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의 US오픈 4연패, 그리고 통산 12번재 메이져 타이틀.
하지만 경기력 자체는 그다지 압도적이었다고 보기에는 어려웠다.
1세트부터 3세트까지 내내 쉬운 스트로크를 실수하는 모습을 계속 보여주었고,
서브 게임에서도 쉽게 브레이크 포인트까지 밀리는 모습도 보여주었다.
게다가 상대 역시 기술적인 부분이나 심리적인 부분이나 아직 부족한
갓 20살인 신예였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더욱 실망스러운 경기력이었다.
그런 페더러가 오늘 우승할 수 있었던 이유는 단 하나, 신들린 듯한 위기관리능력이다.
1세트에서 트리플 세트 포인트, 2세트에서 더블 세트 포인트에 몰렸던 페더러는
그 전까지 내내 풀어진 듯한 경기력을 보이다가도 어마어마한 집중력을 보여주었다.
물론 조코비치의, 아마도 심리적 압박에서 온 듯한, 연이은 실수도 주되게 작용했지만
그렇게 실수하도록 몰아붙일 수 있었고 상대의 실수만 있으면 승리할 수 있도록 한
페더러의 위기관리능력은 오늘 경기에서 다시 한번 그 진가를 보여주었다.
조코비치는 확실히 아직 어린 선수라는 점이 드러났다고 생각된다.
이기고 있을 때의 분위기와 경기력은 확 올라가는 감이 있지만
도리어 결정적인 승부처에서는 쉽게 긴장하는지 실수가 나왔고,
한번 말리기 시작하면 다소 쉽게 무너지는 경향도 볼 수 있었다.
기술적인 부분에서도 스트로크는 괜찮지만 서브가 정상급은 아니었고
베이스라인 플레이를 주로 사용하는만큼 네트 플레이는 다소 부족한 모습이었다.
페더러의 경기력은 지난 몇시즌에 비해 다소 떨어진 감이 없지 않기는 하지만,
이제 피트 샘프라스의 메이져 타이틀 최다 기록인 14개까지 단 2개만이 남게 되었다.
비록 나달을 앞세운 수많은 도전자들이 황제의 길을 가로막으려 노력하겠지만,
황제의 기량이 지금 수준만 유지해 준다고 하더라도 기록 달성은 어렵지 않을 듯 하다.
다만 팬으로서 바라는 한 가지는, 중요한 경기에서만이라도 제발
최고의 집중력과 정신 상태로 경기에 임했으면 하는 것이다.
계속해서 나오는 사소한 실수는, 방만한 정신 상태의 반증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 2007/09/10 11:15
- Review: Spor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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