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따지면 표절 아닌게 뭐가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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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 케이블 TV에서 재방송하던 스펀지를 보았다.
흥미로웠던 것은 다른 반주로도 노래를 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이지훈, 신혜성의 "인형"은 조성모의 "for you"로,
김수희의 "남행열차"는 윤수일의 "아파트"로 부를 수 있었다.

사실 표절이라는 것은 참 애매한 것이다.

수없이 많은 영문학 작품에서 셰익스피어는 자주 차용되고는 한다.
집안이 반대하는 두 연인의 이야기는 로미오와 줄리엣이고
사느냐 죽느냐 고민하면 햄릿의 삶과 같아진다.

영화나 드라마, 쇼 프로그램도 마찬가지다.
고대의 유적을 탐험하는 작품은 인디아나 존스가 나오는 것이고
퀴즈 쇼를 하면 장학 퀴즈나 마찬가지인 것이다.

사실 대중 음악은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
순수 예술 음악을 하지 않는 이상 극히 새로운 시도는 불가능하고,
사용할 수 있는 악기나 멜로디에 쓰일 코드 등은 비슷할 수 밖에 없다.
게다가 요즘처럼 어마어마하게 많은 노래들이 빠르게 생산되고
전세계적으로 하나의 트렌드가 휩쓰는 시대에는
국내의 대중 가요라도 외국 음악의 흐름을 따를 수 밖에 없어진다.

표절을 한 것이 잘 한 것이라는 것이 아니다.
분명 지적 재산권은 대단히 중요한 것이며, 표절은 강한 제재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표절이라는 것에 대한 기준에는 충분히 의구심을 가질 수 있다.
과연 얼마나 같다고 표절인가?
들어보고 느낌이 비슷하면 표절인가?
그러면 비슷한 사랑과 이별을 속삭이는 발라드도 모두 표절이고,
똑같은 자유와 낭만을 읇조리는 힙합도 모두 표절일 수 밖에 없다.

사실 알고 보면 용가리는 고질라의 표절이고, 로보트 태권 V는 마징가 Z의 표절이다.
삼성의 마이마이는 소니의 워크맨의 표절이고, 애니콜은 스타택의 표절이다.

모든 부분에서 지금까지 나온 음악과 모두 다를 수 있는 음악이 있고,
그 음악이 대중들에게 자연스럽게 소비될 수 있다면,
그 작곡가는 아마 신일지도 모른다.

우리는 이미 수천, 수만곡의 음악을 귀에 담았던 사람들이다.
그러한 데이터베이스에서 벗어나는 것이 듣기에 자연스럽다면,
그러니까 그 작곡가는 신일지도 모르는 것이다.

by Lucypel | 2007/03/20 18:18 | Opinion: News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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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dt at 2007/07/31 11:04
표절은 강한 제재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표절이라는 것에 대한 기준에는 충분히 의구심을 가질 수 있다.

그 작곡가는 아마 신일지도 모른다.

그러니까 그 작곡가는 신일지도 모르는 것이다.

그래서 결론은.?
Commented by Lucypel at 2007/07/31 11:46
dt: 제 부족한 글솜씨에 대한 질문이시라면 겸허하게 받아들일 수 밖에 없겠군요. 제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관련 기사에서 언급하고 있는 표절 논란은 지나친 것이 아닌가"하는 점입니다. 굳이 어떤 결론을 내리고자 하는 것이라기보다는 좀 더 깊게 생각해 보아야 한다는 것이지요. 적어주신 제 글 속 문장 중 앞의 두 문장이 제 의견이라고 할 수 있겠군요. "표절이 강한 제재를 받아야 되는 것에는 찬성하지만, 그 기준에 대해서는 충분히 생각해야만 한다"는 말입니다. 분명히 읽으셨으면서도 결론을 알 수 없으시다니 제 글솜씨가 많이 부족한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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