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rts] Serie A 4R: Juve vs Roma

돌아온 왕자 유벤투스와 지난 시즌의 왕자 로마의 맞대결은
90년대의 마지막 판타지스타 알레산드르 델 피에로와
2000년대의 첫번째 판타지스타 프란체스코 토티의 맞대결이었다.

기선제압은 이아퀸타와 트레제게를 뒷받침한 델 피에로의 몫이었다.
로마의 홈경기였던만큼 경기 초반 로마의 공세가 거세게 몰아치던 때에
델 피에로의 발에서부터 시작된 역습은 그림같은 득점으로 마무리되었다.
공격 진영 중앙에서 수비를 달아둔 채 오른쪽으로 넓게 벌려준 델 피에로의 패스와
상대 수비보다 빠르게 측면으로 들어가며 이아퀸타가 올려준 적절한 크로스는
골 결정력의 화신 트레제게의 소위 짤라먹는 헤딩슛으로 완벽하게 마무리되었다.
스트라이커 트레제게와 좌우 측면을 파고든 이아퀸타의 투톱을 뒤에서 받쳐준,
델 피에로는 공격형 미드필더로서 적절한 패스와 공격 조율 작업을 수행하여
전형적인 과거의 판타지스타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로마의 왕자이자 이탈리아 대표팀의 왕자 토티는
판타지스타의 정의조차 시간이 흘러가며 바뀌어가는 것이라는 것을 증명하듯 활약했다.
180cm가 넘는 큰 키와 파괴력있는 피지컬 능력, 폭발적인 속도를 갖춘 토티는
군더더기없이 효율적인 발재간과 동물적인 골감각까지 갖춘 판타지스타의 전형이었다.
상대의 수비를 몸싸움으로 압도하고 완벽한 첫번째 터치로 공을 돌려놓은 후
세계 최고의 골키퍼 중 하나인 부폰 앞에서 침착하게 성공시킨 첫번째 골과
문전 앞에서의 혼전에서 번개같은 반사 신경으로 주워넣은 두번째 골은
뛰어난 신체 조건과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득점력을 완연하게 보여준 활약이었다.
만시니와 타데이라는 윙어를 좌우로 거느리고 상대 진영을 휘젓는 토티는
밀란의 카카와 함께 최고의 공격형 미드필더로 세리에 아를 지배하고 있다.

트레제게와 이아퀸타를 2선에서 조율하고 지원하는 화려한 발재간의 델 피에로.
만시니와 타데이를 거느리고 스스로 상대를 휘젓고 득점으로 마무리하는 토티.
갈수록 조직적이고 거친 압박이 효율적인 수비 전술로 대두되고 있고
그만큼 빠르고 강한 공격수가 필요해진 요즘의 전술 변화에 따라서
델 피에로 같은 선수보다는 토티 같은 선수가 더 좋은 결과를 얻는 것일지도 모른다.
어쨌든 오늘의 경기에서는 두 골이나 득점에 성공한 토티에 비해서
좋은 프리킥과 페널티킥마저 실패한 델 피에로는 아쉬움을 남기고 말았다.

하지만 델 피에로와 유벤투스 팬들이 그런 아쉬움을 달랠 수 있도록
2대1로 앞서가던 로마가 수비적인 움직임으로 전환하던 후반 종반
이아퀸타가 센스있는 헤딩슛으로 동점골을 성공시킴에 따라
유벤투스는 사실상 얻을 수 있는 상당히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할 수 있겠다.

칼치오폴리의 영향으로 전력이 상당부분 약화되어 있는 것이 사실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아직 "저력"이 충분하다는 사실을 다시금 확인시켜준 유벤투스였다.
반면 로마는 지난 시즌에 이어 충분한 전력과 좋은 전술을 갖고있기는 하지만
최종 승자로 남기에는 아직 조금 부족한 느낌을 주는 아쉬움을 다시한번 보여주었다.

이번 시즌 분명 상위권에서 순위 다툼을 벌이게 될 로마와 유벤투스.
오늘의 경기는 어쩌면 그저 전초전에 불과할 따름이다.

by Lucypel | 2007/09/24 00:02 | Review: UCL/UEFA | 트랙백 | 덧글(5)

트랙백 주소 : http://FSHE.egloos.com/tb/786309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Commented by 아이리스 at 2007/09/24 00:35
유벤투스로서는 귀중한 승점 1점을 따낸 것으로도 충분히 만족할만한 성과를 거뒀다고 봅니다만, 지난 경기에서 타키나르디를 잃은데 이어 센터백 안드라데마저 심상치 않은 무릎부상으로 쓰러지는 바람에 어려움을 겪게 생겼습니다.
Commented by Lucypel at 2007/09/24 01:04
아이리스: 그래도 승점도 따냈고 아이퀸타의 상승세가 있어서 다행인 것 같습니다. 확실히 수비진이 몇 시즌 전의 단단한 느낌을 많이 잃어버린 듯 하더군요. 이름 모르는 선수들이 잔뜩... (먼산)
Commented by keropark at 2007/09/24 02:27
유벤은 다음 시즌을 기약해야 할듯... 하고 생각했는데 오늘 보니 역시 저력이 있다는게 느껴지더군요.
Commented by GrayFlower at 2007/09/24 09:22
확실히 저력이 있는 팀이라는 게 느껴지는 한판이었습니다. 토티야 뭐... ㅎㄷㄷ하죠^^;
Commented by Lucypel at 2007/09/24 10:23
keropark: 이번 시즌도, 인테르가 흔들린다면 우승권 경쟁도 박빙일 수도 있을 것 같더군요.

GrayFlower: 그래서 토티 싫어요! (응?)

:         :

:

비공개 덧글

◀ 이전 페이지          다음 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