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rts] EPL 12R: Chelsea vs United by Lucypel

때로는 정말 멋진 경기력을 보여주고도 패배하는 것이 축구다.
스탬포드 브릿지에 선 유나이티드는 정말 잘 싸워주었지만
그것이 언제나 승리의 여신에게서 미소를 얻어내는 것은 아니다.


1. 병맛같은 심판 때문에 얼룩진 멋진 경기.

어느 대회, 어느 경기에서도 심판의 역할은 언제나 중요하다.
경기의 흐름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피치 위의 절대 권력을 쥐고 있기에
주심의 선택과 판단은 때때로 승부를 결정짓는 가장 큰 요소가 되곤 한다.

유나이티드와 첼시 정도의 거대한 클럽이 맞붙는 경우에는 특히 더
이러한 선수들의 경기력이 아닌 다른 요소가 큰 영향을 주어서는 안된다.
최고의 선수들은 최고의 환경에서 최고의 경기를 팬들에게 보여주어야 하는데,
심판의 실수 때문에 경기의 질이 떨어지는 것은 대단히 가슴아픈 일이다.

첼시 팬들은 드록바의 가슴을 걷어찬 에반스가 퇴장당하지 않은 것에 울분을 토할 것이고
유나이티드 팬들은 전반 오프사이드로 판정되어버린 루니의 기회에 아쉬워할 것이다.
그 외에도 양쪽 팬들에 자신의 클럽이 손해보았다고 생각하게 할만한 판정이 너무 많았고
그것이 멋진 경기력을 보여준 선수들의 노력이 아닌 다른 요소로 경기를 결정지었다.

드록바가 쓰러져 있는 동안 들었던 생각은 단 하나였다.
바로 이 순간이 지나고 나면 경기를 결정짓는 장면이 나올 것이라는 예감이었다.
강렬한 충돌과 이후의 감정적인 대립, 그리고 주심의 확고하지 못한 대처는
경기의 분위기를 순식간에 뒤흔들어서 의외의 순간을 만들어내게 되고
그러한 순간을 낚아채는 쪽이 승부의 추를 기울이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순간을 낚아챈 것은 다름 아니라 테리였다.
곧장 이어진 장면에서 플레쳐는 다소 성급하게 반칙을 해버렸고,
언제나 세트피스에서 어마어마한 강점을 가지는 첼시의 날카로운 한방은
테리의 머리를 통해 결승골을 만들어내는 저력을 보여주었다.

분명 실점의 책임은 유나이티드의 선수들에게 있다.
그 위치에서 반칙을 하는 것도 좋지 못했고, 수비 상황에서 선수도 놓쳐버렸다.
비록 드록바가 오프사이드 위치에서 경기를 방해하는 듯한 동작을 했다 하더라도
그것이 득점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지 않은 이상 그것만 탓할 수는 없는 것이다.

하지만 공고히 중원을 지켜내던 유나이티드의 선수들이 흔들린 이유가
스스로의 기량 부족이나 체력 저하, 정신적인 문제 때문이 아니라
심판의 확고하지 못한 판단 때문이었다는 것은 너무나 아쉬운 부분이다.
심한 반칙이면 재빨리 퇴장을 주던가, 정당한 상황이면 깔끔하게 정리를 하던가,
누워있는 드록바가 떠들만큼 떠들 시간을 모조리 준 채 경기 분위기를 뒤흔든 것은
아무리 생각해봐도 주심이 저지른 가장 큰 실수였다.


2. 다이아몬드의 빛을 완전히 가려버린 완벽한 삼각 편대.

안첼로티 감독의 부임 이후 첼시의 힘을 더해준 것은 네명의 다이아몬드 미드필더이다.
최전방의 드록바-아넬카 투톱이 좌우로 넓게 벌려줄 줄 아는 훌륭한 선수라는 점과
좌우 풀백들의 날카로운 오버래핑이 가능하다는 점은 미드필더 운용에 여유를 주었고,
램파드와 발락, 데쿠, 에시앙, 미켈과 같은 자원들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게 했다.

네명의 미드필더가 다이아몬드 형태로 서는 첼시의 중원 조합은 정말 막강해서
이번 시즌 첼시가 어느 피치 위에서도 중원을 장악하는데 성공할 수 있게 했지만,
그들을 노리고 출장한 유나이티드의 삼각 편대 앞에서는 그 빛을 완전히 잃어버렸다.

