첼시를 떠나는 무링요, 그가 부럽다. by Lucypel

간밤 챔피언스리그를 보고 다시 잠들었던 필자는
당연하게도 새벽 경기들의 결과를 보고자 인터넷을 확인했다.
그러나 뉴스를 가득 메우고 있는 소식은 전혀 의외였던 이야기,
무링요 감독의 사임 발표였다.

개인적인 의견을 말하자면 무링요 감독에 대한 감정은 그다지 좋지 못했다.
포르투를 이끌고 챔스리그를 우승하던 시절에는 약팀의 반란이어서 즐거웠지만
그 시절, 그리고 그 이후 첼시에서 보여준 전술은 개인적인 취향에 맞지 않았다.
그는 선수단 장악과 효율적인 전략전술, 그리고 언론 플레이에서 매우 뛰어난 감독이었지만,
아쉽게도 그는 붉은색의 팀을 이끌지 않고 푸른색의 팀을 이끌었기 때문에,
그리고 철저한 수비력을 바탕으로 한 역습 위주의 전술 때문에 필자의 흥미를 끌지 못했다.

상대적인 무명팀 첼시를 2년 연속 프리미어리그 챔피언에 올렸고
지난 시즌 칼링컵과 FA컵의 더블을 달성해내었던 그가 돌연 사임를 선언했다.
구단주 아브라모비치와의 불화설은 내내 돌았던 것이 사실이지만 하루이틀도 아니었고,
존 테리와 프랑크 램파드 등 주축 선수들의 끊임없는 지지를 바탕으로 자리를 굳힌 데다가
대단히 성공적인 결과들에 스스로의 고집스럽고 강인한 성격까지 영향을 주면서
그가 이렇게 쉽게 사임하리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이제 맨유팬 혹은 리버풀이나 아스날을 지지하는 축구팬의 입장으로서는
그 강력한 첼시의 가장 중요한 무기가 사라진다는 점에서 기뻐해야 마땅할 것이다.
사실 무링요 감독 정도의 능력이라면 다른 팀을 구하는 것은 그다지 어렵지 않을 것이고,
그러한 "강자"이기 때문에 그의 작은 실패는 "약자"의 입장에서 생각지 않아도 될 것이다.

하지만 지금 스스로의 마음 속에서 가장 큰 감정은 무링요에 대한 부러움이다.
성공적인 선수 시절도, 그럴싸한 지도자 경력도 일천했던 포르투갈의 조세 무링요는
외국 감독의 통역 출신으로서 젊은 나이에 어마어마한 경력을 쌓아나간 대단한 인물이다.
전세계 축구 감독 중 나이 40에 챔피언스리그 타이틀을 거머쥔 이가 누가 있으며
첼시라는 세계적인 빅 클럽을 맡아 연이어 우승했던 이가 어디 있단 말인가.
그렇게 입지전적인 삶을 살았음에도 그 모든 것을 훌훌 털어버리고 떠날 수 있음은
자신의 능력에 대한 무한한 자신감과 한없이 자유로운 정신이 없다면 할 수 없는 일이 아닐까.

그간 축구팬의 입장에서 그를 싫어했던 오랜 시간을 되새겨보면,
이제 와서 그가 남자로서 너무나도 부러운 삶을 살았기 때문이 아닐까 하고 생각하게 된다.
오만하지만 그 오만함을 덮고도 남을만큼의 능력을 갖고 있는 남자.
자신의 분야에서 세계 최고면서도 자유롭게 모든 걸 떨칠 수 있는 남자.

자신의 생각을 거침없이 표현해도 되는 능력과 할 수 있는 자유는, 정말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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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링요 사임 공식발표...후임은 누구? 2007/09/20 14:16 #

    CHELSEA STATEMENT - Chelsea h/p 인용 드디어 올 것이 왔군요. 첼시가 무링요의 사임을 공식화하면서 3년간의 계약기간중 약 2년 2개월만에 지휘봉을 놓게 되었습니다. 잉글랜드 언론들은 벌써부터 후임감독이 누가 될 것이냐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모양입니다. 사실 무링요의 사임은 끊임없이 나왔던 이야기였지만 언제나 슬그머니 넘어가거나 화해무드가 조성되었다며 넘어간 적이 태반이라, 언젠가는 터질 것이라 예상은 해왔는데 ......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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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朝霧達哉 2007/09/20 11:40 # 답글

    어? 무간지 사임했나요?

    이런...EPL보는 재미중 하나가 무간지의 독설이었는데...-_-
  • Lucypel 2007/09/20 22:56 # 답글

    朝霧達哉: 그러게 말입니다. 꽤나 급작스럽더군요. 워낙 뜬소문이 많았기에 그냥 넘어갈 듯 했는데, 정말 의외의 타이밍입니다. 시즌 중반도 아니고 막 시작한 타이밍이라니. (...)
  • keropark 2007/09/20 23:14 # 답글

    무링요 정도 능력이라면 세계 어느 팀에 가도 꿀릴게 없지요. 개인적으로는 퍼거슨 경 이후 맨유 감독은 어떤가 싶을 정도로 무링요를 높게 치고 있지요 ㅎㅎ (미안 키노 ㅠ)

    레이카르트가 위험한 바르샤가 웬지... 하는 생각도 드는군요. 아마 무링요는 당분간은 머리 좀 식히지 않을까요 ㅎ
  • Lucypel 2007/09/20 23:19 # 답글

    keropark: 악악, 그래도 빨간 옷 입은 무링요는 싫어요! 무감독 전술은 역시 취향이 아니라서.. (먼산) 개인적으로는 말도 안 되지만 우리 국대에 데려오자는 네티즌들의 뻘짓 의견이 나올 거라고 생각하고 그걸 기다리고 있습니다. (...) 확실히 바르샤도 있군요. 다른 분은 포르투갈 국대 얘기도 하시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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