처럼, 칸노의 음악은 그가 원하는 모든 것을 들려준다.
그것이 클래식한 오케스트라든 아프리카의 타악기든 상관하지 않는다.
슬퍼서 눈물이 날만큼 서정적이든 공연장을 가득 채울만큼 웅장해서 서사적이든 상관없다.
그 어떤 악기와 소리와 느낌도 칸노는 원하는대로 사용해서 우리에게 들려주고,
그렇기 때문에 칸노는 자유로운 바람을 닯았다.
칸노의 음악은 어느 한 장르에 치중되어 있지 않다.
필자가 처음 반했던 에스카플로네의 서사적이면서 서정적인 음악부터
비밥에서의 재즈와 블루스를 지나 공각기동대에서는 아무도 보지 못한 미래의 세계를 그려냈다.
중간중간 빠져있는 여러 사운드트랙들과 그외에 보여주었던 많은 작업들까지 생각한다면,
사실상 칸노의 영역은 일반 대중들이 접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음악을 포함한다.
그리고 이번 공연에서 칸노는 그 넓은 자신의 음악 세계를 적절하게 보여주었다.
서로 어울리지 않을 것 같았던 아마네 마이와 사카모토 마아야의 보컬은 절묘하게 함께 했고,
50명이 넘는 정통 오케스트라와 6명의 일본인 세션은 아름다운 화음을 이루었다.
서로 다른 장르의 음악을 만들어내는 데에도 자유로울 수 있었던 칸노는
그 서로 다른 음악을 하나로 합치는 데에도 너무나도 자유로웠던 것이다.
그의 자유로움을 생각한다면, 칸노는 분명 천부적인 재능을 타고났다.
하지만 조금만 더 생각한다면, 칸노를 자유롭게 한 것은 그의 재능만이 아닌 것 같다.
솔직히 필자는 칸노가 처음 등장했을 때 조금은 기겁했다.
온통 하늘을 향한 이상한 머리에 원색의 비녀같은 무언가가 꽂혀 있었기 때문이다.
사실은 공연 초반까지만 해도 또다른 이유로 역시 당황하고 있었다.
공연 내내 지속된 칸노의 순수하지만 알 수 없는 춤사위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 모든 거슬림은 곧 눈녹듯이 사라졌고, 도리어 더 많은 것을 느끼게 해주었다.
그러한 모든 요소들은 그가 진정으로 자신의 일을 즐기고 있음을 말해주었기 때문이다.
축구선수 이영표가 말했다.
"천재는 노력하는 사람을 이길 수 없고, 노력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을 이길 수 없다."
칸노는 자신의 일을 너무나도 즐기고 있었고, 그렇기 때문에 노력할 수 있었으며,
그렇기 때문에 그 누구보다도 천재적인 역량을 펼칠 수 있었고,
그렇기 때문에 바람처럼 자유로울 수 있었다.
그래, 지금 다시 생각해봐도, 칸노는 이번 공연을 즐기고 있었다.
그의 모습은 마치 너무나도 즐겁고 신나서 어쩔 줄 모르는 어린아이의 그것과 같았다.
그는 분명 음악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너무나도 즐거웠을 것이고,
그러한 즐거움은 그에게 한없이 넓은 자유를 전해 주었을 것이다.
필자는 그런 칸노의 자유가 너무나도 부러웠다.
그만큼 자신의 재능을 발휘할 수 있는 것도, 자신의 일을 즐길 수 있는 것도 부러웠다.
그러면서도 어느 하나에 구속받지 않고 자유롭게 자신의 뜻을 펼칠 수 있음이 부러웠다.
그리고 그러한 부러움만큼 칸노의 음악에서 감동을 느꼈고,
그만큼 칸노와 그의 음악과 공연에 빠져들었다.
# by | 2007/06/22 23:24 | Review: Show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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