안데르송-캐릭-플레쳐 조합의 유나이티드 중원은 개인적으로 상당히 기대되는 조합이다.
드록바와 붙어도 밀리지 않을 정도로 몸싸움이 좋은 안데르송은 활동량까지 엄청나고,
이번 시즌 최고의 활약을 해주고 있는 플레쳐는 공수 어디에서도 제몫을 해주는 선수이다.
후방에서 적절한 위치 선정으로 수비도 해주면서 날카로운 패스를 해주는 캐릭이
안데르송과 플레쳐를 거느릴 때의 중원 장악력은 어마어마할 수 있는 것이다.

이 조합은 이번 시즌 안데르송과 플레쳐가 부쩍 성장해 주면서 가능해졌다.
만약 하그리브스까지 부상에서 돌아와 경기에서 뛰어준다면 더욱 단단해질 유나이티드는
점유율에서 첼시의 중원을 압도했고 상대의 공격 상황에서도 아주 적절히 압박해줬다.
첼시가 평소의 유기적인 흐름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할 정도로 잘 틀어막아낸 유나이티드는
비록 경기에서는 패배했다 하더라도 정말 멋진 경기력을 인상을 남겼다.


3. 측면이 보여준 여전한 문제들.

이번 시즌의 긱스는 한층 느려진 유나이티드에서 최고의 활약을 해주고는 있지만
첼시의 오른쪽 풀백 이바노비치를 상대로는 공수에 걸쳐서 약점을 드러내고 말았다.
단순히 느려진 속도 뿐만 아니라 체격적으로도 더이상 강건하지만은 않은 긱스는
비디치와 동향인 이바노비치와의 경합에서 번번히 밀려나가는 아쉬움을 남겼다.
비록 그의 감각은 여전하다 하더라도 신체적인 조건에서 약점이 있는 이상
여전히 그의 노화에 대한 대책은 시급하게 고민되어야만 하는 것이다.

반대편에서 뛰었던 발렌시아 역시 여전히 부족함이 너무 많았다.
공격이면 공격, 수비면 수비 모두 전혀 인상적이지 못했던 발렌시아는
첼시의 창끝을 막기 위해 다소 후방에 위치했음에도 불구하고
상대의 빠른 공격 상황에서 재빨리 수비 위치로 돌아오지 못했고,
유나이티드의 역습 상황에서도 빠르게 공격에 가담하지 못했다.
아직까지도 열심히 뛴다는 느낌을 주지 못하는 발렌시아의 움직임은
유나이티드의 측면에서 그의 위치가 공고하지 않음을 말하는 듯 했다.

교체 투입된 오베르탕까지 언급하는 것은 무리일지도 모르겠지만,
확실히 유나이티드의 측면은 이번 경기에서 여전히 문제를 드러냈다.
세명의 중앙 미드필더가 환상적인 활약으로 경기를 이끌어 준 반면
공격을 풀어주었어야 할 측면이 날카롭지 못했던 것은 많이 아쉽다.


스탬포드 브릿지 원정에서의 패배는 상당히 속이 쓰리다.
게다가 승리한다면 선두를 탈환할 수 있었던 이번 12라운드라면 더욱 그렇다.

하지만 유나이티드에게는 나름 수확이 있었다.
드록바-아넬카 투톱을 상대로도 멋진 수비를 펼쳐준 브라운-에반스 센터백 조합과
앞서 말한것처럼 다이아몬드를 가려버린 세명의 중앙 미드필더 조합이 그것이다.

비록 승리하며 크게 환호하지는 못했다 하더라도,
결국 마지막에 웃을 수 있다면 험난한 여정도 견딜 수 있다.

[Sports] UCL Group Stage: United vs CSKA Moscow by Lucypel

이번 시즌도 어김없이 챔피언스리그 8강에 진출했지만,
경기 내용으로 봐서는 까여야 할 부분이 꽤나 많이 보였다.
앞으로 치뤄야 할 경기가 더 많고 더 중요하기 때문에
이번 경기에서는 못한 부분부터 얘기해 보자.


1. 확실한 수비형 미드필더의 부재.

