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ports] PL All Stars: 도전 vs 열정

선수들의 승부욕이 과하여(?) 흥미 위주의 경기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여러 경기에서 볼거리들이 만들어지며 역시 올스타전다운 경기를 보여주었다.

결과는 전기리그 우승팀 감독인 김가을 감독의 도전팀이 5:2로 승리했다.
김가을 감독은 상대 전적에서 앞서는 선수들을 대진시키며 승리를 노렸고,
최연성이 이윤열을, 임요환이 홍진호를 잡아내며 그런 기대에 부응했다.
김가을 감독은 스스로 나선 감독 특별전에서도 뛰어난 실력을 보여주며 승리했고,
이제동이 진영수를, 마재윤이 송병구를 잡아내며 최고의 저그임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역시 올스타전인만큼 경기 결과보다도 내용에 관심이 더 가는 것은 당연한 일.
이윤열의 "관광 버스" 채팅과 임요환, 홍진호의 "녹슬었어" 채팅처럼
정규 시즌에서는 할 수 없는 선수들의 채팅은 경기의 재미를 높여주었다.

특히 박지호-이승훈 대 강민-서기수 조합의 팀플레이 경기는 무척 재밌었다.
사상 최초의 4토스 팀플이라는 점이 경기 시작 전부터 흥미를 끌었고,
박지호 대 서기수, 이승훈 대 강민으로 경기가 갈라지는 과정에서
박지호와 강민이 각자 승기를 잡으며 결기 결과를 예측할 수 없었지만
박지호의 다크가 강민의 본진을 털며 강민과 이승훈이 동시에 본진을 밀렸다.
결국 서기수의 뚝심과 박지호의 맹공, 강민과 이승훈의 몰래 넥서스 재건,
그리고 할일이 없어진 강민과 이승훈의 채팅이 보는 이에게 큰 재미를 주었다.
특히 이승훈의 마지막 파일런과 마지막 한 마디 "아놔 XX"는 큰 웃음 선사에 성공.
끝끝내 버텨내며 강민을 살려낸 서기수의 천지스톰이 작렬하며 승부를 갈랐다.

개인전들이 대부분 진지한 경기 흐름을 보여주며 치열했던 것에 비해
팀플 경기들은 모두 조금은 재미 위주의 경기를 보여주어 상당히 좋았다.
뒤의 팀플인 심소명-김윤환 대 조형근-박정석 경기도 팀플 초보 김윤환이
팀플에서 이레디에이트 베슬까지 선보이며 경기를 휘어잡아 승리했는데,
이 과정에서 박정석의 눈부시고 눈물나는 방어가 경기 내내 돋보였고
또 김윤환이 아칸과 드래군에 이레디에이트를 걸면서 의문을 자아냈다.
결국 박정석과의 채팅에서 드래군이 이레디에이트에 죽지 않는다는 것을 몰랐다고 말해
아마도 오늘 경기에서 있었던 모든 채팅에서 가장 기억에 남을 채팅으로 기억될 듯 하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오늘 경기에서 가장 재미있었던 부분은 감독 특별전의 선수 해설들.
작년에 임요환과 박성준이 나섰던 것에 비해 강민과 이윤열이라는 조합은 어색할 듯 했지만,
오랜 선수 생활의 연륜이 묻어나는 강민의 청산유수같은 언변은 경기 내내 빛났고
성승헌 캐스터의 말처럼 "참 곱게 말하는" 이윤열의 해설은 그야말로 귀여움의 극이었다.
약간 소심한 듯한 목소리로 조근조근 조심스럽게 말을 꺼내는 듯 하던 초반과
강민의 활약을 보며 힘을 얻었는지 점차 과감해지고 커지는 목소리의 중반,
그리고 "GG 타이밍을 놓쳤어요"를 연발하는 클라이막스의 후반 모두 최고였다.
왜 이윤열의 귀여움에 많은 팬들이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는지 잘 알 수 있었다.

이제 다음주부터 시작될 후기 리그에서 각자의 팀에서 활약할 올스타 선수들.
짧은 휴식의 마지막 끝에서 다함께 모여 즐거운 시간을 보냈으리라 생각한다.
그리고 그렇게 웃을 수 있었던 오늘의 기억이 치열한 시즌의 뒤에도 이어지기를,
선수들의 승부는 치열해야 하지만 서로의 감정은 상하지 않아야 하기에
오늘의 모습이 계속되기를 바란다.


덧. 임요환이 MVP 되었다. 또 죽자고 까이겠구나. ㅇ<-<

by Lucypel | 2007/09/08 19:33 | Review: ProLeague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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