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ports] 코치사신기 Day 2

그래, 우리가 한동안 잊고 지냈던 사실이 있었다.
비록 중요한 몇번의 순간에서 진한 아쉬움을 남겨놓고 떠나긴 했지만
kOs 김현진은 국내 최강급 테란 라인인 티원의 주전급 테란 출신이다.
그리고 임요환이라도 자체 평가전을 통과하지 못하는 엄격한 주훈 감독이
그 입으로 광안리 결승 무대에서 직접 제노 스카이에 가장 강한 테란이라고 말했던 선수다.
(아니, 설혹 그렇게 보인다 하더라도 절대 김현진 코치를 까고 있는 것이 아니다!)

어제에 이어 오늘까지 총 7경기를 치르는 동안의 전적은 5승 2패.
테란으로 플레이한 6경기 중 테란전 1승 프로토스전 3승 2패, 저그로 테란 상대 1승까지,
그 모든 경기의 중후반 운영에서 선수 시절 특유의 단단함으로 경기를 풀어나갔다.
메카닉을 수행하는 테란이 가져야 할 가장 중요한 덕목 중 하나인 탄탄한 수비와
소수 벌쳐의 지속적인 게릴라 및 좋은 위치의 마인 매설, 그리고 넓게 벌린 탱크 라인까지
물량 중심의 장기전을 도모하는 테란이 해야하는 움직임으로서는 충실했다.

사실상 어제부터 펼쳐진 9경기 중에서 가장 흥미진진했던 경기는
오늘 펼쳐진 김현진 코치와 박용운 코치의 3차전, 조디악에서의 저그 대 테란 전이었다.
평생 저그를 10경기도 안 해봤다는 김현진 코치와 저그전이 제일 싫다는 박용운 코치가
모두 랜덤을 선택해서 김현진의 저그와 박용운의 테란이 맞붙는 기묘한 경기가 되었다.
빠른 가스 채취를 바탕으로 한 레이스 한기의 게릴라와 기습적인 드랍십의 성공으로
시작부터 본진 레어를 파괴하고 시작한 박용운 코치의 낙승이 예상되었지만,
김현진 코치가 몰래 멀티를 성공시키고 침착하게 뮤탈 게릴라를 시도함에 따라
테란의 한방 진출이 줄어든 병력과 늦어진 타이밍으로 그 위력을 많이 잃게 되었다.
게다가 저그 앞마당에서의 전투에서 양 선수의 부족한 컨트롤로 계속 승기가 흔들리다
결국 계속해서 추가된 저글링에 의해서 테란 병력이 모두 소실되며 승부가 기울었다.
그 이후로도 계속 엎치락뒤치락 경기를 풀어나가던 두 코치의 승부는 결국
저그가 추가 멀티를 계속 가져가고 디파일러가 나오면서 끝내 김현진 코치의 승리.

박용운 코치는 경기를 하면 할수록 나아지는 경기력을 보여주었지만
테란으로서 치명적인 저그전의 컨트롤 부족과 한방 진출의 부족함으로 아쉬웠고,
한상용 코치는 어제의 화려한 컨트롤과 꼼꼼한 운영으로 최강의 다크 호스로 급부상했지만
오늘은 김현진 코치에게 빌드 싸움에서 밀림과 동시에 컨트롤에 실수가 겹치면서
어제 이뤄낸 쾌조의 2연승을 아쉽게 만들며 분루를 삼켜야만 했다.
(2패한 서형석 코치의 이야기는 굳이 다루지 않는다.)

결국 대회 이전에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로 평가받던 김현진 코치가
가장 최근까지 선수 생활을 했던 코치답게 탄탄한 기량을 선보이며 우승을 차지했다.
어제 현장에서 느꼈던 것처럼 가장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던 출전 선수답게
좋은 실력과 인기를 보여준 김현진 코치의 경기는 오랜 향수를 느끼게 했고,
그런 향수는 많은 팬들에게 잠시간의 리그 휴식기에 좋은 볼거리가 되었을 것이다.


덧. 한승엽은 정말 해설로 나가도 괜찮을 정도로 말을 잘 하더라.

by Lucypel | 2007/10/09 21:31 | Review: e-Sports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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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kisnelis at 2007/10/10 00:48
잘 읽었습니다~ (그렇지만 '4대2로 이기겠습니다'가 먼저 생각나요^^;;)
Commented by Lucypel at 2007/10/10 11:37
kisnelis: 그건 그렇죠, 역시. (먼산) 들러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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