이번 시즌 내내 말한 것이기는 하지만, 스콜스의 시대는 확실히 지난 것 같다.
여전히 환상적인 시야와 정확한 패스, 창의적인 공격 전개가 가능한 이 미드필더는
하지만 현저하게 떨어진 기동성과 그에 따라오는 무리한 태클을 너무 자주 보여준다.
원래 다소 투쟁적인 수비를 보여주던 그가 한박자 늦는 장면이 많아지면서
그만큼 반칙과 경고의 숫자마저 늘리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지난 모스크바 원정에서의 스콜스는 확실히 그런 점에서 괜찮았다.
오셔와 안데르송을 뒤에 두고 움직인 스콜스는 수비 부담에서 보다 자유로웠고
세명의 중앙 미드필더는 중원을 장악하는 데 더할나위없이 효과적이었다.
하지만 플레쳐와만 함께한 이번 경기에서 스콜스의 부족한 움직임은 치명적이었고
상대 포워드들이 단 한번의 패스로 수비진과 맞서는 상황을 만들고 말았다.

수비 진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상대에게 공간을 주지 않는 것이다.
수많은 클럽들이 수비진과 미드필더 사이의 공간을 좁히며 수비하는 이유는
그것이 상대 포워드를 밖으로 밀어낼 수 있고 위험 지역에서의 기회를 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수비는 미드필더들이 수비진과 함께 유기적으로 공간을 제어해야 하는데
스콜스의 떨어진 기동력은 그러한 유기적인 특성을 상당 부분 부족하게 만든다.

플레쳐 혼자 그 넓은 피치를 모두 장악할 수 없었기 때문에
CSKA의 포워드들은 재빠른 움직임 한두번으로 센터백들을 상대할 수 있었고
브라운과 에반스가 나쁘지 않았음에도 너무 많은 기회를 내주는 빌미가 만들어졌다.

중앙 미드필더를 세명을 기용하던, 두명을 기용하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중원의 장악이다.
유나이티드의 축구가 지난 시즌보다 측면에서의 힘이 줄어든만큼 중원 장악은 필수적이고
그것을 위해서는 공을 지키고 공격하는 것 뿐만 아니라 상대 공격을 틀어막는 것도 필요하다.
확실한 수비형 미드필더의 부재, 혹은 부적절한 역할 분배는 세골의 실점으로 드러났다.


2. 공격진의 태만한 수비 가담.

앞서 말한 중원에서의 수비가 부족했던 것만큼, 공격진의 수비 가담도 시원찮았다.
나니는 지난 모스크바 원정에서처럼 한박자 빨라진 경쾌한 공격을 자주 보여주었지만
수비 가담에서는 퇴보하면서 어린 파비우를 너무 혼자 내버려두고 말았다.
오른쪽의 발렌시아 역시 역습 상황에서 재빨리 돌아오지 않는 장면이 많았고
최전방의 마케다도 설렁 설렁 뛰어다니는 장면이 너무 많이 보였다.

유나이티드 정도의 클럽을 상대하는 다른 클럽들은 기본적으로 수비에 무게를 둔다.
게다가 올드 트래포드 원정이라면 먼저 수비하는 정도는 더욱 심한 것이 현실이다.
이렇게 수비에 중점을 두고 있는 팀들은 공을 뺏는 순간부터 재빨리 역습을 시도하고,
빠르고 정확한 두어명의 포워드들에게 대부분의 공격을 의지하는 것도 현실이다.

상대의 두터운 수비를 뚫기 위해서는 하나라도 더 많은 공격 숫자가 필요한데
그렇게 공격 가담의 숫자를 늘리는 상황에서 상대의 빠른 역습을 막기 위해서는
공격 속도보다 더 빠른 수비 전환 속도가 필수적이다.

그런 점에서 유나이티드의 어린 공격진 세명, 나니, 발렌시아, 그리고 마케다는 실격이었다.
도리어 오언이 더 열심히 수비에 가담하는 것처럼 보일 정도로 태만했던 세명은
직간접적으로 유나이티드의 치욕적인 3실점의 빌미를 제공한 것과 다름없었다.
모두가 공격에 임하고 모두가 수비에 임하는 현대 축구에서
이런 모습은 절대 보여서는 안 될 것이다.


3. 공격진의 불운과 그 불운을 만들어 낸 사나이, 아킨페예프.

