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ports] PL 후기: T1 vs SouL

티원 수준의 팀이라면 차차 나아지는 모습이 아니라 항상 강력해야만 한다.
한 부분에서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다른 부분의 강력함을 바탕으로 버텨야만 한다.
하지만 지난 시즌의 티원은 팀 전체가 모두 무너지는 완벽한 붕괴를 경험했고
이번 시즌은 조금 나아지는 듯 싶었지만 다시 한번 그런 붕괴를 보여주었다.

가장 큰 문제는 "제대로 하는 선수가 하나도 없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성공하는 팀은 확실한 승리 카드가 하나 혹은 그 이상 존재한다.
작년 그랜드 파이널을 차지한 히어로는 박성준-박지호-염보성의 "박지성 라인"이 있었고
전기 리그 우승을 차지한 칸은 송병구-이성은의 개인전과 강력한 팀플 조합이,
준우승을 차지한 오즈는 오영종-이제동-박지수의 개인전 라인업이 활약했다.
특정 선수에게 의존하는 팀은 불안하지만, 강한 선수가 버텨주는 팀은 강력하다.

반면 티원은 현재 그런 승리 카드가 단 한 장도 존재하지 않는다.
최연성-전상욱-고인규의 테란 라인과 박성준-박태민의 저그 라인은
개인 리그 4강급 선수들로 이루어진 모든 팀 가운데 가장 화려한 라인업 중 하나이지만
실제로 최근 확실한 1승을 챙겨주는 모습은 단 한명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위의 다섯명 중 지난주 개인 리그에서 승리를 챙긴 선수는 고인규 뿐이며,
프로리그에서도 착실하게 승수를 쌓아주고 있는 선수는 보이지 않는다.

물론 티원의 엔트리 구성은 특정 선수에게 많은 비중을 두지 않고
많은 선수에게 골고루 출전 기회를 주는 편이기 때문에 많은 승수를 쌓을 수 없겠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오늘의 고인규나 박태민처럼 쉽사리 무너져 버리는 건 없어야 한다.
고인규의 경우는 빌드가 많이 갈린 감도 있지만 부족한 정찰과 건물 배치는 치명적이었고,
과감하지도 않고 안정적이지도 않은 박태민의 경기는 경기 내내 답답했다.
에이스급 선수들이 이렇게 무너져 버리면, 팀은 절대로 승리할 수 없다.

후기리그 들어 개인전에서 많이 향상된 모습을 보여주던 티원은
결국 네경기만에 개인전에서만 세 세트를 내어주며 처참하게 무너져 내렸다.
그동안 길고 긴 부진의 늪에서 전상욱이 겨우 기어나온 것은 다행이지만
그나마 5할 승률을 달성하는 듯한 팀플이 승리해 주었음에도 팀이 패배해 버린 것은
한심한 작태를 보여준 주전급 선수들에게 질책의 방향이 돌아갈 수 밖에 없다.

팀플은 애초에 높은 승률을 기록하기에 어려울 것으로 생각된다.
신인급 선수들에게도 마찬가지로 맹활약을 기대할 수는 없는 일이다.
결국 그렇다면 팀의 중심을 잡고 이끌어나가야 하는 것은 중견급 선수들이고,
그런 역할을 해주어야 하는 선수들이 한 경기에서 연이어 패배를 기록하고 마는 것은
팀이 그대로 쓰러져 버리는 것과 다름없는 일이다.

그 정도 라인업으로 그 정도 경기력밖에 보여주지 못하는 건 정말 심각한 일이다.

by Lucypel | 2007/10/14 16:55 | Review: ProLeague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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