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ow] 오르세미술관展 (7/12)

모르고 몰랐던, 그래서 벼르고 별렀던 오르세미술관전에 드디어 다녀왔다.
사실은 모네전부터 다녀오고 싶었는데, 거기는 모종의 이유로 다음으로 미루고.

일단 처음 전시장에 들어가서 받은 느낌은 "에게?"
그 넓디 넓은 오르세를 가득 메우고 있던 작품들 중에서
정말 조금만 가져다 놓은 것은 약간의 아쉬움을 느끼게 했다.
(물론 이것만으로도 감지덕지 하늘에 감사할 지경이지만.)

다음으로 한가지 우스웠던 것은 이번 전시회의 부제였다.
정확히는 "<만종>과 거장들의 영혼"이 이번 전시회의 부제인데
필자가 보기에는 <만종>과 다른 작품간의 연계성은 전혀 없었다.
그냥 국내에 가장 알려져 있는 작품 중 하나인 <만종>을 흥행을 위해 팔아먹은 느낌.
실제로도 <만종>은 일반적인 동선과는 떨어진 벽에 쓸쓸히 전시되어 있었다.
대부분 19세기 후반부터의 인상주의 작품들이었던 것을 생각해보면
물론 비슷하기는 하지만 그 이전인 밀레의 작품은 정말 쓸쓸했을 것 같다.

흥행성을 위한 희생과 더불어 <만종>에 아쉬웠던 부분은 유리로 막힌 액자였다.
개인적으로 유화를 볼때 그 질감과 입체감을 상당히 좋아하는 편인데
유리 액자 안에 그림을 넣어버리니 그런 맛을 전혀 느낄 수 없었다.
덕분에 <만종>은 존재만 확인하고 금방 다음으로 넘어가 버렸다.
이 외에도 몇몇 작품에도 유리 액자를 사용한 점은 역시 똑같은 이유로 아쉬웠다.

또 하나의 아쉬웠던 부분은 큰 작품과 할로겐 조명의 조합이었다.
물론 전시회를 준비하는 사람들이 필자보다 훨씬 전문가일 것은 당연하고
그렇기 때문에 그런 배치는 충분히 심사숙고된 이후에 결정된 것이겠지만
사람 키만한 작품의 바로 앞에서 비추는 할로겐 전등의 빛은
보는 이의 눈에 작품에 반사된 조명의 빛을 들어가게 함으로써
작품 상단의 색은 절대 깨끗하게 보지 못하게 만들고 말았다.
물론 멀찌감치 뒤에서 보면 그런 반사광을 피할 수 있기는 했지만
멀리서 보는 것과 가까이서 보는 것이 전혀 다르다는 것을 생각하면
조명때문에 보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너무나도 아쉬운 마음이 든다.

전체적인 작품 구성은 초기 인상파와 후기 인상파를 주축으로 해서
19세기 후반부터 20세기 전반까지의 작품들을 대체적으로 다루고 있었다.
익숙한 르느와르와 마네, 드가, 모네, 고흐, 고갱, 세잔 등의 작품이 걸려 있었고
그만큼이나 아이들을 동반한 사람들이 많아서 조금은 소란스러웠다.
가격은 일반 12000원으로 조금 비싼 감이 없지는 않지만
개인적으로는 그 그림들을 "미어 터지는 오르세"가 아니라
"그나마 한산한 예술의 전당"에서 볼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지불할만한 가치가 있는 작품들과 전시회라고 생각한다.


덧. 반드시 다시 갈테니 같이 갈 분은 연락주세요. (...)

by Lucypel | 2007/07/12 19:00 | Review: Show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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