솔직히 말해서, 유나이티드 팬 입장으로 아킨페예프는 정말 탐난다.
카시야스를 연상시키는 외모와 역시 그에 준하는 성향의 경기력은
반 데 사르 이후가 불안한 올드 트래포드의 골문을 지키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 자명하다.
지난 모스크바 원정에서도 베르바토프를 좌절시켰던 이 어린 러시안 주장은
이번에는 오언과 마케다와 나니와 발렌시아와 루니를 부분적으로 좌절시켰다.

유나이티드가, 비록 포백의 활약이 괜찮았어도, 수비적으로 상당히 불안했던 반면,
공격적으로는 사실 어느 정도 무난하게 경기를 이끌어냈던 것이 사실이다.
이른 실점 이후에 곧장 만회골을 성공시킨 것은 역시 오언의 존재감을 증명했고
후반 초반의 추가 실점 이후에도 금방 전열을 정비한 것 역시 유나이티드스러웠다.

하지만 그러한 공격들의 대부분이 득점이라는 성과와 연결되지 못한 것은 아쉽다.
결국 후반 60분이 되기 전에 득남한 루니와 쉬던 에브라까지 투입하게 되었지만
그렇게 하고서도 상대의 골문을 쉽사리 가르지 못한 점은 분명한 불운일 것이다.
후반 종료 직전이 되어서도 끝끝내 포기하지 않고 결국 무승부를 만든 것은 대단하지만
솔직히 유나이티드에게 기대하는 것은 화끈한 다득점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시즌 시작과 함께 퍼거슨 감독에게 중용되던 나니가 후반 60분이 되기 전에 교체되었고
그 이후로 유나이티드의 공격이 더욱 살아났다는 점에서 희비가 교차하는 경기였다.
브라운과 에반스가 눈에 띄는 잘못을 한 것이 없었음에도 세골이나 실점했던 반면
아킨페예프가 그렇게 잘 막아내고도 결국 세골을 성공시키며 무승부를 거두었다는 것도
역시나 이번 경기의 아이러니한 특징을 보여주고 있는 부분이 아닐까. (웃음)

어쨌든, 나니에게는 더이상의 기회가 없을 것처럼 보이고
유나이티드는 또다시 챔피언스리그 8강에 가장 먼저 안착했다.

[Food] 성민 양꼬치 by Lucypel

서울대 입구역에서 이글루스 음식 밸리에서 그렇게 유명한 성민 양꼬치에
가본다 가본다 하다가 지난 금요일이 되어서야 가봤다. (웃음)

사실 나는 양꼬치라는 걸 먹어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여러 분들의 "초심자는 어려울 지도 몰라요" 말씀에 살짝 긴장했었는데,
얼마전 낙성대 쪽의 양꼬치 집에서 첫경험을 했음에도 나쁘지 않아서
이번 성민 양꼬치 방문도 충분히 즐겁지 않았나 싶다.

각설하고 단평하자면, 이제 두번째 양꼬치였지만, 확실히 맛있었다. (웃음)

일단 특별한 양념 없이 생고기를 구워서 내어준다는 것에서 무척 좋았다.
내가 독특한 향신료에도 별로 거부감이 없는 편이기는 하지만
적절히 기름기가 섞인 순한 고기를 바짝 구워주는 것은
솔직히 양념이 섞인 것보다 더 좋았다고 생각된다.

물론 생고기 구이가 좋으려면 고기의 질이 좋아야 하는데,
이쪽의 고기는 그런 조건을 충분히 만족시켜 줄만큼 좋았다.
딱히 냄새가 나지도 않았고 단백질과 기름의 비율도 좋은 데다가,
미리 상당한 수준으로 구워서 나오는 것 역시 전문가의 손길이 느껴졌다.

그냥 고기만 먹기에는 다소 심심하다 싶으면 역시 양념을 찍어먹으면 되니까
질좋고 연한 고기를 별다른 양념 없이 바짝 구워주는 양꼬치는 정말 좋았다.
1인분에 10개의 꼬치가 나오는데, 정말 순식간에 먹어버린 느낌. (웃음)
게다가 함께 마신 칭다오 맥주 역시 두번째 뿐이었지만 꽤나 시원하다.

자리가 좁고 깔끔한 실내는 아니라는 점이 눈에 밟힐 수 있고
기다리는 손님이 많아서 왠지 빨리 일어나야 될 것만 같은 기분은 들지만
양꼬치의 맛이라는 점에서는 몇몇 호평들만큼이나 좋은 곳이 아닐까 싶다.
물론, 기회가 된다면 언제라도 다시 가고 싶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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