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0월 01일
[Sports] EPL 8R: Mid vs Eve
이동국의 팬들에게는 확실히 나아지고 있는 이동국의 모습이 기쁜 경기였고,
에버튼은 이번 시즌 좋아진 전력을 여실히 드러내며 화력을 과시했다.
그간 지켜본 이동국의 움직임은 확실히 가장 좋았던 경기라고 생각된다.
사실상 이번 시즌 보로의 주전 공격수인 미도와 발을 맞춘 투톱 플레이는
끊임없이 좌우를 서로 바꿔가며 움직였고, 넓게 벌리는 플레이도 좋았다.
다소 이기적인 플레이를 하지만 포스트 플레이에 능한 미도의 움직임과
몸싸움이 좋지 않은 대신 넓게 벌려 패스를 시도하는 이동국의 움직임은
앞으로 잘 맞춰볼 수만 있다면 상당히 위력적일 수 있는 가능성을 보였다.
전반 초반 미도가 왼쪽으로 벌리고 이동국이 공을 받아 대각선으로 돌파할 때
보아텡이 뛰어들어오는 것을 이동국이 찔러준 것은 상당히 좋은 공격 방법이었다.
또한 이동국 역시 제공권에서 어느 정도는 경쟁력이 있기 때문에
크로스바를 맞춘 헤딩슛과 같은 상황을 만드는 것도 미도-이동국 투톱의 위력일 것이다.
다만 이동국의 가장 큰 문제점은 상당히 떨어진 피지컬이었다.
아시아 수준에서는 충분한 경쟁력을 가졌던 그의 몸싸움 능력은
180 후반의 신장을 가진 유럽 수비수들을 상대로는 그다지 위력을 보이지 못했다.
설혹 신장이 좀 작은 선수들이라도 강인한 육체와 뛰어난 탄력으로 신장의 부족을 메꿔,
이동국이 그들을 상대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꾸준한 웨이트와 체력 보강이 필요할 듯 하다.
그 외에 문제가 되었던 주력은 그의 주된 경쟁 상대가 센터백들이라는 점을 생각했을 때
그리고 센터백들은 대체적으로 발이 느리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괜찮을 듯 하다.
이번 경기에서도 레스콧에게는 밀렸지만 스텁스에게는 우위를 점하는 모습을 보여
상대 선수들과 경합하는 타이밍과 요령만 익힌다면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듯 하다.
미도가 햄스트링 부상으로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고
중앙 미드필더인 보아텡과 호쳄박이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지 못한 보로는
오른쪽 윙어 오닐보다 왼쪽 윙어인 다우닝에게 지나치게 의존하는 플레이를 펼쳤고,
그나마도 윙포워드보다는 측면 미드필더에 어울리는 다우닝의 움직임 때문에
사실상 공격적인 흐름에서 주된 움직임은 이동국에게 많이 의존하는 모습을 보였다.
실제로 전후반을 통틀어 보로가 가졌던 결정적인 서너번의 기회 가운데
이동국은 절반 정도를 직접적으로 관여하며 사우스게이트 감독에게 어필하려 했다.
하지만 이동국의 교체 이후 크래독과 센터백 휘터를 투톱으로 내세운 보로는
완전히 다우닝의 왼쪽 크로스에만 의존하는 공격을 보이며 자멸하고 말았다.
제공권 장악만을 노렸다 하더라도 이동국-휘터 투톱이 보다 나았을 것으로 생각되는데,
이러한 부분이 초보 감독 사우스게이트의 전략적인 경직성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결국 보로의 전술적인 문제점은 고전적인 잉글랜드식 4-4-2 전술의 고착화이고,
그나마도 좌우 측면의 윙어들의 공격성이 다소 부족한데다 좌우 밸런스가 맞지 않으며
중앙 미드필더들의 움직임이 지나치게 무뎌져 있다는 점이라고 생각된다.
다우닝과 테일러의 왼쪽은 좋은 크로스를 지녔지만 화끈한 공격력이 부족하고,
오닐과 영의 오른쪽은 왼쪽에 비해 많은 믿음을 받고 있지 못한 느낌을 주었다.
하지만 실력의 차이는 그리 크지 않은 듯 하기 때문에 좌우 밸런스의 회복이 절실하다.
또한 보아텡과 호쳄박이 구성한 중앙 미드필더는 그다지 활약하지 못했는데,
주전 콤비인 호쳄박-아르카 콤비의 재구성이 시급히 필요한 시점일지도 모르겠다.
이 미드필더 라인은 짧은 패스를 통한 전진과 드리블에서 아쉬움을 보였고,
수비적인 부분은 괜찮았지만 지나치게 긴 패스에 의존하여 공격을 잘 전개하지 못했다.
결국 투톱과 미드필더 사이의 간격이 벌어지며 원활한 공격 전개가 이루어지지 못했는데,
윙어들마저 미드필더 라인과 함께 움직여 투톱만 고립되는 최악의 전개가 이루어졌다.
반면 에버튼은 수비적인 두명의 선수와 공격적인 두명의 선수로 미드필더를 구성했는데,
완전히 수비적인 필립 네빌과 중앙 조율의 자기엘카, 측면의 피엔나르를 거느린
미겔 아르테타의 위치를 가리지 않는 화려한 움직임이 에버튼 승리의 원동력이었다.
오른발과 왼발을 모두 잘 쓰는 스페인의 미드필더는 그야말로 프리롤로 움직였는데,
좌우 측면과 중앙 돌파까지 모두 성공해내며 에버튼의 공격을 이끌었다.
아르테타의 활약 뒤에는 자기엘카와 네빌의 든든한 지원이 있었기 때문이며
이러한 미드필더간의 역할 분담은 보로에서 반드시 이루어져야 할 부분일 것이다.
확실히 이번 시즌의 에버튼은 더욱 든든해진 전력을 바탕으로 상위권을 노리고 있고,
맨시티, 뉴캐슬 등과 함께 챔피언스리그 진출권까지 노려볼 수 있을 듯 하다.
반면 보로는 선수 개개인의 능력에 비해 얻는 결과가 부족한 느낌을 주고 있기 때문에
이번 시즌이 사우스게이트 감독의 지도자 경력에서 매우 중요한 분기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만약 이 선수들을 잘 갈무리해서 보다 좋은 전력으로 만들어나갈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사우스게이트 감독의 앞길에는 다소 어두운 그림지가 드리울 것이다.
덧.
스카이스포츠의 이동국 혹평은 "terrible miss".
플레이의 질이 떨어진 것보다도 가장 좋은 기회를 성공시키지 못했다는 점에서
팀 패배의 모든 책임을 혼자 뒤집어 쓴 듯한 느낌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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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y | 2007/10/01 13:02 | Review: EPL/FA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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